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16일 오전 안산 단원고 수학여행 학생과 여행객 등을 태우고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하고 있다. (사진 제공 <오마이뉴스>)

4월 16일 진도 근해에서 침몰한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1997년 부도를 낸 ㈜세모를 승계한 회사로 밝혀졌다. 특히 청해진해운을 지배하는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최대 주주는 유병언(73) 전 세모 회장의 두 아들로 확인됐다.

유 전 회장은 기독교복음침례회(세칭 구원파) 목사로 지난 1987년 종말론을 내세우며 23명의 신도들이 집단 자살한 이른바 '오대양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검찰 수사를 받기도 한 인물이다.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 시스템에 의하면 청해진해운은 조선 업체인 천해지의 지배를 받고, 천해지는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지배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최대 주주는 유 전 회장의 장남 유대균, 차남 유혁기 씨로 각각 19.44%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6.29%를 보유하고 있는 김혜경 씨는 유 전 회장의 부인으로 알려졌다. 지주 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와 유씨 형제의 지분 관계로 짜인 계열사는 청해진해운과 천해지·다판다·문진미디어·온지구·아해·세모 등 모두 7개 사다.

무역 오퍼상을 하던 유 전 회장은 1979년 ㈜세모를 설립했으며 1981년 장인 권신찬 목사와 함께 1981년 기독교복음침례회를 창립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인 전경환 전 새마을본부중앙회장과 친분이 있던 그는 1986년 한강 유람선 운영권을 따내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유 전 회장은 1991년 8월 오대양 사건과 관련된 상습 사기 혐의로 체포돼 이듬해 9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4년 확정판결을 받았다. 또 병원 사업과 조선 및 자동차 부품업 등에 대한 무리한 투자의 후유증 끝에 1997년 8월 부도를 내 금융권에 2000억여 원의 피해를 입혔다.

이번에 사고를 낸 청해진해운은 세모 부도 후인 1999년 설립돼 인천과 제주 항로를 주로 운항해 왔다. 청해진해운은 지난 2009년 20억 원에 가까운 흑자를 냈지만, 최근 3년간 실적이 부진했고 특히 지난해 영업 손실 7억 8500만 원을 기록했다.

한편, 한국의 주요 개신교단들은 유 전 회장이 관련된 기독교복음침례회를 이단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1985년 기독교대한성결교회, 1991년 예장고신, 1992년 예장통합, 2008년 예장합동이 각각 이단으로 결의했다.

일각에선 청해진해운이 구원파 신도들이 관계한 회사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교회이단정보리소스센터 부설 <기독교포털뉴스> 16일 자에 따르면, 구원파에 30여 년간 몸담고 있다가 탈퇴한 A 씨는 이 매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청해진해운은 구원파 신도들이 다수 관계된 회사"라며 "핵심 관계자들이 구원파 신도다"라고 밝혔다.

김도균 / <오마이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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