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가 400억 원에 교회를 인수해 달라는 강남순복음교회(김성광 목사)의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김성광 목사가 3월 4일 한 일간지에 '장로님들께 드리는 글'이란 광고를 내면서 알려졌다. 광고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강남순복음교회를 인수하기로 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나와 있다.
고 최자실 목사의 아들이자, 조용기 원로목사의 처남인 김성광 목사는 1984년 서울 대치동에 교회를 세우고, 목회를 해 오고 있다. 재적 교인이 약 1만 명에 달할 정도로 교회는 성장했다. 하지만 10년 전부터 진행해 온 예배당 증축과 기도원 건축은 재정 위기를 불러왔다. 현재 강남순복음교회의 부채는 300여억 원에 달하며, 매달 이자만 1억씩 내고 있다.
두 순복음교회의 교회 매매 논의는 올해 초부터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목사에 따르면, 2월 14일 강남순복음교회는 400억을 받는 조건으로 여의도순복음교회와 통합하기로 합의했다. 이행 각서도 작성했는데 "김성광 목사는 교회를 개척하지 않고 양도한 교회 기물과 출석 교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등 구체적인 문구도 넣었다. 2월 23일 주일, 김 목사는 교인들에게 교회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통합된다고 발표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내부에서는 강남순복음교회 매입 안건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복수의 장로들에 따르면 교회 매입을 다룬 재산분과위원회에서는 "100억이면 살 교회를 400억이나 주고 살 수 없다", "배임과 다를 바 없다" 등의 부정적인 의견이 나왔다. 조용기 원로목사 측의 한 장로가 이 일을 주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떠돌았다. 2월 26일 여의도순복음교회 재산분과위원회는 강남순복음교회 매입 안건을 부결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김창명 장로회장은 "교회를 매입해야 할 명분이 부족했고, 재정도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부결 이유를 밝혔다.
김성광 목사는 안건이 통과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큰 듯했다. 그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이영훈 목사와도 (교회 매입) 이야기가 됐는데, 일방적으로 해약됐다. 그 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면서 필요하다면 법적인 조치도 취할 것이라고 했다. 빚더미 교회를 떠넘기려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에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교회 시가는 400~500억 정도"라고 김 목사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