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사랑실천당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는 목사 등이 3월 26일 발기인 대회를 개최해 가칭 자유민주통일당 창당 준비에 나섰다. 정당 이름에 '기독'은 빠졌지만, 기독당과 별반 다르지 않은 당을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이승만 박사가 국회의원이든 대통령이든, 기독교인을 선택하라고 말했다."
"국회의원 중 기독교인이 160명 정도 된다. 이들만 빠져나와도 기독당을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안 한다."

3월 26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가칭 자유민주통일당(자유당)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나온 얘기다. 기독사랑실천당(기독당)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는 목사 등이 창당 준비에 나섰다. 정당 이름에 '기독'은 빠졌지만, 기독당과 별반 다르지 않은 당을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창당 추진에 나선 김형좌 목사(자유당 사무총국·민통합운동본부 상임의장)는 2010년 기독당 민승 대표를 도운 인물이다. 올해 82세인 김 목사는 이 행사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이 했다는 말을 빌려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을 기독인으로 세워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국회의원 전체 298명 중 개신교인이 100명이 훨씬 넘는데, 이들이 기독당을 만들지 않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보였다. 김 목사는 현재 제일행복한교회에서 선교 목사로 활동하면서 설교하고 구국 강연회를 열고 있다.

자유민주통일당 백승원 대표는 기독당 정책위원회 의장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백 대표는 제2의 새마을운동과 한강의 기적을 이루겠다는 것을 창당 취지로 내세웠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계승하겠다는 말이다. "군사정권이 권력을 잡은 후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었다. 그런데 민주 인사들도 권력을 잡은 후 군사정권의 부패를 답습하고 있으면서 새 정치를 하겠다고 한다." 백 대표가 군부독재의 대표적인 인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잇겠다며 밝힌 창당 취지와 모순된 발언이었다.

설교 시간에는 북한을 비난하는 발언도 나왔다. "북이 남한을 통째로 삼키려고 핵을 만들고 미사일을 자꾸 쏘아 대고 있다. 이북이 간첩을 남파시켜 좌파 종북 세력을 배양해서, 국회에까지 둥지를 틀었다." 군목 출신 김무언 목사가 설교자로 나서 한 말이다.

창당 준비에 실질적으로 나선 이는 20인, 이들을 포함해 행사에 참석한 사람은 120여 명이었다. 참가자들은 노인들이 대부분이었고, 제일행복한교회(박윤임 목사) 교인들도 있었다. 크게 호응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대회 중간에 김형좌 목사는 왜 박수 소리가 작냐며, 힘껏 쳐 달라고 요청했다. 행사는 '대한민국 만세' 삼창으로 마무리했다.

기독교 정당은 2004년 한국기독당(최수환 대표) 창당 이후 이름만 바뀌어 2007년에는 기독민주복지당(최수환 대표), 2008년 이후에는 기독당으로 나타났다.. (관련 기사 : 좌파로부터 나라 구한다는 기독당, '다시 꿈틀') 기독당은 초대에 전광훈(사랑제일교회)·최수환 장로(새문안교회)가 공동대표였고, 민승 목사(한아교회 원로)가 그 뒤를 이었다. 2012년에는 기독자유민주당(김충립 대표)이 생겨났다. 기독당은 한국에 1000만이 넘는 기독교인이 있다며 자신했지만, 선거 때마다 한 명의 후보도 당선되지 않았다. (관련 기사 : 기독당, 개표 현황 지켜보며 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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