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 교인들이 12월 6일 서초 새 예배당 앞 길가에서 기도회를 하고 있다. 강남 예배당 마당에서 사랑의교회 회복을 위해 기도하던 교인들은 오정현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에 의해 새 예배당 마당에 들어갈 수 없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사랑의교회 새 예배당 마당에서 기도회를 하려던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갱신위) 교인들이 오정현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에 의해 가로막혔다. 오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은 마당으로 통하는 곳곳에 죽 둘러서서 교회를 에워싸고 교회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을 일일이 통제했다. 갱신위는 결국 교회 앞 길가에서 간단하게 기도회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12월 6일 저녁 8시경, 서초역 3번 출구 앞은 사랑의교회 교인 1000여 명이 대치해 아수라장이 됐다.

오정현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은 '교회를 지키기 위해' 마당을 둘러쌌다고 말했다. 이들은 가슴에 빨간색 배지를 달고 현수막을 들었다. 현수막에는 사랑의교회평신도협의회 명의로 '예수님의 사랑으로 더욱 섬기겠습니다', '이웃과 세상의 등불이 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사랑의교회 주 아무개 목사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교회를 지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대치하는 내내 큰 소리로 기도하는 교인도 있었다. "'너희는 말씀을 전파하라' 했거늘 감히 하나님의 교회를 비판하며 판단하느냐. 교회를 대적하지 말고 회개하라!"

▲ 오정현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은 '교회를 지키기 위해' 마당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막고 교회로 들어가려는 교인들을 일일이 통제했다. 이들은 바로 앞에서 기도회를 진행하는 갱신위를 비난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갱신위가 길가에서 찬양을 부르며 기도회를 시작했고, 오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도 건물 마당에서 다른 찬양을 불렀다. 양측이 각각 설치한 스피커로 두 개의 찬양과 기도 소리가 서로 싸우는 것 같이 울려 퍼졌다. 주 목사는 "우리가 저들과 다른 점은 교역자의 말에 순종한다는 것이다. 나는 제자 훈련할 때 말한다. '아무리 여러분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마지막에는 교역자의 말에 순종하라. 그러면 크게 빗나가지 않는다.' 그런데 저 사람들은 교역자의 말을 거절하고 교역자를 폄하한다"고 말했다. 마당에서 찬양과 기도가 끝나자 교회 측은 스피커로 클래식 음악을 크게 틀어 길가에서 기도하는 갱신위를 방해했다.

교인들은 때때로 거친 말다툼을 벌였다. 오 목사를 지지하는 측의 한 남자 교인은 갱신위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며 심한 욕설을 하기도 했다. 몸싸움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시종일관 험악한 분위기였다. 교회 아래쪽에는 경찰차 두 대와 경찰 버스 세 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경찰은 교인들을 자극하게 되니 사진 찍는 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 교회 아래쪽에는 경찰차 두 대와 경찰 버스 세 대가 대기 중이었다. 경찰은 교인들을 자극할 수 있다며 사진을 찍지 말아 달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기도회 막바지에 갱신위원장 김두종 장로가 오정현 목사의 태도를 문제 삼자 오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의 태도가 격해지기 시작했다. 김 장로는 "오 목사가 자숙 기간 동안 미국에 다녀왔다는 의혹이 있다. 오 목사 자신이 출입국 관리소에서 증명서 하나만 떼 오면 되는데, 그러지 않아서 여러 사람이 실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마당 안에서 주 목사가 다시 마이크를 잡고 "지금 말하고 있는 저분은 사랑의교회가 망해야 한다고 말했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왜 사랑의교회에 와서 얘기하느냐"고 소리쳤다. 교인들은 일제히 큰 소리로 야유하기 시작했다.

김 장로는 "사랑의교회가 망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사랑의교회는 이 건물(새 예배당) 때문에 망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받아쳤다. 주 목사는 "사랑의교회는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교회다. 사랑의교회는 망하지 않는다. 여러분만 (교회를) 떠나면 사랑의교회는 정결해진다"고 반복했다. 양쪽 다 스피커 볼륨을 크게 올려 서초역 3번 출구 앞은 아수라장이었다.

이날 현장은 행인들의 구경거리였다. 사람들은 곱지 않은 눈으로 양측을 번갈아 쳐다보며 지나갔다. 으리으리한 사랑의교회 건물을 돌아보며 혀를 차는 사람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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