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길동무 여러분에게 두루두루 인사를 드리는 글을 씁니다.

1.
기사를 보셨겠지만, 12월 3일 <뉴스앤조이> 13주년 감사 예배는 잘 마쳤습니다. 사전에 약속했으나 당일에 오지 못한 분들이 계셔서 음식이 좀 남았습니다만, 버리지 않고 다 챙겨 가지고 와서 다음 날 점심식사 때 저희끼리 맛있게 먹었습니다.

홍순관 님은 교통사고를 당해서 병원에 누워 있다가 우리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억지로 나오셨는데, 평소보다 훨씬 좋은 공연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불의의 사고 덕분에(?) 며칠 푹 쉬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2.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서 필리핀 태풍 피해 지역 취재비로 총 492만 1000원이 답지했습니다. 구권효 기자는 오는 금요일인 13일에 필리핀으로 날아가서 보름 동안 피해 지역 곳곳을 둘러본 다음 거기서 성탄절을 보내고 27일 귀국합니다.

해외 취재는 처음인데, 취재를 잘하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끝까지 성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필리핀에서도 취재 지역 안내와 숙소 등을 도와주시려는 손길이 있어서 그나마 안심이 됩니다.

호텔 비용이 갑자기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항공권은 비싸지 않게 구입했는데, 현지 숙박비는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합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서울의 웬만한 모텔보다 훨씬 비쌉니다. 도와주러 간 사람들을 상대로 단단히 뜯어먹을 심보인 것 같습니다.

3.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조금 찔리는 구석이 있습니다. 필리핀 취재 비용을 후원해 주신 분들의 동의를 구해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200만 원 안팎이면 취재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보내 주신 성금은 500만 원 정도입니다. 비행기 일등석을 타고 별 다섯 개 호텔에서 지내면서 맛있는 음식을 실컷 사 먹어도 될 만큼의 금액입니다. 남는 돈을 현지 구호 활동에 보태야 하는 게 여러분의 의사에 맞는 것인지 모르겠고, 꼭 그럴 필요까지 없다면 돈이 남는 것도 고민이 되네요.

남은 돈을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여러분 의견을 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오늘 우리 기자들이 의자가 너무 오래되고 망가져서 허리가 아프다고 여기저기 아우성들을 칩니다. 제가 하도 떠들었더니 기자들이 돈 냄새를 맡은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퇴사한 직원들의 퇴직금과 신천지 세미나 강사료 때문에 고민하던 중인데, 의자까지 교체해 달라니까, 저도 모르게 필리핀 취재 후원금에 마음과 눈이 가더군요. 일전에 '올해 마지막으로 손을 내민다'는 글을 썼는데, 또 다른 용도의 후원을 요청하기도 민망하고요.

그래서 아예 솔직하게 내놓고 여러분 동의와 양해를 이런 방식으로 구하고자 합니다. 기자들의 의자를 구입하고 신천지 세미나 강사료를 지급하는 데에 남은 돈을 보태어도 괜찮을지 후원자 여러분에게 여쭙습니다. 반대하시는 분께는 남은 돈을 기꺼이 돌려 드리겠습니다. 저희가 연락처를 아는 분도 있으나 대부분 모르는 분들인지라 부득이 이렇게 공개하는 것이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4.
조금 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희는 살짝 어려운 연말을 보내고 있습니다. 11월에 갑자기 기자 3명이 떠났습니다. 각자 이유가 있습니다. 그걸 일일이 설명드릴 수는 없지만, 이번에는 제가 쫓아낸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저는 결백합니다(속으로는 뜨끔, 찔끔). 작년 12주년 행사 때 여러분과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나름 지켰습니다. 아무튼 기자들의 공백 때문에 남은 기자들이 고생하고 있습니다.

기자 중 한 명이 퇴사한 일과 관련해서 악의적으로 헛소문을 퍼트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내막을 잘 몰라서 오해하는 거야 이해할 수 있지만, 악의를 품고 그런 짓을 일삼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에 걸맞은 조치를 취해 드리겠습니다. 퇴사한 기자도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유언비어 때문에 오해하실 수 있는 분들을 위해서 소송이 마무리되는 대로 있는 그대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진짜 고민은 이런 것입니다. 가뜩이나 인원이 부족해서 기자들이 애를 먹고 있는데, 사이트 업데이트가 안 된다, 심층 기사가 안 나온다, 보도 속도가 너무 느리다, 이런 이야기를 가끔 들으면 맥이 빠지곤 합니다.

우리를 종북 좌빨 언론이라고 색칠하는 사람들이야, 그냥 계속 그렇게 사시라고 웃어넘기면 될 일이지만, 사정을 이해해 줄 법한 이들에게 아픈 소리를 들을 때에는 좀 그렇더라고요. 우리 힘드니까 그런 소리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이런 사정도 있으니 이해해 달라는 말씀입니다.

