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북제일교회가 3월 23일 공동의회를 열어 황형택 목사를 해임하고 조인서 목사를 담임으로 청빙했다. 하지만 현재 황형택 목사 소송이 대법원에 계류되어 있기 때문에 교회의 안정을 예상하기는 어렵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강북제일교회 당회 측이 황형택 목사를 해임하고 새로운 담임목사를 청빙했다. 황 목사를 반대하는 장로들이 주축이 된 당회파는 3월 23일 공동의회를 열어, 지명교회를 담임했던 조인서 목사를 담임목사로 데려왔다. 당회 측은 새 목사를 청빙해 교회를 안정시키려 하고 있지만, 강북제일교회가 소속한 평양노회는 논의된 적 없는 일이라며 난감해했다. 황 목사 측은 대법원에 계류돼 있는 총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공동의회 사회는 평양노회가 파송한 임시당회장이었던 윤승열 목사가 대리당회장 자격으로 봤다. 사회법이 황형택 목사를 강북제일교회 당회장으로 인정하고 있고 노회에서 임시·대리당회장을 파송해서는 안 된다는 가처분 결정까지 내렸기 때문에, 누가 공동의회를 소집하고 사회를 볼 수 있느냐는 문제가 있었다. 당회 측은, 당회장 유고 시 당회원이 합의해 당회장직을 대리하게 할 수 있다는 총회 헌법을 근거로 3월 15일 윤 목사를 대리당회장으로 선정했다. 윤 목사는 같은 날 노회에 임시당회장 사임서를 제출했다.

공동의회에서는 황형택 목사를 해임하기 위해 먼저 정관을 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임목사를 해임할 수 있는 조항을 정관에 삽입하는 안건이 650여 명의 참석자 중 1명 반대, 9명 기권으로 통과됐다. 이후 황 목사 해임 건과 조인서 목사 청빙 건은 만장일치로 결의됐다. 당회 측 한 집사는, 공동의회 전 장로들과 제직, 부서장들도 모두 조 목사 청빙을 찬성했다고 전했다.

조인서 목사는 평양노회 정치부장으로 강북제일교회 출신이다. 고 윤덕수 목사가 강북제일교회를 담임할 때 부교역자로 10년 가까이 사역한 후 1997년 지명교회로 부임했다. 조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강북제일교회에 대한 애착이 있었고 그동안 환란을 겪고 있는 교회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며 담임목사직을 수락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앞으로 말씀, 기도, 이웃 사랑 등 교회가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것들에 충실하면서 교회를 추스르겠다고 말했다. 또 상처받은 교인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당회 측이 담임목사를 청빙한 것으로 교회를 안정시키기는 어려워 보인다. 황형택 목사가 1·2심 모두 승소한 총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이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법원이 최종적으로 황 목사의 손을 들어 그가 강북제일교회 담임목사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교회를 둘러싼 갈등의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 황 목사 측 한 교인은, 대법원에서 승소하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그때까지는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노회도 이 소송 때문에 섣불리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평양노회 이용희 노회장은 당회 측의 담임목사 청빙을 반기지 않았다. 그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노회에서는 전혀 얘기된 적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 노회장은 3월 26일 평양노회 임원회를 소집해 강북제일교회의 담임목사 청빙 건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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