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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이냐 불륜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뉴욕 효신장로교회 문석호 목사 "사적인 일…애틋하게 생각했다"
  • 전현진 (jin23@newsnjoy.or.kr)
  • 승인 2014.01.28 07:47

   
▲ 뉴욕 효신장로교회 문석호 목사. 문 목사는 뉴욕의 대표적인 한인 교회를 이끌고 있고, 총신대학교에서 교수를 역임해 많은 제자를 두고 있으며, 여러 단체를 이끌고 있는 한인 교계의 유명 인사이다.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지난해 8월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뉴욕 효신장로교회(문석호 목사)의 분규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분쟁이 시작된 것은 2012년 무렵 문석호 목사와 한 전임 여성 교역자와의 애정 관계 의혹이 장로들과 교역자들 사이에서 불거지면서부터다. 문 목사가 이사장을 지낸 뉴욕의 한 기독교방송국에 근무하던 전임 교역자 A전도사와의 관계를 두고 교회 안에서 문제 제기가 계속된 것이다.

의혹이 불거지면서 문 목사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선교 사역에도 물음표가 이어졌다. 친동생을 선교사로 보낸 니카라과 선교지의 재정 사용 내역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역자들이 구두로 설명한 일을 제외하면 구체적인 선교비 사용처가 입증된 적은 없다. 문 목사는 일방적인 해명을 했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교인들은 용역 업체 직원에 막혀 교회 출입을 못하게 됐다.

애정 관계 논란, 해킹 논란으로 옮겨 가

지난해 11월 12일 문석호 목사는 자신의 개인 이메일을 해킹했다며 홍 모 장로 등 6명을 고소했다. 이 이메일에는 효신장로교회 분규의 발단이 된 문 목사와 A전도사와의 관계를 보여 주는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것이 당시 장로들의 주장이었다.

문 목사는 이들이 범죄 행위인 해킹으로 자신을 협박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문 목사는 고소에 앞서 목회자 칼럼을 통해 이들을 "저를 음해하려는 개인이나 집단"으로 규정하고 '음해성 편지를 배포해 개인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이메일 계정을 해킹이라는 범죄 수단으로 로그인하여 남의 정보를 프린트하고, 그것을 무기로 협박을 일삼는 일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 문 목사는 목회자 칼럼을 통해 유출된 이메일을 언급하며 '신앙 상담 수준'의 대화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자신의 이메일을 해킹해 협박을 하려 한다며 문제를 제기한 교인들을 비난했다. (효신장로교회 목회자 칼럼 갈무리)

고소당한 장로들은 해킹 의혹을 부인하고 나섰다. 평범한 중년의 교인들이 어떻게 해킹을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평소 교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이가 진실을 알리기 위해 익명으로 보낸 것 아니겠냐고 주장했다.

문 목사의 애정 관계 여부보다 '해킹'이라는 단어가 화두가 된 셈이다. '해킹을 했느냐 안 했느냐'가 그동안 문제가 되어 온 '애정 관계냐 아니냐'하는 의혹을 앞질렀다. 애정 관계 정황이 묻힌 셈이다.

당초 문 목사는 A전도사와의 애정 관계에 대한 의혹 제기를 강하게 부인했다. 지난해 8월 <미주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도 문 목사는 A전도사와는 단순한 부교역자와 담임목사의 관계라며 신앙을 상담하거나 큰 의미 없는 관계라고 해명한 바 있다.

<미주뉴스앤조이>는 문제의 이메일을 입수했다. 문 목사는 뉴욕의 대표적인 한인 교회를 이끄는 목회자이고, 한국의 대표적인 신학교인 총신대학교에서 교수를 역임해 많은 제자를 두고 있으며, 여러 단체를 이끌고 있는 한인 교계의 유명 인사인 점을 감안해 공인의 도덕성 검증 차원에서 문제의 이메일을 일부 소개한다.

