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배 목사(성도교회)는 2008년부터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서대문 총회장을 맡고 있다. 햇수로만 6년째다. 교단 헌법이 최대 2년으로 제한한 총회장 임기를 4년이나 넘겼다. 장기 집권은 여러 부작용을 낳았다. 총회와 학교법인은 빚더미에 올랐고, 재단은 개교회 목사를 옥죄는 단체로 전락했다.

박 목사는 총회장 취임과 동시에 스무 건이 넘는 소송을 치렀다. 18억이 넘는 총회 예산이 소송비용으로 들어갔다. 말 그대로 소송에 돈을 쏟아부었지만, 박 목사의 범죄 경력은 하나둘 늘어갔다. 지난 2009년과 2011년, 박 목사는 배임·횡령 혐의로 각각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사회법으로 철퇴를 맞았지만, 총회장직을 수행하는 데 걸림돌은 되지 않았다. 서대문 총회 헌법에는 "사회법 처벌을 적용받지 아니한다"고 나와 있기 때문이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박종운 백종국 방인성 윤경아)는 3월 25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하성 서대문 교단의 운영 비리를 고발하고, 박성배 총회장의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방인성 공동대표는 '정치 목사'가 6년간 연임하면서 교단은 무력화됐고, 부패의 늪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가 3월 25일 기하성 교단의 운영 비리 고발과 박성배 총회장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개혁연대는 박성배 총회장이 총회 헌법을 무시하고 장기 집권을 하고 있다면서 비리를 불러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서대문 총회는 부채에 허덕이고 있다. 빚은 박 목사가 총회장에 오른 2008년부터 꾸준히 누적돼 왔다. 2012년 총회 부채확인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부채는 총 255억 원에 달한다. 그중 학교법인 순총학원의 부채가 203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박 목사는 총회장 취임 전부터 정규 신학교 설립을 추진해 왔다.

총회는 주로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 돈을 빌리는 형식을 취해 왔다. 부작용도 따랐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총회 회관을 담보로 52억 원을 대출받았지만, 이자를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간 상황이다. 변칙 대출도 일삼았다. 이를 테면, 학교법인 부동산을 총회 재단에 넘겨 대출을 받게 한 뒤, 건물을 다시 학교법인으로 편입시키기도 했다. 개혁연대는 서대문 총회 집행부가 전반적으로 재정을 폐쇄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교회가 총회에 내는 상회비와 교역자 십일조 등 일정의 수입원이 있음에도 막대한 부채가 발생하게 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신학교 재정 비리 의혹도 덩달아 제기했다. 서대문 총회는 순복음총회신학교와 순복음대학원대학교를 운영해 오고 있다. 개혁연대는 지난해 교육부 감사 결과를 들며 두 신학교를 관리하는 학교법인 순총학원 직원이 차명 계좌를 운용하고, 교직원 급여를 미지급하는 등 부당 행위를 저질렀다고 했다. (관련 기사 : 교직원 차명 계좌로 가짜 급여 내역 꾸민 신학교) 박성배 목사의 매부인 법인 사무처장이 교단·재단·신학교 통장과 카드 등을 관리하며 26억 6700만 원을 횡령했다면서 박 목사도 전반적으로 이 일에 관여해 왔다고 했다.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학교법인의 수익용 재산을 이사회 결의 없이 총회로 보낸 것도 드러났다. 개혁연대는 이체 금액은 총 42억 7000만 원이지만, 해당 금액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교육부가 신학대학교에 지원한 30억 원의 지원금 사용 내역도 알 길이 없다고 했다.

담임목사 취임 예배하려면 돈 내놔라?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성배 목사에게 돈을 요구받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문상 목사(서대문교회)는 2008년 박 목사와 유 아무개 목사로부터 담임목사 취임 예배 대가로 1억 원을 요구받았다고 폭로했다. 이 목사는 박 목사의 독촉에 못 이겨 5000만 원을 대출받아 총 9000만 원을 전달했다고 했다. 2011년 11월 금품 및 갈취 행위로 박 목사를 고소했지만, 검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 개교회 피해 사례를 증언하고 있는 목사들의 모습. 이호선 목사(사진 왼쪽)는 박성배 목사가 총회장에 오른 2008년부터 교단의 부채가 늘어났다고 했다. 이문상 목사(사진 오른쪽)는 박성배 목사가 담임목사 취임 예배 대가로 1억 원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 목사는 교회 토지 보상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서대문교회는 2009년 주택개발토지공사로부터 42억 원의 토지 보상금을 받았다. 하지만 교회가 재단에 편입돼 있었기 때문에 보상금은 재단으로 들어갔다. 이럴 경우 대개 재단은 해당 교회에 돈을 바로 보내 주지만, 서대문 재단은 그렇지 않았다. 42억 원의 보상금 중 31억 원만 지급했다. 이 목사는 애당초 교회를 재단에 편입할 생각이 없었지만 박 목사의 회유와 압박을 이기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토지 보상금 11억 원을 받지 못해 예배당도 짓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취재 결과 박 목사는 남은 보상금을 돌려주겠다는 각서를 6장이나 썼지만, 서대문교회는 지금도 돈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개혁연대는 박 목사가 협박과 이권을 이유로 교회 재산을 재단에 가입하게 한 뒤, 토지 보상금을 횡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당 목사가 반발하면 총회 재판국을 이용해 제명 또는 해임으로 목사의 지위를 박탈한다고도 했다. 이문상 목사는 제명을 피하기 위해 교단을 탈퇴했다고 했다.

서대문 총회는 오는 5월 총회장 선거를 할 예정이다. 교단 내에서는 박 목사에 대해 "헌법에 따라 더는 출마할 수 없다"와 "어떻게 해서든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박 목사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순총학원 비리 의혹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개혁연대는 박 목사의 비리와 관련해 총 10건의 고소·고발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 이날 기자회견은 2시간 동안 이어졌다. 교단 부채, 신학교 비리 의혹, 재단 문제 등 갖가지 의혹이 쏟아졌다. 개혁연대는 의혹의 중심에는 총회장 박성배 목사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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