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성서해석학' 연속 강좌를 매주 금요일 8주간 연재합니다. 안진섭 목사는 오랫동안 성서학을 가르쳐 온 학자이자 현직 목회자입니다. 강의의 수준은 신학교의 해석학보다는 조금 더 쉬우면서 현장 목회자나 성경 연구자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도의 것이라고 안 목사는 밝혔습니다. 설교하고 성경을 연구하는 분들께 많은 도움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 주

제가 2강에서 소개했던 성경 해석의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본문이 속한 책의 개론 공부하기
둘째, 본문 관련 역사적 배경 조사하기
셋째, 본문 문맥 살피기
넷째, 본문 구문 분석하기
다섯째, 본문 주요 단어 의미 파악하기
여섯째, 종합적으로 본문의 핵심 메시지 찾아내기

이제 본문 해석의 네 번째 단계인 구문을 분석하는 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주석을 보면 많은 학자들이 교차대구법 같은 난해한 구조 분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교차대구법은 본문의 구조를 분석하는 데 매우 유익한 구조 분석 방법입니다. 그렇지만 긴 단락 전체를 교차대구법으로 분석하는 것은 학자들에게도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학문적인 주석에서 주로 그런 구조 분석을 다루다 보니 많은 목회자들이 구조 분석, 혹은 구문 분해를 무조건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본문의 구조, 혹은 구문을 파악하는 일은 성서를 바르게 해석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중요한 단계입니다.

모든 언어는 다 특유의 구조가 있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동적으로 자신의 언어 속에 담긴 구조를 활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모국어의 경우는 굳이 구문을 분석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글쓴이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글쓴이의 의도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영어를 해석할 때도 문법과 구문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 문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더구나 우리말 성경은 고대 헬라어와 히브리어로 쓰여진 것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현대의 성서 해석자들은 반드시 본문의 구조와 구문을 분석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문장 구조 속에 담긴 글쓴이의 의도를 바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 밝힌 것처럼 이 강의는 신학교의 해석학 강의보다는 좀 쉬운 정도의 난이도를 추구합니다. 따라서 너무 전문적이고 난해한 구문 분석보다는 누구나 조금만 노력하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구문을 분석할 때는 원어 성경을 사용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만약 원어를 해독할 수 없다면 NASB같은 영어 성경을 활용하면 됩니다. NASB는 원어 성경을 거의 그대로 직역한 성경이기 때문에 원어 성경 대신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명사의 수 일치를 살피라

성경을 읽을 때 명사나 대명사가 단수인지 복수인지 살피는 것은 본문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1) 마가복음 4:3~8

3들으라 씨를 뿌리는 자가 뿌리러 나가서 4뿌릴새 더러는 길가에 떨어지매 새들이 와서 먹어 버렸고 5더러는 흙이 얕은 돌밭에 떨어지매 흙이 깊지 아니하므로 곧 싹이 나오나 6해가 돋은 후에 타서 뿌리가 없으므로 말랐고 7더러는 가시떨기에 떨어지매 가시가 자라 기운을 막으므로 결실하지 못하였고 8더러는 좋은 땅에 떨어지매 자라 무성하여 결실하였으니 삼십 배나 육십 배나 백 배가 되었느니라 하시고(개역개정)

3"Listen to this! Behold, the sower went out to sow; 4as he was sowing, some seed fell beside the road, and the birds came and ate it up. 5"Other seed fell on the rocky ground where it did not have much soil; and immediately it sprang up because it had no depth of soil. 6"And after the sun had risen, it was scorched; and because it had no root, it withered away. 7"Other seed fell among the thorns, and the thorns came up and choked it, and it yielded no crop. 8"Other seeds fell into the good soil, and as they grew up and increased, they yielded a crop and produced thirty, sixty, and a hundredfold."(NASB)

