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어떤 형제가 몇 년 전부터 미국 의과대학의 무슨 자리에 지원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 문외한인 나로서는 알 길이 없지만, 그 형제가 흥분하면서 설명하는 것을 보면 대단히 전망이 좋은 직종이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그 형제가 오늘 아침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2012년에는 100명이 지원하여 1명 합격하고, 2013년에는 144명이 지원하여 1명 합격했는데, 지금 2014년 지원자를 받고 있는 중이라고 말이다. 과연 그런 어마어마한 경쟁력을 뚫고 합격을 할 수 있을까 우려하면서 그가 받을 스트레스를 생각하니 안쓰럽다.

그런데 오늘 아침 묵상한 성경 말씀이 내게 위로가 된다.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요 14:2)." 천국의 경쟁률은 144:1이 아니다.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을 것이며(롬 10:13), 영접하는 자 곧 그의 이름을 믿는 자들은 누구든지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받는 것이다(요 1:12). 예수님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은 누구든지 예수님에게 오라고 초대하셨다(마 11:28). 그러니까 천국에 들어가는 것처럼 쉬운 길이 없다.

반면 성경에는 천국의 경쟁력이 높아서 아무나 쉽게 들어가지 못할 것이며 소수의 사람들만이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하는 말씀도 있다. 에를 들어, 요한계시록에서는 인침을 받는 자(즉 구원받을 자)의 숫자가 14만 4000명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단 종파에서는 오직 이 계시록의 말씀에만 의지하여 오직 구원받을 사람의 숫자가 14만 4000명뿐이고, 그 안에 들기 위해서는 아주 특별한 신앙을 소유하지 않으면 혹은 아주 특별한 공로를 세우지 않으면 혹은 자신들의 무리에 들지 않으면 구원받을 수 없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하셨을 때, 490번까지만 용서하고 491번째 잘못에 대해서는 더 이상 용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으셨듯이, 성경의 숫자는 때때로 정확한 숫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징을 나타낸다. 숫자를 10까지밖에 세지 못하는 아이에게는 10번이라는 것이 무한대를 의미할 수 있듯이, 14만 4000이란 유대 12지파 사람들이 모두 들어갈 수 있음을 의미하는 완전수를 의미한다.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이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다는 말씀(마 7:14)이나 청함을 받은 자는 많지만 택함을 입은 자가 적다는 말씀(마 22:14)은 아무리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다 하여도 오직 선택된 소수의 사람들만이 천국에 들어갈 수 있을 뿐, 모두가 들어갈 수는 없다는 말이 아니다. 이 말씀은 믿음의 길을 가려는 사람들이 고난이나 어려움 때문에 믿음을 저버리고 쉽고 편한 길로 가는 경우가 많음을 한탄하시는 말씀이고(마 7:14), 복음에 합당한 삶의 열매가 없음을 지적하시는 말씀이다(마 22:14). 구원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오직 면벽 수도를 하여 최고의 수도의 경지에 올라간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