춘래불사춘이라 하였든가!
대한민국은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
대지의 생명이 약동하는 이 계절,
비통하다. 가슴이 찢어진다.
왜 그들은 돌아오지 않는가.
시퍼런 바닷물에 잠긴 우리네 청춘들,
그들은 왜 말이 없는가.
침울하다.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피 끓는 청춘이 추동하는 이 계절,
누가 그들을 차가운 물속으로 집어넣었는가.
회사 사람들, 정부 사람들, 언론 사람들
그리고 나,
우리는 이것밖에 되지 않는가.
차갑다. 온몸이 새파랗게 질렸다.

누가 그들의 넋을 달랠 수 있을까.
시퍼런 바닷물을 떠돌고 있는 그들,
그 원혼들을 무엇으로 신원해 줄 수 있을까.
하늘이 무너져 내렸다.

땅이 뒤틀려 버렸다.
눈물의 샘이 마르도록
돌아오지 않는 이들을
목 놓아 부른다.
어린 자식을 잃고
어버이를 잃고
선생을 잃어버린 그들이.
바닷물이 무섭다.

물속에서 피비린내가 난다.
바닷물이 삶의 터전인 그들에게
시퍼런 물속의 원혼들이 인사를 건넨다.
무고(無告)한 바다 사람들,
누가 그들을 위로해 줄까.
오늘도 숫자가 대지를 뒤덮는다.

한 사람, 한 생명의 가치가 숫자 놀음으로
갇히어 버린 질곡의 시대,
우린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인가.
대한민국은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

김종만 / 서강대 종교학 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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