위의 두 번역판에서 제가 밑줄을 그어 놓은 단어에 주목하십시오. 개역개정은 네 차례 모두 '더러는'이라고 번역하였습니다. 그런데 NASB는 앞의 세 차례는 단수로 번역했고, 마지막 네 번째만 복수로 번역하였습니다. NASB의 번역은 원어 성경에 나오는 단수와 복수의 구분을 정확히 포착하여 번역한 것입니다. 실제로 헬라어 성경에서도 네 번째만 복수로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단/복수의 차이가 본문을 해석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흔히 이 비유에 나오는 밭의 종류를 네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각 씨앗이 모두 단수로 기록되었거나, 혹은 모두 복수로 기록되었다면 네 가지 밭이라는 구분이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앞의 세 밭에 떨어진 씨앗은 단수로 기록되었고, 마지막의 좋은 밭에 떨어진 씨앗만 복수로 기록되었습니다. 게다가 좋은 밭에 떨어진 씨앗 가운데 어떤 것은 30배, 어떤 것은 60배, 어떤 것은 100배의 결실을 맺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결국 이 비유에는 여섯 가지 밭이 나오는 셈입니다. 그 여섯 가지 밭은 다시 열매를 맺는 밭과 열매를 맺지 못하는 밭으로 나누어집니다. 결국 이 비유에는 열매를 맺지 못하는 밭 세 종류와 열매를 맺는 밭 세 종류가 나오는 셈입니다.

이 비유에 나오는 밭을 네 종류로 보는가, 아니면 두 종류의 여섯 가지 밭이라고 보는가는 의미상 큰 차이를 낳습니다. 이 비유에 나오는 밭을 네 종류라고 보면 이 비유는 약간 부정적인 느낌을 줍니다. 왜냐하면 전체의 사분의 삼은 열매를 맺지 못했고, 사분의 일만 열매를 맺은 셈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두 종류의 밭이라고 본다면 이 비유는 상당히 긍정적인 느낌을 줍니다. 단순한 셈법으로 계산해도 확률이 사분의 일에서 이분의 일로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 비유에서 좋은 밭은 일반적인 확률을 넘어선 기적적인 풍작을 기록합니다. 따라서 이 비유는 열매를 맺지 못하게 만드는 여러 가지 장애물이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복음의 씨앗을 뿌린다면 결국 우리 예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열매를 거둘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단수와 복수의 차이도 잘 관찰하면 그 속에 담긴 깊은 의미를 건져 올릴 수 있습니다.

2) 고린도전서 12:31

너희는 더욱 큰 은사를 사모하라 내가 또한 가장 좋은 을 너희에게 보이리라(개역개정)
But earnestly desire the greater gifts. And I show you a still more excellent way(NASB)

고린도전서 12:31은 고린도전서 12장의 은사에 대한 말씀을 마치고 13장의 사랑에 대한 말씀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흔히 이 구절을 해석할 때 더욱 큰 은사와 가장 좋은 길을 같은 것으로 해석합니다. 그래서 결국 더욱 큰 은사와 가장 좋은 길을 13장에 나오는 사랑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그런 해석은 본문의 단수와 복수의 차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해석입니다.

NASB를 보면 은사는 'gifts'라고 복수로 되어 있고, 가장 좋은 길은 'a way'라고 단수로 되어 있습니다. 이 두 단어는 수의 일치라는 문법적 원리상 같은 것을 가리킬 수 없습니다. NASB를 보면 gifts 다음에 마침표가 있습니다. NASB는 헬라어 성경을 충실히 번역한 것입니다. 실제로 헬라어 성경도 31절 중간에 마침표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 말씀에서 더욱 큰 은사는 앞에서 언급했던 성령의 은사들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31절의 첫 문장은 앞의 단락을 결론짓는 말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31절의 뒷 문장은 그 다음 단락을 시작하는 말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길은 무엇을 가리킬까요? 그것은 당연히 앞으로 13장에서 언급할 사랑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사실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있을까요? 고린도전서 12~13장은 성령의 은사와 열매의 균형을 강조하고 있는 본문입니다. 12장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은사를 설명한 바울은 13장에서 성령의 열매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열매인 사랑을 강조합니다(참조: 갈 5:22~23). 성령의 열매인 사랑은 은사 사용의 동기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를 섬기는 사람은 사랑의 동기로 교회를 섬겨야 합니다. 고린도 교회의 문제는 은사는 풍성했지만 성령의 열매인 사랑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문제를 일으킨 것입니다. 진정한 성령의 사람은 은사와 열매를 함께 추구해야 합니다. 다양한 은사를 사모하면서 동시에 사랑의 열매를 맺기에 힘써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교회는 성령의 역사가 충만한 아름다운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2. 접속사를 주의하여 살펴보라(눅 1:68)

찬송하리로다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여 그 백성을 돌보사 속량하시며(개역개정)
Blessed be the Lord God of Israel, For He has visited us and accomplished redemption for His people(NASB)

