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교회를 인수해 달라는 강남순복음교회의 요청을 거절했다. 현재 300억 원의 부채를 떠안고 있는 강남순복음교회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 400억 원에 교회를 매입해 달라고 했다.ⓒ뉴스앤조이 이용필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가 400억 원에 교회를 인수해 달라는 강남순복음교회(김성광 목사)의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김성광 목사가 3월 4일 한 일간지에 '장로님들께 드리는 글'이란 광고를 내면서 알려졌다. 광고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강남순복음교회를 인수하기로 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나와 있다.

고 최자실 목사의 아들이자, 조용기 원로목사의 처남인 김성광 목사는 1984년 서울 대치동에 교회를 세우고, 목회를 해 오고 있다. 재적 교인이 약 1만 명에 달할 정도로 교회는 성장했다. 하지만 10년 전부터 진행해 온 예배당 증축과 기도원 건축은 재정 위기를 불러왔다. 현재 강남순복음교회의 부채는 300여억 원에 달하며, 매달 이자만 1억씩 내고 있다.

두 순복음교회의 교회 매매 논의는 올해 초부터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목사에 따르면, 2월 14일 강남순복음교회는 400억을 받는 조건으로 여의도순복음교회와 통합하기로 합의했다. 이행 각서도 작성했는데 "김성광 목사는 교회를 개척하지 않고 양도한 교회 기물과 출석 교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등 구체적인 문구도 넣었다. 2월 23일 주일, 김 목사는 교인들에게 교회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통합된다고 발표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내부에서는 강남순복음교회 매입 안건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복수의 장로들에 따르면 교회 매입을 다룬 재산분과위원회에서는 "100억이면 살 교회를 400억이나 주고 살 수 없다", "배임과 다를 바 없다" 등의 부정적인 의견이 나왔다. 조용기 원로목사 측의 한 장로가 이 일을 주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떠돌았다. 2월 26일 여의도순복음교회 재산분과위원회는 강남순복음교회 매입 안건을 부결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김창명 장로회장은 "교회를 매입해야 할 명분이 부족했고, 재정도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부결 이유를 밝혔다.

김성광 목사는 안건이 통과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큰 듯했다. 그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이영훈 목사와도 (교회 매입) 이야기가 됐는데, 일방적으로 해약됐다. 그 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면서 필요하다면 법적인 조치도 취할 것이라고 했다. 빚더미 교회를 떠넘기려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에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교회 시가는 400~500억 정도"라고 김 목사는 말했다. 

 

▲ 3월 4일 자 한 일간지에 실린 강남순복음교회의 광고.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강남순복음교회를 인수하기로 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나와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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