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가 이번에는 강도사 경력에 의혹을 받고 있다. 사랑의교회 안수집사회는 3월 6일 강남 예배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 목사가 미국에서 강도사 과정을 거치지 않고 목사가 됐으며 총회신학원 편목 과정도 제대로 수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정현 목사는 1986년 미국 바이올라대학교 탈봇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과정(M.Div.)을 졸업하고, 같은 해 10월 PCA(미국장로교단) 한인서남노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PCA 한인서남노회 총칙에는, "목사 고시는 강도사 인허 후 1년 경과된 자만이 응시할 수 있다"고 나온다. PCA 소속 목사가 되기 위해서는 신대원 졸업 후 강도사 시험을 보고, 1년 이상 교단 소속 교회에서 강도사로 사역(인턴십)한 다음 목사 고시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 목사는 같은 해에 신대원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오정현 목사의 강도사 이력은 PCA가 아닌 다른 교단에서 발견된다. 안수집사회는 과거 오 목사가 사역한 적 있는 오렌지한인교회에 이를 문의했는데, 교회는 오 목사가 1985년 2월 이 교회에서 강도사 인허를 받았다고 답했다. 신대원을 졸업하기 1년 전 이미 강도사가 된 셈이다. 이후 오 목사는 1985년 11월, 강도사 신분으로 하이데저트중앙교회 담임 교역자로 부임했다.

안수집사회는 오렌지한인교회가 CRC(북미개혁장로교단) 소속이라며, 당시 오 목사가 CRC의 신학과 다른 탈봇신대원을 다니면서 CRC 소속 교회의 강도사가 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오 목사가 CRC와 PCA 등에서 강도사 고시를 치렀다는 증거도 발견할 수 없다며, 강도사를 사칭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게다가 오렌지한인교회는 물론 하이데저트중앙교회도 PCA 소속 교회가 아니다. 오정현 목사가 강도사 신분으로 1년 이상 사역했다고 쳐도, 사역한 곳이 PCA 소속 교회가 아닌 이상 목사 고시를 치를 수 없다. 이 부분에 대해 안수집사회는 오 목사에게 목사 안수를 준 PCA 한인서남노회에 정식으로 조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는 사랑의교회에 공문을 보내, 오정현 목사의 강도사 사칭 의혹과 목사 안수 절차에 대해 질의했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 다만 교회 측 관계자는, 목사가 되는 과정은 교단마다 천차만별이며 강도사 과정도 교단이나 상황에 따라 자격과 기간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오 목사가 PCA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면, 당시 PCA가 강도사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그는 오 목사의 목사 안수 의혹은 이미 예전부터 떠돌던 루머라며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 사랑의교회 안수집사회가 오정현 목사의 강도사 및 목사 안수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안수집사회는 3월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 목사가 신대원을 졸업하기도 전에 강도사 인허를 받았으며 목사 안수도 다른 교단에서 받았다고 말했다. 또 오 목사가 총신 편목 과정을 밟아야 했을 시기에, 여행하고 하버드대학교에서 수학한 점도 폭로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안식년 동안 여행, 하버드 공부…"총신 편목은 언제?"

오정현 목사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소속 사랑의교회 담임목사가 되기 위해 총회신학원 편목 과정을 거친 것도 의문점이 많았다. 예장합동 헌법에 따르면, 다른 교단 목사가 예장합동 목사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2년 이상 총회신학원에서 수업한 후 강도사 고시에 합격해야 한다. 오 목사는 2003년 총회신학원 편목 과정을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에 졸업했다면 최소한 2001년부터는 수업을 받아야 하는데, 당시 그는 남가주사랑의교회 담임목사였다. 2002년은 안식년이었다지만, 오 목사는 그의 책 <통찰과 예견>에서 2002년 8월부터 2003년 2월 28일까지 만 7개월 동안 하버드대학교에서 수학했다고 밝혔다. 또 2002년 사랑의교회 소식지 <우리>에는 오 목사가 안식년 동안 중국의 22개 성과 베트남, 북한 등을 다녔다고 나온다. 안수집사회는 오 목사가 총신 편목 과정을 제대로 수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유야무야된 목회학 박사 논문 표절, 정식으로 문제 제기