NASB와 비교하면 개역개정은 중간에 있는 '왜냐하면(for)'이라는 접속사를 생략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접속사가 없어도 앞뒤 문맥을 잘 살펴보면 어느 정도 의미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접속사를 넣어서 읽으면 훨씬 더 분명하게 두 문장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접속사 다음에 나오는 문장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찬송하는 이유입니다. 지금 사가랴가 하나님을 찬송하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그 백성을 돌보시고 속량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말 성경에서 이런 접속사를 생략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성경 번역자들이 그 정도의 원어 지식을 몰랐을까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말은 접속사를 많이 쓰지 않을수록 좋은 문장으로 인정받습니다. 접속사를 쓰지 않아도 문맥만으로 전후 관계를 파악할 수 있도록 쓰는 문장이 좋은 문장입니다. 그래서 우리말 성경은 접속사를 자주 생략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번역은 성경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자 하는 해석자들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해석자들은 우리말 성경 외에도 다양한 번역 성경을 참고해야 합니다. 만약 원어 성경을 볼 수 없다면 NASB 같은 직역 성경을 참고하면 됩니다. 물론 NASB도 완전하지는 않습니다. NASB외에도 NRSV 등 다양한 번역 성경을 함께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조건절과 주절을 구분하여 살펴보라(롬 2:17~24)

17유대인이라 불리는 네가 율법을 의지하며 하나님을 자랑하며 18율법의 교훈을 받아 하나님의 뜻을 알고 지극히 선한 것을 분간하며 19맹인의 길을 인도하는 자요 어둠에 있는 자의 빛이요 20율법에 있는 지식과 진리의 모본을 가진 자로서 어리석은 자의 교사요 어린 아이의 선생이라고 스스로 믿으니 21그러면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네가 네 자신은 가르치지 아니하느냐 도둑질하지 말라 선포하는 네가 도둑질하느냐 22간음하지 말라 말하는 네가 간음하느냐 우상을 가증히 여기는 네가 신전 물건을 도둑질하느냐 23율법을 자랑하는 네가 율법을 범함으로 하나님을 욕되게 하느냐 24기록된 바와 같이 하나님의 이름이 너희 때문에 이방인 중에서 모독을 받는도다(개역개정)

17그런데 스스로 유대 사람이라고 하면서 율법을 의지하며, 하나님을 자랑하며, 18그분의 뜻을 알며, 율법으로 가르침을 받아서 옳고 그른 것을 분간할 줄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19그런데 그런 사람일수록 스스로 눈먼 사람의 길잡이요 어둠 속에 있는 사람의 빛이라고 생각합니다. 20율법에서 모든 지식과 진리의 근본을 터득하였다고 하면서, 스스로 어리석은 사람의 교사요 어린 아이의 선생으로 확신합니다. 21그렇다면, 그런 사람이 남은 가르치면서도, 왜 자기 자신은 가르치지 않습니까? 도둑질을 하지 말라고 설교하면서도, 왜 도둑질을 합니까? 22간음을 하지 말라고 하면서도, 왜 간음을 합니까? 우상을 미워하면서도, 왜 신전의 물건을 훔칩니까? 23율법을 자랑하면서도, 왜 율법을 어겨서 하나님을 욕되게 합니까? 24성경에 기록된 바 "너희 때문에 하나님의 이름이 이방 사람들 가운데서 모독을 받는다" 한 것과 같습니다.(표준새번역)

먼저 위의 두 번역을 비교해 보십시오. 두 번역을 비교해 보면 표준새번역이 훨씬 더 이해하기 쉽게 번역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표준새번역이 원문에 있는 조건절과 주절을 잘 구분하여 번역했기 때문입니다. 원문에서 이 단락은 전체가 한 문장입니다. 17~20절은 조건절이고, 21~24절은 주절입니다. 구문을 알기 쉽게 풀어서 말하면 "만약 너희가 …하다면, 그렇다면 너희는 …하느냐?"라는 패턴의 문장입니다.

이제 다음에 인용된 영어 성경을 보십시오.

