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부활절 연합 예배가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1만 5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한 애도의 분위기기 속에서 예배가 진행됐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한국교회가 3년 만에 한자리에 모여 부활절 연합 예배를 개최했지만, 부활의 기쁨과 환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세월호' 침몰 사고 닷새째인 4월 20일, 51개 교단이 주관하는 2014년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 예배는 슬픔을 나누고, 애도하는 자리에 가까웠다.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 예배는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와 실종자들로 위한 기도로 시작했다. 기도자로 나선 양병희 목사(기독교연합신문)는 꿈으로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실종돼 마음이 아파 죽을 것 같다면서 이들이 생명의 끈을 부여잡을 수 있도록 강인한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 노천극장을 가득 메운 1만 5000여 명의 참가자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실종자들이 살아서 돌아오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 김장환 목사는 설교에서 진도 앞바다에 꽃도 피지 못한 고등학생들이 지금 찬물 속에 갇혀 있다면서 주님의 손길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부활절준비위원회 장종현 상임대표대회장은 이날 호소문을 통해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위로가 임하고, 놀라운 기적의 손길이 이어지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세월호 사고는 전형적인 인재라면서 이와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하자고 했다. '생명의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란 제목으로 설교를 전한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는 진도 앞바다에 꽃도 피지 못한 고등학생들이 지금 찬물 속에 갇혀 있다면서 주님의 손길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부활절을 축하하는 한편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등을 애도했다. 박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한 유진룡 문화체육부장관은 예수님의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면서 부활절을 맞아 한국교회가 평화와 화해의 연합 예배에 임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특히 세월호 사고로 고귀한 생명을 잃은 분들과 유가족, 실종자, 슬픔에 젖은 국민에게 하나님 위로의 손길이 함께하길 기원한다고 했다.

부활절예배위원회 측은 부활절 예배 헌금은 세월호 피해자 돕기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활절 예배는 기도와 말씀, 성찬 순서로 진행됐다. 심하보 목사(은평제일교회), 차경애 장로(YWCA회장), 이승열 목사(한기총 공동회장)가 각각 한국교회, 소외된 사람들, 나라를 위한 제목으로 기도했다.

부활절 예배는 선언문 낭독으로 마무리 지었다. 정서영 총회장(합동개혁)은 한국교회는 한국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내어 주는 세상의 빵이 되어야 한다면서 다양한 봉사 활동, 인권 옹호, 정의 실천, 사회제도 개혁, 창조 세계 보전 등 공정하면서 생명을 존중하는 일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하나님과 세상의 화해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뤄졌듯이 교회를 통해 남과 북의 평화가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 예배에 앞서 참가자들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한 희생자와 유가족, 실종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양병희 목사는 요나의 기적을 한국교회와 한국사회가 보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 부활절 연합 예배에서는 정치인들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서울시장에 뛰어든 정몽준, 이혜훈 예비 후보와 박원순 시장이 기도하고 있는 모습.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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