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 안의 거짓말> / 김형국 지음 / 포이에마 펴냄 / 360쪽 / 1만 2000원

사람들은 자라 가면서 자연스럽게 거짓말이 늘어 간다. '거짓말'이란 게 단기적으로는 자기를 합리화하고 책임을 전가하거나 전혀 문제가 없는 듯 꾸밀 수는 있겠지만, 결국 해결할 수 없는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진리를 상기시켜 줄 뿐이다. 이러한 진리는 교회 안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문제는 그게 '상투적'이라는 점이다. 본서는 그에 대한 개념상의 오해와 핑계의 껍데기를 벗겨 내 준다. <교회안의 거짓말>의 저자는 '영적 성장'을 위해 교정해야 할 교회의 거짓말 12가지를 다룬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구원과 믿음에 관한 거짓말, 2부는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한 거짓말, 3부는 교회에 대한 거짓말을 다룬다.

1부: 구원과 믿음에 관한 거짓말들

1) 신앙은 물질적인 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거짓말: 성경은 의인에 대한 축복뿐만 아니라, 의인의 고난과 악인의 번성도 말해 준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교회는 어떤 메시지를 전해야 할까? 저자가 말하듯이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해서 얻을 수 있는 이상의 돈과 성공과 권력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이웃과 세상을 섬기는 일'에 재물을 사용하라는 설교가 교회의 바른 말일 것이다.

2) 모든 회의주의가 나쁘다는 거짓말: 사실 회의주의는 가치관의 혼란에서 나오는 것이다. 신앙인에게 가장 큰 회의주의는 하나님에 대한 '기대'와 교회에 대한 '기대'에서 비롯된다. 그 기대는 실망으로 끝날 수도 소망과 신뢰로도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견디기 어려운 고난과 절망과 회의에 처하면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신앙적' 연대를 갖게 된다. 이것은 다만 기도를 더 열심히 하고 더 큰 보상을 받을 것이라는 '오직 믿음'이라는 단순한 자기 확신이 아니다.

3) '오직 믿음주의'라는 거짓말: '믿음'이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해 주는 '만능' 열쇠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전폭적인 전인격적인 신뢰를 말한다. 믿음이란 예수로부터 구원이 임한다는 것에 대한 수용이므로, 하나님이나 성경이나 믿음이 개인의 이익이나 목표를 위한 성취 수단이 아니다. 믿음 자체는 세상을 만드시고 운행하시고 도우시는 하나님의 주권적 의지(意志)에 의지(依支)하는 것이다.

4) 예수는 하나의 '훌륭한 수단'이라는 거짓말: 일단 부자가 되면 예수 잘 믿은 탓이요, 일단 기독교인이 되면 천국에는 '당연히' 갈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예수의 영광스러운 부활은 있지만, 그의 삶과 십자가의 고난은 없는 셈이다. 구원의 확신에 대한 질문은 과거형(구원받았다)과 미래형(구원이 온전해질 것이다) 구원에 대한 확신 모두를 포함한다. 우리의 과거와 미래 가운데 예수 구속 사건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수의 삶에 예수의 고난에 참여하는 자만이 예수의 영광에 동참할 수 있다.

2부: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한 거짓말들

1) 믿음은 좋은데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거짓말: 교인으로서의 열심도 신자의 삶을 보증해 주지 못한다. 고백과 체험도 '좋은' 신앙인의 보증 수표가 되지도 못한다. 저자는 과거 경험에 집착하기보다는, 현재의 성장하는 믿음에 주목하기를 요구한다. 그 믿음은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서, '성장하는' 믿음이어야 한다. 성장하는 믿음이란, 그리스도를 알아 가는 것,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것, 믿음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2) 덜 성숙한 육체가 영혼의 성장을 방해한다는 거짓말: 오히려 기독교는 육체적 욕망의 제어가 아니라,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하여 성장한다고 말한다. 죄의 지배를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죄에 대하여 죽은 자가 되고, 하나님에 대한 산자가 되어야 한다. 죄는 살아 있는 자의 주인 노릇을 하지만, 죽은 자에게는 더 이상 왕 노릇 할 수 없다. 죄로부터의 영원한 해방은 개인의 사망 시에 발생하지만,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도 (비록 매우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죄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3) 연약한 육신에 대한 거짓말: 신자가 되었다면, 의의 종이 되어 거룩함에 이르게 되는 중요한 사명을 부여받는다. 이 거룩함은 신자의 목표이며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면 점진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좌절하지 않고 소망 가운데 행하는 것이 중요하지, 이상한 핑계를 대며 자신의 문제를 정당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 게다가 신약에서 말하는 영육 간의 구분을 몸과 정신(혹은 영)의 이원론을 취하는 것은 잘못이다.