17But if you bear the name "Jew" and rely upon the Law and boast in God, 18and know His will and approve the things that are essential, being instructed out of the Law, 19and are confident that you yourself are a guide to the blind, a light to those who are in darkness, 20a corrector of the foolish, a teacher of the immature, having in the Law the embodiment of knowledge and of the truth, 21you, therefore, who teach another, do you not teach yourself? You who preach that one shall not steal, do you steal? 22You who say that one should not commit adultery, do you commit adultery? You who abhor idols, do you rob temples? 23You who boast in the Law, through your breaking the Law, do you dishonor God? 24For "THE NAME OF GOD IS BLASPHEMED AMONG THE GENTILES BECAUSE OF YOU," just as it is written.(NASB)

NASB를 잘 살펴보면 17~20절은 전체가 if로 시작하는 조건절이고, 21절부터는 의문문의 형태를 사용한 주절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7~20절에서 바울은 조건절을 사용하여 유대인들의 주장을 가정하여 전개하고, 주절인 21~24절에서는 의문문을 사용하여 유대인들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물론 개역개정도 주의하여 읽어 보면 그런 구문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표준새번역과 NASB가 원문의 구문을 훨씬 더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번역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원문을 해독할 수 없는 해석자라면 여러 번역 성경을 사용하여 원문에 가장 가깝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4. 동사의 법에 따라 문장을 분류하라(요 15:1~12)

1나는 참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라 2무릇 내게 붙어 있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그것을 제거해 버리시고 무릇 열매를 맺는 가지는 더 열매를 맺게 하려 하여 그것을 깨끗하게 하시느니라 3너희는 내가 일러 준 말로 이미 깨끗하여졌으니 4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음 같이 너희도 내 안에 있지 아니하면 그러하리라 5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 6사람이 내 안에 거하지 아니하면 가지처럼 밖에 버려져 마르나니 사람들이 그것을 모아다가 불에 던져 사르느니라 7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 8너희가 열매를 많이 맺으면 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요 너희는 내 제자가 되리라 9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으니 나의 사랑 안에 거하라 10내가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의 사랑 안에 거하는 것 같이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거하리라 11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어 너희 기쁨을 충만하게 하려 함이라 12내 계명은 곧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하는 이것이니라 (개역개정)

먼저 직설법 동사를 가지고 있는 문장을 찾아보면 대략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나는 참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이며 너희는 가지이다." "열매를 맺는 가지는 더 열매를 맺도록 깨끗하게 하신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주님은 우리의 기쁨이 충만하기를 원하신다." 다음으로 명령법 동사를 가지고 있는 문장을 찾아보면 대략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옵니다. "내 안에 거하라." "나의 사랑 안에 거하라.""서로 사랑하라." 조건문을 담고 있는 문장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한다면 기도하는 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열매를 많이 맺고 제자가 되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신다."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거한다." 이와 같이 동사의 법에 따라 문장을 분류하기만 해도 본문의 내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제 위의 분류에 근거하여 문맥을 따라 본문의 논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아버지의 소원은 우리가 열매를 맺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직설법 동사가 있는 문장들을 통해서 그런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열매란 무엇일까요? 문맥을 잘 살펴보면 여기서 말하는 열매는 사랑의 열매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사랑의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요? 명령법 동사가 있는 문장을 보면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주님 안에 거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주님 안에 거한다는 말은 무슨 뜻입니까? 그것은 주님의 말씀을 내 안에 새기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그 말씀에 순종하면 자연스럽게 열매를 맺게 됩니다. 이것은 마치 나무의 수액과 같은 것입니다. 가지는 나무에 붙어 있고 나무는 흙에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그러면 흙 속의 수분을 흡수한 나무는 수액이 충분하여 가지에 영양을 공급하고 가지는 지속적으로 열매를 맺게 됩니다. 우리는 내 힘으로 열매를 맺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순종하면 우리 안에 성령님의 수액이 충분하면 자연스럽게 열매를 맺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랑의 열매를 맺는 자는 어떤 복을 누릴까요? 그런 자는 기도하는 것마다 다 응답됩니다. 그런 자는 하나님께 영광이 됩니다. 그런 자는 심령에 기쁨이 충만하게 됩니다. 본문에 나오는 동사의 법에 따라 문장을 분류하고 다시 문맥을 따라 정리하면 이와 같이 본문의 논지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5. 동사의 시제를 주의하여 살피라

신약성경이 기록된 헬라어의 시제를 잘 살피는 것은 말씀의 정확한 뉘앙스를 포착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헬라어의 현재 시제를 직선이나 점선으로 표시한다면 부정과거 시제는 한 점으로 표시될 수 있습니다. 아주 단순화하여 말하면 현재 시제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동작을 주로 표현한다면 부정 과거 시제는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는 동작을 표현합니다. 흔히 부정 과거를 단회적인 동작을 가리킨다고 하는데 그 말은 정확한 표현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동작을 표현하는 현재 시제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단회적인 동작을 가리키는 측면이 있습니다. 물론 고급 수준의 구문론으로 들어가면 부정 과거도 다양한 동작을 표현합니다. 최종적인 의미는 시제와 함께 문맥을 잘 살펴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우선 이 지면에서는 단순한 예를 몇 가지 살펴보겠습니다.