   
▲ 문 목사가 A전도사에 보낸 이메일 사본 일부. (미주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문 목사는 '목회자 칼럼'을 통해 유출된 이메일이 자신이 직접 쓴 것임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10월 13일 문 목사는 주보에 '미안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칼럼에서 문 목사는 이메일 내용을 언급하며 "다수는 말씀 묵상과 성경 이야기, 설교와 권면들이었지만 개중에는 몇몇 지나친 표현들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메일을 본인이 작성했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의기소침해서 낙망하고 있는 한 교역자에게 목회자로서 갖는 마음들을 진솔하게 나누는 과정에서 정제되지 못한 표현들이 다소 오고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이메일에는 어떤 내용들이 있을까. 문 목사는 칼럼에서 이메일에 담긴 내용이 "언어에 표현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언어를 통한 믿음과 마음의 고백"이라고 말했다. 이 말대로라면 문 목사는 믿음과 마음을 담아 전한 셈이다. 어떤 믿음과 마음을 담았을까.

이메일을 들여다보면 연인들이 주고받는 연애편지를 연상시키는 대화가 담겨 있다. '다수는 말씀 묵상과 성경 이야기…개중에는 몇몇 지나친 표현들이 있었다'는 문 목사의 해명과 달리 다수는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 글과 시(詩), 그리고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가슴앓이가 담겨 있다. 설교를 보내 준 경우는 유출된 이메일 중 단 한 건밖에 없다.

성경 이야기는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문 목사와 A전도사가 함께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두 개의 이메일 주소 중 하나가 시편 89장 37절을 뜻하는 것으로 보이는 'psalms8937'로 되어 있을 뿐이다. 이 시편은 "또 궁창의 확실한 증인인 달같이 영원히 견고하게 되리라 하셨도다(셀라)"라는 부분이다. 이메일에서 문 목사는 종종 '달'(Moon)에 빗대어 등장한다는 점과 연관됐을 것으로 보이는 지점이다.

문 목사가 주고받은 이메일에는 '사랑'이라는 말도 자주 등장한다. 편지 제목과 본문에 라틴어로 'te amo!'(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가 쓰인 경우도 있다. 또 A전도사를 향해 '행복 비타민'과 '나비'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문 목사는 시적 표현도 즐겨 썼다.

"그대와 나, 길게 드리운 땅거미를 만들어 가면서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이 숨겨져 있는지…. 식어지지 않은 채 영원히 이글거리는 우리의 사랑은 태양의 열정과도 같이 밤으로 낮으로 이어져 가네!"

"그대…○○○ 없는 효신은…내가 생각할 수 없는데…어쩌나! 어젯밤의 일은 악몽 중의 악몽! 앞으로 몇 주 후… 그대 없는 효신의 모습은… 나에게 상상이 안 돼…!"

"그대의 무릎, 그 넉넉한 숲에서 그 긴 10분간의 휴식은… 여전히 편안함으로 내게 머물러 있다오… 나와 그대의 편안함으로!"

   
▲ 문 목사가 A전도사에게 보낸 이메일 사본 일부. (미주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미주뉴스앤조이>와 인터뷰를 해 자신에게 쏟아진 모든 의혹은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한 8월 24일 저녁에도 문 목사는 A전도사에게 편지를 띄운다. 문 목사는 "내가 왜 이래야 하나…! 나를 바라보는 성도들이 많아서…? 아닐 텐데…"라며 한탄하기도 했다.

A전도사와의 사이가 교회 관계자들 사이에서 오르내리자 문 목사는 염려하며 "당분간은 방송 스튜디오에서 말고는 어느 목사와도 만나는 것을 금한다"고 편지를 보냈다. "사람들의 입에 오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문 목사는 이 편지에서 "나비(애칭)가 교회를 그만두게 된 경위를 다 이야기한 상태"라고 했다. A전도사가 자신과의 관계로 교회를 그만두게 됐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문 목사는 자신을 "소중한 삶의 열매를 익혀 가는 나이에 사랑이라는 중병을 앓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또 "지금은 우리 둘만의 은밀함으로… 만족해야 함을 조용히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것을… 그리고 비록 정한 날을 알 수 없으나… 훗날을 기다려 보자!"고 썼다.

