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협은 4월 19일 오전 긴급 교단장 회의를 열고,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교회 대응책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부활절 예배 다음 날인 4월 21일부터 5월 11일까지를 공동 기도 기간으로 정하고, 안산에서 열리는 기도회에 참여하기로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김영주 총무)가 4월 21일부터 5월 11일까지 '슬픔을 당한 가족과 함께하는' 공동 기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미안합니다'라는 주제 아래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슬픔을 나누자는 취지다. 교회협은 4월 19일 오전 세월호 사고 대책 긴급 교단장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교회협은 선기도 후지원에 뜻을 모았다. 이날 박종덕 회장은 '세월호 사고와 관련하여 한국교회에 드리는 글'을 통해 단 한 사람의 생존자까지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면서 설익은 대책이나, 어설픈 위로보다 회개와 탄식의 기도로 함께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교회협은 따로 기도회를 개최하지 않고, 안산 명성감리교회(김홍선 목사)에서 월·화·목·금마다 열리는 기도회에 참여하기로 했다. 현장 방문은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김영주 총무는 현장을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할 수 있지만, 자칫 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차후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시기는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지만 대정부 성명도 발표하기로 했다. 정부가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발표로 혼선을 초래했고, 이로 인해 유가족을 비롯한 국민이 혼란에 빠진 점을 짚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 초반에는 정부 대응을 강하게 비판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김영진 부회장은 정부의 무책임한 발표로 유가족을 비롯한 국민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김근상 전 회장(성공회 대주교)은 정부의 무능한 대응으로 사회는 불신과 혼돈으로 물들었다면서 내 나라, 우리나라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라고 했다.

한국교회연합(한교연·한영훈 대표회장)은 4월 18일 한영신학대학교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의 실종자 구조와 유가족을 위한 특별 기도회를 열었다. 한영신대 학생 150여 명도 동참했다.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한 한 대표회장은 일어나서는 안 될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했다. 현장에 방문해 유가족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도 좋지만, 실종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게 먼저라면서 다 같이 기도하자고 했다. 참가자들은 세월호 실종자의 조속한 구조를 비롯해 △희생자와 유가족 △구조된 이들의 정신적 안정 △안산 단원고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위해 합심으로 기도했다. 한교연 관계자는 세월호 피해자를 위한 지원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교회협과 한교연이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움직이고 있는 것과 달리 주요 교단의 활동은 더딘 편이다. 취재 결과 예장통합과 예장백석, 기하성, 기장 등은 교단 차원의 모금 활동이나 기도회는 아직 논의하지 못했거나, 준비 단계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로 전남에 있는 노회와 개교회를 중심으로 봉사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교단 관계자들은 부활절 예배 이후 본격적인 논의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실종 학생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감리회는 4월 17일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정기 기도회를 가지기로 했다. 성공회도 부활절 관련 행사를 모두 중지하고, 기도회를 진행한다고 했다.

▲ 교단장 회의를 마친 뒤,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 마련된 기도처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모습. ⓒ뉴스앤조이 이용필

부활절, 기쁨 대신 애도로

51개 교단이 참여하는 부활절 연합 예배에서도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 구조를 위한 기도회가 열린다. 2014년부활절준비위원회 측은 식전 행사에서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들을 위한 특별 기도회를 마련했다고 했다. 김영주 총무는 부활의 기쁨 대신 애도하는 심정으로 부활절 예배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애도와 위로의 부활절을 보내자'고 4월 18일 긴급 제안했다. 많은 이들의 안전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번 부활절은 부활의 소망 안에서 피해자를 위로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자고 했다. 기윤실은 예배는 최대한 소박하게, 찬양은 가급적 조용하게 준비하고 외부 행사를 가급적 지양해 달라고 했다.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애도와 생존자의 무사 귀환을 위해 기도하고, 불확실한 내용에 관한 언급이나 섣부른 판단은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 한교연은 4월 18일 한영신대에서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 구조를 위한 특별 기도회를 가졌다. 한영훈 대표회장은 현장에 방문해 유가족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도 좋지만, 실종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게 먼저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염원하며 눈물로 기도하고 있는 한영신대 학생들의 모습.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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