1) 에베소서 5:18

And do not get drunk with wine, for that is dissipation, but be filled with the Spirit,(NASB)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는 문장에서 충만함을 받으라는 말은 현재 시제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령 충만은 한 번 받으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성령 충만은 매일 지속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2) 요한일서 1:1

태초부터 있는 생명의 말씀에 관하여는 우리가 들은 바요 눈으로 본 바요 자세히 보고 우리의 손으로 만진 바라(개역개정)
What was from the beginning, what we have heard, what we have seen with our eyes, what we have looked at and touched with our hands, concerning the Word of Life(NASB)

위 문장에 나오는 네 개의 주요 동사를 살펴보십시오. 들은 바와 본 바는 현재완료로 되어 있습니다. 헬라어에서 현재완료는 동작은 이미 완료되었지만 그 동작의 결과는 지금까지 남아있는 경우에 주로 사용됩니다. 사도 요한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본 것은 분명히 과거의 동작입니다. 그러나 그 사실이 너무 생생해서 마치 지금 듣고 보는 것 같다는 사실을 표현하기 위해 현재완료를 사용한 것입니다. 나머지 두 동사는 부정 과거 시제를 사용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부정과 시제를 사용한 것은 앞에 나온 현재완료와 다른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단지 문체적 기교를 살리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런 동사들을 통하여 사도 요한이 전하고 싶었던 것은 생명의 말씀이신 예수님이 분명히 역사 속에 존재했으며 자신들은 실제로 그의 음성을 듣고 그를 보았으며 심지어 만져보기까지 했다는 사실입니다. 당시 예수님의 인성을 부정하기 위해 가현설을 주장하던 영지주의자들의 공격에 맞서 예수님의 인성을 옹호하기 위해 저자 요한은 이런 동사들을 사용한 것입니다.

6. 동사의 태를 관찰하라(에베소서 5:18)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개역개정)
And do not get drunk with wine, for that is dissipation, but be filled with the Spirit,(NASB)

우리말은 수동태 문장이 그다지 발달하지 못했습니다. 위의 구절에서는 우리말 번역에서도 수동태라는 사실이 명확히 구분되지만 어떤 문장의 경우는 능동태인지 수동태인지 불분명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헬라어는 수동태가 매우 발달하였습니다. 이 문장에서 "충만함을 받으라"는 단어는 수동태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성령 충만은 성령께서 주도권을 가지고 우리에게 주시는 것입니다.

7. 분사 구문을 유념하여 살피라

1) 유다서 1:20~21

20사랑하는 자들아 너희는 너희의 지극히 거룩한 믿음 위에 자신을 세우며 성령으로 기도하며 21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자신을 지키며 영생에 이르도록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긍휼을 기다리라(개역개정)
20But you, beloved, building yourselves up on your most holy faith, praying in the Holy Spirit, 21keep yourselves in the love of God, waiting anxiously for the mercy of our Lord Jesus Christ to eternal life.(NASB)

우리말 성경은 세우라, 기도하라, 지키라, 기다리라는 네 개의 동사를 순서대로 나열하여 번역하였습니다. 얼핏 보면 모든 동사가 명령법인 것 같기도 하고, 마지막에 있는 기다리라는 동사만 명령법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NASB를 보십시오. NASB는 21절에 있는; '지키라(keep)’만 명령법으로 번역되었고 나머지 세 개의 동사는 모두 분사로 번역하였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NASB가 원문을 정확하게 번역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차이점은 어떤 의미상의 차이를 일으킬까요? 저자가 독자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명령은 명령법으로 표현된 '지키라'는 동사에 담겨 있습니다. 저자는 지금 독자들에게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자신을 지키라고 권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세 개의 분사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습니까? 나머지 세 개의 분사는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법들을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자신을 지키려면 거룩한 믿음 위에 자신을 세우고, 성령으로 기도하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긍휼을 기다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분사구문을 살필 때는 항상 주동사와 분사를 구분한 후에 주동사와 분사의 관계를 살펴야 합니다. 분사가 주동사를 수식할 때는 목적, 결과, 이유, 조건, 양보, 수단, 양식, 부대 상황 등 다양한 기능을 합니다. 먼저 주동사와 분사를 구분한 후에 문맥을 잘 살피면 문장 속에서 분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분사구문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면 본문의 핵심적인 논지에서 벗어나는 설교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의 문장으로 설교할 때 분사구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해석자는 단순하게 네 동사를 나열하여 네 개의 대지로 설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사구문을 바르게 해석한 설교자라면 자신을 지키라는 핵심 명령과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세 가지 방법으로 구분하여 설교할 것입니다.

