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조용기 원로목사의 교회 재정 비리 의혹을 다룬 MBC PD수첩의 12월 17일 자 '목사님 진실은 무엇입니까' 편에 발끈했다. 이영훈 목사를 비롯해 교회 장로회, 제자 모임인 영목회는 공영방송이 교회의 선교 활동과 구제 사업은 조명하지 않고, 부정적인 점만 들춰냈다고 비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12월 23일 여의도공원에서 대규모 MBC 규탄 집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일정상의 이유로 취소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가 수천억 원 상당의 교회 재정 비리 의혹 문제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관련 기사 : 조용기 목사, 더 큰 비리 의혹에 불륜 증거까지 공개돼)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와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여의도, 영산제자목회자연합회(영목회)가 일제히 조 목사를 감싸고 나섰다.

MBC PD수첩은 12월 17일 방송 '목사님 진실은 무엇입니까' 편에서 조 목사 일가의 재정 비리 의혹을 집중 보도했다. 기하성 여의도 총회와 영목회는 방송 다음 날인 12월 18일 성명을 통해 PD수첩이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몇몇 사람이 제기한 의혹을 여과 없이 방송으로 내보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PD수첩이 이러한 방송을 계속할 경우 프로그램을 후원하는 기업과 단체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회의 입장도 다르지 않았다. 장로회는 12월 19일 성명을 내고 "교회 내 조사 기관을 통해 의혹들에 대한 객관적이고 철저한 검증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MBC가 일방적이고 부정적인 내용을 담은 방송을 강행했다"고 성토했다.

MBC PD수첩이 조용기 목사를 다룬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교회 측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홍재철 대표회장)와 함께 12월 16일 여의도 MBC 앞에서 PD수첩 방영 금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이영훈 목사는 "MBC가 객관적으로 확인이 안 된 사실을 보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필리핀 구호에 70억 원을 지원했는데 이런 사실은 보도하지 않고, 나쁜 모습만 들추려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목사는 12월 13일 일간지 기자들과의 송년 기자 간담회에서 장로들의 기자회견 중 사실이 아닌 부분이 많다면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12월 15일 자 <순복음가족신문>에 따르면 이 목사는 "장로들의 기자회견 내용 중 사실이 아닌 것이 많다. 현재 위원회가 조사 중이며 관련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자료 공개를 보류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조사 결과는 12월 말에 나오며, 위원회를 통해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용기 목사, 의혹 전면 부인

사건의 당사자인 조용기 목사는 <국민일보>와 <순복음가족신문>에 '진실을 밝힙니다'라는 성명을 내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자신과 가족들로 인해 교인들에게 심려를 끼쳤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조 목사는 장로들의 의혹 제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관련 기사 : 조용기 목사, 재정·불륜 의혹 전면 부인)

교회 돈 570억 원으로 설립한 '사랑과행복나눔재단'을 영산조용기자선재단(영산재단)이 탈취했다는 의혹 제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조 목사는 영산재단은 정관에 따라 합법적으로 설립한 공익법인으로 보건복지부의 엄격한 관리 감독을 받고 있다고 했다. 관련법에 따라 이사회 구성은 특수 관계인(가족 등)을 20% 이내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재단법인은) 어느 특정인의 소유물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가 여의도순복음교회로부터 1634억 원을 빌리고도 990억 원을 반환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조 목사는 현재 순복음선교회가 990억 원 상당의 CCMM 빌딩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고, 감정 가치만 약 1400억 원에 달한다고 했다. 순복음선교회 역시 공익법인으로 영등포구청과 서울특별시의 관리 감독을 받고 있기 때문에 특정인이 재산을 횡령하거나 편취할 수 없다고 했다.

600억 원에 달하는 특별 선교비 사용 내역 의혹에 대해서는 "기독교 단체와 선교사 등을 상대로 적법하게 지원·사용했다"고 했다. 조 목사는 일가와 관련된 의혹 제기도 부인했다. 삼남 조승제 씨가 순복음선교회로부터 CCMM 빌딩 3, 4, 12층을 사고 되팔아 약 77억 원의 부당 차익을 챙겼다는 의혹은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불륜 의혹도 전면 부인했다. 불륜의 대상인 모 여인에게 합의금으로 15억 원을 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해외 선교에는 10명 이상의 장로가 수행하고, 24시간 자신의 신변을 보호한다면서 사적인 활동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한편 2만 명이 동원될 것으로 알려진 12월 23일 MBC 규탄 궐기 대회는 잠정 보류됐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측 관계자는 일정상 등의 이유로 미뤄졌다고 했다.

현재 조 목사와 장남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은 주식 매매로 교회에 157억 원 상당의 손실을 입힌 혐의(배임)로 재판 중에 있다. 조 목사는 배임뿐 아니라 탈세 혐의도 받고 있다. 

▲ 조용기 목사는 2002년 12월 교회 돈으로 영산기독문화원이 보유한 아이서비스 주식 25만 주를 서너 배 이상 비싸게 사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헐값의 주식을 교회가 사들임으로써 157억 원 상당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봤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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