안수집사회는 오정현 목사가 남아공 포체프스트룸대학 신학 박사(Ph.D.) 논문뿐 아니라 탈봇신대원 목회학 박사(D.Min.) 논문도 표절했다는 사실을 다시 거론했다. 신학 박사 논문을 표절한 사건은 당회에서 조사를 하고 정식으로 포체프스트룸대학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목회학 박사 논문은 유야무야 넘어갔다는 것이다. 안수집사회는 정식으로 탈봇신대원에 오 목사의 논문 표절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목사는 자신의 신학 박사 논문을 거의 그대로 베껴 목회학 박사 논문을 만들었다. 표절해 작성한 신학 박사 논문을 다시 표절한 것이다. <뉴스앤조이>는 지난해 3월 오 목사의 목회학 박사 논문의 65%가 자기 표절이라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당시 바이올라대학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학교는 답변을 꺼렸다. (관련 기사 : 오정현 목회학 박사 논문, 표절 더 심각)

북한 영수증, ECFA 가입 등 '의혹투성이'…"오정현 목사 거짓말 반복"

▲ 오정현 목사가 당회에 제출한 확인서와 의향서. 헌금 6억 500만 원의 행방이 도마 위에 오르자, 오 목사는 북한에서 받았다며 이를 제출했다. 하지만 안수집사회는 확인서와 의향서가 조작일 가능성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 제공 사랑의교회 안수집사회)

오정현 목사는 현재 교회 재정을 배임한 혐의로 고발되어 있는 상태다. 그중에는 오 목사가 한 장로에게 헌금으로 받은 6억 500만 원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에 대한 의혹도 포함되어 있다. 오 목사는 북한에 사랑의교회 문화센터를 짓기 위한 부지를 구입하는 데 전액 사용했다고 해명하면서, 북한에서 받았다는 확인서와 의향서를 당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확인서와 의향서는 의혹을 해소하기는커녕 더 깊은 의심을 불러일으켰다. 북한 교육위원회에서 발급했다고 하기에는 형식이 너무 단순했다. 안수집사회는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북한 전문가와 폰트 전문가에게 확인서·의향서가 진짜인지 문의하고, 이것들이 위조일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내렸다.

북한 전문가는 북한은 국가 도장을 찍을 때 파란색을 쓰는데, 확인서에는 빨간색 국장이 찍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은 '달러'를 '불'이라고 쓰지 않고 '경영'이라는 말도 쓰지 않는다며, 이 같은 단어를 사용한 확인서가 의심스럽다고 진단했다. 폰트 전문가는 의향서의 글씨체는 한국에서 쓰는 것이 아니지만, 확인서는 한컴오피스에 있는 신명조체로 작성됐다고 했다.

이외에도 안수집사회는 오정현 목사가 거짓말을 반복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2010년 1월 새 예배당 건축 관련 기자회견에서, 오 목사는 건축비의 10%를 미자립 교회를 위해 쓰겠다고 공언했다. 희망 펀드라는 이름으로 125억 원이 모였다. 하지만 사랑의교회 당회는 2013년 이 자금을 미자립 교회를 돕는 데 쓰지 않고 새 예배당 건축비로 전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관련 기사 : 사랑의교회 감사 보고서, 무슨 내용이길래?)

또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오정현 목사는 국내 최초로 ECFA(미국복음주의교회재정책임위원회)에 가입해 사랑의교회 재정 투명성을 재고하겠다고 밝혔다. 안수집사회는 기본적으로 미국에 세금을 내지 않으면 ECFA의 회원이 될 수 없다며, 애초에 사랑의교회는 가입이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안수집사회는 이런 사실을 오 목사가 모를 리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수집사회는 오정현 목사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가 계속되는 거짓말 때문이라고 봤다. 이들은 이날 성명서에서 사랑의교회가 오 목사의 논문 표절과 3000억 원이 넘는 예배당 건축으로 교회답지 못한 모습을 보여 왔다며, 모든 문제의 중심에는 오 목사의 거짓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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