2) 골로새서 1:28~29

28우리가 그를 전파하여 각 사람을 권하고 모든 지혜로 각 사람을 가르침은 각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우려 함이니 29이를 위하여 나도 내 속에서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이의 역사를 따라 힘을 다하여 수고하노라(개역개정)
28We proclaim Him, admonishing every man and teaching every man with all wisdom, so that we may present every man complete in Christ. 29For this purpose also I labor, striving according to His power, which mightily works within me.(NASB)

이 말씀에서도 역시 우리말 성경은 '전파한다', '권한다', '가르친다’를 특별한 구분 없이 번역하였습니다. 그러나 NASB는 전파한다는 직설법 동사로, 권한다와 가르친다는 분사로 번역하였습니다. 이것도 역시 원문의 품사를 그대로 살려서 번역한 것입니다. 전파한다는 말이 주동사라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가 해야 할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은 전파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리스도를 전파할 때는 반드시 권하고 가르치는 일을 병행해야 합니다. 잘 권하고 가르치면서 전파해야 비로소 바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각 사람을 권하고 가르치면서 그리스도를 전파하는 목적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각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우는 것입니다. 바울은 지금 이것을 위하여 그의 안에서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이를 따라 힘을 다하여 수고하고 있습니다.

8. 기타 구조들

1) 샌드위치 구조(마가복음 5:21~43)

21예수께서 배를 타시고 다시 맞은편으로 건너가시니 큰 무리가 그에게로 모이거늘 이에 바닷가에 계시더니 22회당장 중의 하나인 야이로라 하는 이가 와서 예수를 보고 발 아래 엎드리어 23간곡히 구하여 이르되 내 어린 딸이 죽게 되었사오니 오셔서 그 위에 손을 얹으사 그로 구원을 받아 살게 하소서 하거늘 24.이에 그와 함께 가실새 큰 무리가 따라가며 에워싸 밀더라 25열두 해를 혈루증으로 앓아 온 한 여자가 있어 26많은 의사에게 많은 괴로움을 받았고 가진 것도 다 허비하였으되 아무 효험이 없고 도리어 더 중하여졌던 차에 27예수의 소문을 듣고 무리 가운데 끼어 뒤로 와서 그의 옷에 손을 대니 28이는 내가 그의 옷에만 손을 대어도 구원을 받으리라 생각함일러라 29이에 그의 혈루 근원이 곧 마르매 병이 나은 줄을 몸에 깨달으니라 30예수께서 그 능력이 자기에게서 나간 줄을 곧 스스로 아시고 무리 가운데서 돌이켜 말씀하시되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시니 31제자들이 여짜오되 무리가 에워싸 미는 것을 보시며 누가 내게 손을 대었느냐 물으시나이까 하되 32예수께서 이 일 행한 여자를 보려고 둘러보시니 33여자가 자기에게 이루어진 일을 알고 두려워하여 떨며 와서 그 앞에 엎드려 모든 사실을 여쭈니 34예수께서 이르시되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 35아직 예수께서 말씀하실 때에 회당장의 집에서 사람들이 와서 회당장에게 이르되 당신의 딸이 죽었나이다 어찌하여 선생을 더 괴롭게 하나이까 36예수께서 그 하는 말을 곁에서 들으시고 회당장에게 이르시되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 하시고 37베드로와 야고보와 야고보의 형제 요한 외에 아무도 따라옴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38.회당장의 집에 함께 가사 떠드는 것과 사람들이 울며 심히 통곡함을 보시고 39.들어가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어찌하여 떠들며 우느냐 이 아이가 죽은 것이 아니라 잔다 하시니 40.그들이 비웃더라 예수께서 그들을 다 내보내신 후에 아이의 부모와 또 자기와 함께한 자들을 데리시고 아이 있는 곳에 들어가사 41그 아이의 손을 잡고 이르시되 달리다굼 하시니 번역하면 곧 내가 네게 말하노니 소녀야 일어나라 하심이라 42소녀가 곧 일어나서 걸으니 나이가 열두 살이라 사람들이 곧 크게 놀라고 놀라거늘 43예수께서 이 일을 아무도 알지 못하게 하라고 그들을 많이 경계하시고 이에 소녀에게 먹을 것을 주라 하시니라(개역개정)