4) 하나님의 영광에 대한 거짓말: 사람들은 주로 세상적인 성공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말한다. 사실 성경에서 영광은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이며 주로 사람들에게 드러나는 것이다. 또한 세상에 오신 예수님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셨다. 게다가 사람들은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며, 종말에 하나님의 영광의 회복을 소망한다. 그러면 성도들의 어떤 행위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가?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여길 때, 예수님을 하나님으로 고백할 때, 성도가 세상에서 착한 행실을 보일 때, 하나님이 만물을 회복하실 때.

3부: 교회에 대한 거짓말들

1) '불완전한 교회'에 대한 거짓말: 요즘 한국교회는 온갖 비리와 감추어졌던 문제점들이 폭로됨으로써 이 불완전성을 확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우선적으로 이 논의는 교회란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 정리로 시작한다. 우리가 그 완성을 소망함으로 기다리고 있지만 예수님의 오심을 통하여 이 세상에 하나님나라가 오고 있다. 교회는 하나님나라 공동체다. 교회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가 있어야 한다. 그리스도의 통치는 사랑으로 교회에 임한다. 그 속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 된 공동체를 세우도록 명령받았다. 그러한 점에서 불완전한 교회를 방치하거나 그 자체를 변명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2) 하나님만 바라보라는 거짓말: 교회에 오면서 예배에 참석하면서 하나님만 바라보라는 말은 잘못이다. 신자는 하나님의 거룩함을 드러내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예수님은 우리가 완전하기를 기대하신다. 게다가 예수님의 고난도 본받아야 한다.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님께 충성해야 한다. 신자 스스로 다른 사람들의 본이 되어야 한다.

3) 교회 부흥에 대한 거짓말: 교인의 수가 늘고 헌금이 늘고 교회 건물이 커지면 그것이 진정한 부흥인가? 물질 만능주의와 외형주의는 하나님이 거부하시는 신앙 형태다. 저자는 건강한 교회와 부흥하는 교회를 연결시킨다. 건강한 교회는 나로부터 이웃과 세상으로 관심이 확장된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건전한 교회에 속하고 배우고 삶을 살아갈 것을 권한다.

4) 평신도라는 거짓말: 성경에 평신도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성속이원론은 헬라 문화의 영향이기도 했고 로마의 공인된 종교가 되면서 성속이원론과 함께 굳어지게 되었다. 성경은 신자 모두가 제사장이라고 말한다. 신자는 예외 없이 성도로서의 본분과 제사장으로서의 본분을 수행하도록 명령받았다. 다만 직분이 다를 뿐 주의 군사로서의 모든 의무를 면제받은 '신의 아들'은 없다.

이처럼 저자가 잘 논증하고 있듯이, 한국교회를 배회하고 있는 '유령 같은' 거짓말들은 교회를 병들게 하는 치명적인 약점 가운데 일부다. 물론 이러한 거짓말들이 한국교회를 갱신하고 새롭게 하는 데 아직도 다루어야 할 중차대한 문제점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이 책 가운데서 만연한 교회안의 거짓말을 몰아내고 하나님나라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새신자보다는 교회에서 잔뼈가 굵었다고 자부할 정도의 '구'신자들은 본서를 읽으면서 우리가 얼마나 잘못된 개념들을 진실인 것처럼 오해하고 살았는가를 반성하게 될 것이다. 모쪼록 이러한 거짓말들을 몰아내는 실천적인 성도들과 교회들이 많이 늘어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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