5.
13주년 감사 예배 때 제가 했던 말인데, 올해는 정말 "이번 달 봉급은 어떻게 해결하지?" 이런 고민을 한 번도 안 하고 넘어간 최초의 해였습니다. 물론 매달 적자가 났지만 어떻게든 간신히 메우고 메워서 빚을 지지 않고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에는 직원들의 희생이 큰 몫을 차지합니다. 16명 직원의 급여 평균이 150만 원입니다. 저의 급여도 200만 원이 안 됩니다. 직원들이 이런 희생을 감수하고 있기 때문에 <뉴스앤조이>가 지금까지 금권의 유혹과 교권의 위협에 넘어가지 않고 무사히 살아온 것입니다.

그럼 내년에는 어떻게 할까요. 단 10만 원, 아니 할 수만 있으면 20만 원 정도씩 올려 주고 싶습니다. 20만 원이면 한 달에 320만 원이 더 필요하고, 일 년이면 3840만 원이 더 필요합니다. 저로서는 답이 안 나오는 규모입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분에게 또 요청합니다.

십일조에 대해서 말이 많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이제부터 십일조 말고 백일조 운동을 벌이자고 말씀드립니다. 백일조니까 수입의 1% 아닙니까. 수입이 100만 원이면 백일조는 1만 원. 수입이 500만 원이면 백일조는 5만 원. 백일조를 한국교회 개혁을 위해서 투자하십시오. 더 노골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내년부터 수입의 1%를 <뉴스앤조이> 후원금으로 지정해 주십시오.

저도 급여가 200만 원도 채 안 되지만 저희보다 어려운 여러 단체에 매월 3만 원씩 후원하고 있습니다. 과부 사정을 잘 아는 홀아비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여러분에게 당당하게 백일조 운동에 참여해 달라고 적극적으로 요청합니다.

한국교회에 이런 언론이 어디 있습니까. 금권의 유혹에도 안 넘어가고 교권의 겁박에도 안 흔들리고 13년을 버텨 온 언론이 어디 있습니까. 비록 실력은 부족해서 매번 좋은 글은 못 써내지만, 달콤한 유혹과 끔찍한 위협에 굴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유일한 언론이 <뉴스앤조이>라고 자부합니다.

우리도 가난한 주제에 시골 교회를 돕겠다, 미자립 교회 목회자들을 격려하고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 주겠다, 목회자들과 신학생들을 위해서 멘토링을 하겠다, 이렇게 대안과 희망을 만들어 나가는 언론이 도대체 어디에 있습니까.

워크숍과 컨퍼런스를 할 때마다 500만 원 이상 부족하고, 목회자 자녀 여행 프로그램에 4000만 원 가까운 돈이 들었습니다. 우리도 배가 고프지만, 우리 배 채우는 것은 뒷전으로 미루고, 한국교회의 미래를 고민하면서 여기저기 손을 벌리고 돈을 모아서 이런 일을 벌이고 있습니다. 살짝 고생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행복하고 감사하고 즐거운 고생입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뉴스앤조이>의 13년을 돌아보시면 <뉴스앤조이>의 미래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망하지 않는 개혁 언론, 더 잘할 수 있는 대안 언론으로 키워 주십시오. 유혹과 위협으로 인해 좌우로 흔들리지 않고 올곧게 성장할 수 있도록 길동무 여러분이 수입의 1%를 다른 곳 말고 <뉴스앤조이>에 투자해 주십시오.

이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후원 단계는 넘어섰습니다. 이번에 새로 만든 로고에 그런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만, 벽돌 하나하나 쌓아 올리는 투자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하여 개혁과 갱신에 투자하는 가치 있고 보람 있고 의미 있는, 그야말로 거룩한 낭비의 묘미를 저희와 함께 누려 주시기 바랍니다. 단기 투자는 그리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너무 빨리빨리 판단하고 1년 단위로 갱신 여부를 결정하지 마시고, 적어도 3년 정도 지원한 다음 그 결과를 지켜보고 더 투자할지 말지 결정해 주십시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쭈뼛댔는데, 마무리할 때가 되니까 왠지 자부심 같은 것이 솟아오릅니다. 자만이나 오만의 늪에 빠지지 않되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길동무 여러분도 함께 자부심을 느끼면서 새해를 같이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6.
참, 사족 하나 덧붙입니다. 내년 1월에 미국으로 꿈 키우는 여행을 가는 미자립 교회 목회자 자녀 10명이 올해 12월 26일(목) 오후부터 27일(금) 오후까지 부산에 있는 호산나교회에서 오리엔테이션을 합니다.

부산까지 가는 이유는, 대부분 아이들이 북쪽보다는 남쪽에 살고 있기 때문이고, 호산나교회를 택한 것은 홍민기 목사님이 미국 1.5세인데다가 이민 개척 교회에서 목회한 목사님 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한마디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테니 그 대가로 저녁을 사라고 했습니다.

혹시 부산이나 근처에 계신 길동무들 중에서 아이들에게 간식이나 선물을 사 주기 원하시면 누구든지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저는 오전에 크리스천 NOW 녹화 끝내고 비행기로 내려가면 저녁 6시 식사 시간에 도착합니다. 한두 분이라도 호산나교회에서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오고 싶은데 다른 일정 때문에 부득이 못 오시는 분들은 <뉴스앤조이> 계좌를 적극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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