이 말씀에는 두 사건이 섞여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고치는 사건 사이에 열두 해 동안 혈루증을 앓던 여자가 치유받는 사건이 삽입되어 있습니다. 이런 구조를 일명 샌드위치 구조라고 합니다. 어떤 학자들은 '끼운 토막 이야기라고 번역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해하기 쉽게 영어식 표현을 그대로 옮겨 '샌드위치 구조'라고 표현합니다. 두 개의 빵 사이에 햄이 들어 있는 샌드위치와 같은 구조라는 뜻입니다. 이런 경우 두 사건은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따라서 설교자는 이 두 사건을 한 설교의 본문으로 잡고 두 사건이 공통적으로 전하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두 사건이 공통적으로 전하는 메시지를 찾으려면 먼저 두 사건의 공통점을 찾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두 사건의 공통점은 무엇입니까? 첫째로, 두 사건 모두 여성이 주인공입니다. 당시 여성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이었습니다. 둘째로, 두 경우 모두 인간이 도울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난 상황에서 예수님의 도우심을 바라보는 참된 믿음을 강조합니다. 혈루증을 앓던 여인은 예수님의 옷에 손만 대도 나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회당장은 이미 딸이 죽었다는 보고를 받은 상황에서 두려워 말고 믿기만 해야 했습니다. 둘 다 믿음을 강조합니다. 셋째로, 둘 다 '12'라는 숫자와 관련이 있습니다. 혈루증을 앓던 여인은 열 두 해를 앓았고, 소녀의 나이는 열 두 살이었습니다. 12라는 숫자는 이스라엘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런 사실은 예수님께서 이스라엘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설교자는 이런 해석에 기초하여 자신의 청중에 합당한 메시지를 뽑아내야 합니다.

2) 교차대구법(Chiasmus)(빌레몬서 1:5)

주 예수와 및 모든 성도에 대한 네 사랑믿음이 있음을 들음이니(개역개정)
because I hear of your love and of the faith which you have toward the Lord Jesus and toward all the saints;(NASB)

학자들이 설명하는 교차대구법은 지나치게 복잡한 측면이 있어서 많은 해석자들의 외면을 받습니다. 그렇지만 교차대구법은 본문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됩니다. 교차대구법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한 가지 예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몬 1:5에서 바울은 빌레몬에게 "주 예수와 및 모든 성도에 대한 네 사랑과 믿음이 있음을 들었다"고 말합니다. 이 문장을 교차대구법으로 풀어내면 주 예수와 믿음이 연결되고, 모든 성도와 사랑이 연결됩니다. 헬라어 성경은 NASB처럼 사랑과 믿음이 먼저 나오고 주 예수와 모든 성도가 다음에 나옵니다. 어떤 경우든 교차대구법으로 풀려면 먼 것은 먼 것끼리 가까운 것은 가까운 것끼리 연결해야 합니다. 수식적으로 말하면 내항은 내항끼리 연결하고, 외항은 외항끼리 연결해야 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이 말씀은 '주 예수를 향한 믿음'과 '모든 성도를 향한 사랑'이라고 풀어낼 수 있습니다. 바울은 지금 빌레몬이 주 예수를 향한 믿음과 모든 성도를 향한 사랑을 함께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칭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본문에 담겨 있는 교차대구법을 바르게 알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9. 종합적인 구조 분석의 사례

지금까지 저는 다양한 구조, 혹은 구문 분석을 다양한 본문을 인용하여 설명하였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구조와 구문이 있지만 지면 관계상 이 정도로 정리하려고 합니다. 이제 한 본문을 예로 들어 종합적으로 구문을 분석하여 본문의 핵심 메시지를 찾아보겠습니다.