문 목사는 2012년 9월 27일 편지에서 뉴저지 모처의 숙박 업체 주소를 A전도사에게 알려 주며 "월요일 모임 주소는 □□□□(숙밥 업체 주소)이니, 근처에서 만나면 돼요. 걸리는 시간을 알아보세요. 화요일에는 거기서 우리 둘이 천천히 올라올 거예요"라고 편지하기도 했다.

이 장소는 10월 1일부터 이틀 동안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미주동부동문회 수양회가 열린 곳이다. 당시 이 수양회는 뉴저지 양지교회와 인근 호텔에서 열렸다. 문 목사가 A전도사에게 알려준 주소지는 이 교회와 차로 1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다. 총신대 미주동부동문회 한 관계자는 <미주뉴스앤조이>와 만난 자리에서 "문 목사가 모임에서 자주 밖으로 나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 목사는 이 수양회에서 주강사로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교회 내의 갈등은 상식의 문제라며 정결한 청교도의 삶을 강조했다.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 깨끗하고 상식적인 수준을 지켜야 한다고도 말했다. 또 목회는 시스템보다 목회자의 성품 문제라고 말했다.

한 교회 관계자는 문 목사가 당초 이메일 문건이 알려진 10월 초 교회 장로들에게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장로들의 만류로 사표를 제출한 당일 저녁 사임을 철회했다고 한다. 그리고 "문 목사의 아내는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해 뉴욕을 떠난 것으로 안다"고도 덧붙였다.

한 달 동안 3000여 분 통화, "전화 끄지 않아 그런 것"?

   
▲ 문 목사가 A전도사에게 2012년 11월 28일 전체 통화 기록. 전체 50여 건 중 절반에 가까운 22건이 A전도사에게 건 것이다. 이런 패턴은 교인들에게 알려진 한 달 치 통화 내역에서 비슷하게 반복된다. (미주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문 목사와 A전도사와의 관계를 짐작케 하는 단서는 더 있다. 의혹을 제기해 온 교인들은 교회로 발송되는 문 목사의 통화 내역에 그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2012년 11월 26일부터 12월 25일까지 한 달 동안의 통화 내역을 보면, 문 목사는 A전도사에게 문자 메시지 1700여 통 가운데 1500여 통을 보냈고, 약 5000분의 전화 통화 중 3000여 분을 A전도사와 통화했다.

내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자 메시지의 경우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의 빈틈없이 이어진다. 12월 21일을 예로 들면, 문 목사는 새벽 4시 26분께 시작해 저녁 10시 59분까지 약 100통의 문자 메시지를 A전도사에게 보냈다. 눈 뜨고 눈 감는 시간까지 매 시간 평균 4~5통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30분 이상 나눈 전화 통화도 15건 이상이다. 장시간 나눈 전화는 저녁 잠들 무렵에 집중되어 있다. 문 목사의 통화 내역 중 20분을 넘는 기록은 모두 A전도사와 나눈 것이다. 자정이 넘은 시간 100분 넘게 전화를 한 기록도 있다.

문 목사는 지난해 12월 20일 열린 효신장로교회 제직회에서 '전화를 끄지 않아 그런 것'이라는 취지의 해명을 했다. 이 해명이 사실이라면, 문 목사는 한 달 동안 A전도사에게 매일 수십 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었고, 잠든 것이다. 문 목사는 이 제직회에서 고소를 운운하며 "이야기할 때마다 열이 난다"고 말했다.

1월 24일 <미주뉴스앤조이>와 통화한 문 목사는 A전도사와 연인 관계였는지 여부를 물어보는 질문에 "사적인 것을 뭐 하러 물어보느냐"면서도 이메일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자 "애틋하게 생각하는 것은 있었다"고 말했다.

전현진 / <미주뉴스앤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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