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충남·세종 164명의 개신교 목회자들이 12일 대전 중구 문화동 기독교연합봉사회관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과 충남, 세종 지역 164명의 개신교 목회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또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전·충남·세종 지역 목회자 김용우 목사 외 163명'은 12일 오전 대전 중구 문화동 기독교연합봉사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국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시국 선언에는 대전충남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와 교회협 아산인권선교위원회 등에 소속된 목회자와 감리교, 침례교, 장로교 등 개신교 교파를 초월한 목회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의 시국 선언문은 "너희는 다만 공의가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게 하라"는 성명 아모스 5장 24절로 시작됐다.

이들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국정원과 국군사이버사령부, 그리고 국가보훈처가 특정인을 당선시키기 위해서 명백한 선거 부정을 저질렀다"며 "국가기관의 이 선거 부정은 대한민국의 헌법을 부정하고 대한민국의 정체인 민주주의를 뿌리째 뽑아내는 중대한 국기 문란 범죄"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 범죄에 대해서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다 할지라도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정의 최고책임자로 국가기관의 대국민 사과를 하라는 것과,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분명하고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라는 각계각층의 충정에 대해서 박근혜 정부의 대답은 '종북 낙인'으로 돌아왔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또 "이런 현실을 그냥 두고 보기가 민망하여 최근 각 종단의 성직자들이 나서서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 있는 해명과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조치를 취할 수 없다면 박 대통령은 퇴진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각 종단 성직자들의 목소리는 상식적으로 정당한 요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수많은 열사들의 피로 세운 오늘날의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그냥 무임승차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가장 큰 수혜자의 자리에 올라 있다"며 "우리는 그러한 박 대통령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켜 나갈 의지가 전혀 없다는 사실에 국민과 함께 절통을 느낀다"고 밝혔다.

목회자들은 박근혜 정권의 '종북몰이'와 '공포정치'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국민들과 성직자들을 향해 직접 으름장을 놓으면서 공포정치를 조장하고 있다"며 "또한 박근혜 정권의 이성을 상실한 종북몰이는 자신을 비판해 온 정당을 해산시키려는 광기로 진화하고, 마침내 국민의 절반을 종북이라는 낙인을 찍으며 적으로 몰아세우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면서 "하나님의 공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위해서 기도하며 하나님의 공의를 선포해 온 우리 목회자들은 더 이상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현실을 그냥 묵과할 수 없다, 이에 대전·충남·세종 지역 목회자들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하나님의 공의 실현을 위하여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끝으로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이 우리 사회에서 하나님의 공의를 세우는 길임을 믿고 그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기꺼이 고난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날 규탄 발언에 나선 김용우(전 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 감독) 보문감리교회 목사는 "부정 선거로 절차적 민주주의를 훼손한 박근혜 정권은 정부로서 인정할 수 없고, 선거는 '원인 무효'가 되어야 한다"며 "심지어 국가기관을 동원하여 총체적인 불법 부정 선거를 저질러 놓고도 정당하게 수사하는 검찰총장과 수사팀장을 잘라 내고, 자신을 반대하는 정당은 해산시키고, 국회의원은 제명하고, 국민들은 종북 세력으로 몰아세우는 히틀러나 스탈린이 했던 짓거리를 지금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박근혜는 퇴진해야 한다, 재선거는 내년에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우리 목회자들이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끝으로 "부정선거 진상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박근혜는 퇴진하고 재선거를 실시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친 후 시국 선언 기자회견을 마쳤다.

장재완 / <오마이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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