에베소서 5:15~21

15 그런즉 너희가 어떻게 행할지를 자세히 주의하여(명령) 지혜 없는 자같이 하지 말고 오직 지혜 있는 자같이 하여 16 세월을 아끼라(분사) (접속사 생략) 때가 악하니라(종속절) 17 그러므로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명령) 오직 주의 뜻이 무엇인가 이해하라(명령) 18 술 취하지 말라(명령) 이는 방탕한 것이니 (종속절)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명령) 19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들로 서로 화답하며(분사) 너희의 마음으로 주께 노래하며(분사) 찬송하며(분사) 20 범사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항상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하며(분사) 21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라(분사)(개역개정)

15 Therefore be careful(명령) how you walk, not as unwise men but as wise, 16 making(분사) the most of your time, because(접속사) the days are evil(종속절). 17 So then do not be foolish(명령), but understand(명령) what the will of the Lord is. 18 And do not get drunk(명령) with wine, for that is dissipation(종속절), but be filled with the Spirit(명령), 19 speaking(이하 분사) to one another in psalms and hymns and spiritual songs, singing and making melody with your heart to the Lord; 20 always giving thanks for all things in the name of our Lord Jesus Christ to God, even the Father; 21 and be subject(원문에서는 이 단어도 분사이다) to one another in the fear of Christ.(NASB)

우선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말 성경과 영어 성경을 대조하면서 주요 동사의 법을 구분하고, 주절과 종속절 등을 구분하여 표시하여 보았습니다. 이제 이런 구문 분석에 근거하여 본문의 논리적 흐름을 파악해 보겠습니다. 바울은 우선 주의하라고 명령합니다. 그렇다면 주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바로 다음 구절에 나오는 분사를 통하여 바울은 어떻게 주의해야 하는가를 설명합니다. 주의하는 방법은 세월을 아끼는 것입니다. 우리말 성경은 그 다음에 나오는 접속사를 생략하였습니다. 원문에는 '왜냐하면'이라는 접속사가 있습니다. NASB는 'because'라는 접속사를 포함하였습니다.

왜 우리가 세월을 아껴야 합니까? 그 이유는 지금 때가 워낙 악하기 때문입니다. 시대가 워낙 악하기 때문에 세월을 아끼면서 주의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세월을 아끼고 주의하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합니까? 17절은 부정적 명령과 긍정적 명령을 함께 사용하여 그 방법을 제시합니다. 그 방법은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주의 뜻을 이해해야 합니다.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아야 세월을 아껴서 주의하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주님의 뜻을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주님의 뜻을 이해하려면 술 취하지 말고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야 합니다. 다시 한 번 부정 명령과 긍정 명령을 함께 사용하여 주님의 뜻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제시합니다.

주님의 뜻을 이해하려면 술에 취하지 말고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아야 합니다. 술 취하지 말라는 명령 다음에는 이유를 가리키는 접속사가 종속절을 이끌고 있습니다. 술에 취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술에 취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술 취하는 것은 방탕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우리말 성경 역시 정확하게 번역하였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19절 이하에 나오는 다섯 개의 분사들에 대한 해석입니다. 어떤 학자들은 이 분사를 목적이나 방법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저는 이 분사들을 결과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문맥을 볼 때 그렇게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므로 이 분사들의 의미는 성령의 충만함을 받으면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들을 서로 말하며, 마음으로 주께 노래하며 찬송하며, 범사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항상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하며,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는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결국 다섯 개의 분사들은 성령 충만한 사람에게서 드러나는 삶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주절과 종속절의 관계, 주동사와 분사의 관계 등을 잘 살펴본 후 문맥을 따라 해석하면 본문이 독자들에게 말하려고 하는 바를 비교적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안진섭 / 침례신학대학교 학부(Th.B.)와 신학대학원(M.Div.)을 졸업한 후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위치한 New Orleans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에서 신약성서 사본학으로 박사 학위(Ph.D.)를 받았다. 유학 중에는 뉴올리언스침례신학대학원 강사와 신약본문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귀국 후에는 오랫동안 침례신학대학교 학부와 신학대학원에서 헬라어와 성서강해 과목을 가르쳐 왔다. 새누리교회 대표목사를 거쳐 현재는 새누리2교회 대표목사로서 바른 해석학에 근거한 복음적인 성경 강해로 한국교회 강단을 성경적으로 회복하는 일에 헌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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