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모 씨와 조용기 목사가 함께 찍은 사진. 11월 14일 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교회바로세우기)이 공개한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정 씨와 조 목사가 함께 찍은 사진, 조 목사의 속옷과 잠옷, 정 씨가 받은 선물을 증거물로 제시했다. (사진 제공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

"원로목사의 불륜 행위를 다룬 <빠리의 나비부인> 이야기가 세상 사람은 물론 성도들 사이에서도 널리 알려져 그 진위를 더 이상 덮어둘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 지난 8월 18일 여의도순복음교회 윤리위원회(김세현 위원장)에 진정을 제기한 김대진·김석균 장로의 말처럼 조용기 목사의 불륜 의혹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 정 모 씨는 프랑스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단에서 최초의 한국인 소프라노로 활동했다. 그는 1993년 5월부터 이듬해 4월 한국 방문 당시까지 이어진 한 대형 교회 목사와의 내연 관계를 <빠리의 나비부인>에 상세히 기록했다. 상대가 조용기 목사임을 직접 밝히진 않았다.

책은 절판되어 시중에서 구할 수 없게 됐지만, 2년 전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통해 책 내용과 조 목사의 불륜 의혹이 제기되면서 인구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이 내용은 10년 전 <뉴스앤조이>가 취재에 나섰다 멈춘 것이기도 하다. 당시 기자가 <빠리의 나비부인>의 주인공인 정 모 씨를 만나러 파리까지 갔다가 인터뷰 약속 하루 전에 돌연 연락이 끊겨 보도하지 못했다.

프랑스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단에서 최초의 한국인 소프라노로 활동한 정 모 씨는 자신의 책에 1993년 5월부터 이듬해 4월 한국 방문 당시까지 이어진 한 대형 교회 목사와의 내연 관계를 상세히 기록했으나 상대가 조용기 목사임을 직접 밝히진 않았다.

11월 14일 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교회바로세우기)이 공개한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교회바로세우기가 공개한 여의도순복음교회 윤리위원회 조사 기록을 정리해 보면, 조 목사의 불륜 의혹을 가장 처음 접한 사람은 <서울신문>과 <국민일보> 사장을 역임한 차일석 원로장로다. 당시 <서울신문> 사장을 맡고 있던 차 장로는 자신은 공인이기 때문에 이 일을 처리할 수 없다며 다른 장로에게 문제 처리를 맡긴다.

이후 정 씨와 직접 협상에 나선 이는 이종근 원로장로다. 이 장로의 진술에 따르면 2004년 <빠리의 나비부인> 내용을 뒷받침할 증거물을 확인한 그는 정 씨가 요구하는 금액을 주고 해결하는 게 좋겠다고 조 목사에게 보고하고 승낙을 얻어 처리한다. 장로회장을 역임한 이 장로는 최근까지 조 목사 부부와 가깝게 지냈으나, 조 목사가 회개하고 물러날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아 나서게 됐다고 진술했다.

교회바로세우기가 공개한 증거를 보면, 정 씨는 이종근 장로와 고 박혜숙 장로에게 <빠리의 나비부인> 내용을 거론하며 특정인의 책임을 묻거나 명예를 훼손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2004년 2월과 3월에 총 15억 원을 받는다. 이때 정 씨가 가지고 있던 조 목사와의 관계를 증명할 증거들을 건네받는다. 14일 교회바로세우기가 공개한 정 씨와 조 목사가 함께 찍은 사진, 조 목사의 속옷과 잠옷, 정 씨가 받은 선물들은 그때 회수한 증거물들이다.

윤리위원회는 9월 3일 작성한 당회장에 보내는 문서에서 증거가 구체적이라며, 증인들의 진술이 사실이면 조용기 목사는 회개하고 교회와 관련한 모든 직함을 내려놓고 물러나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는 아직 윤리위원회 결과를 다루지 않았으며, 윤리위원장은 조사를 추진한 신기득 장로에서 최근 김세현 장로로 교체됐다.

하상옥 장로는 윤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가지고 조용기 목사를 만나 회개하고 퇴진할 것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어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자신들의 주장이 거짓인지 아닌지는 조 목사 측이 고소를 하면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당시 이종근 장로가 정 씨에게 건넨 돈이 수표였기 때문에 수사를 통해 돈의 출처를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정 모 씨는 <빠리의 나비부인> 165쪽에 한국에 공연을 하러 온 자신에게 조 목사가 '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리본 달린 꽃 바구니 두 개를 보냈다고 썼다. (사진 제공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
▲ "원로목사의 불륜 행위를 다룬 <빠리의 나비부인> 이야기가 세상 사람은 물론 성도들 사이에서도 널리 알려져 그 진위를 더 이상 덮어둘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는 김대진·김석균 장로의 말처럼 조용기 목사의 불륜 의혹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사진 제공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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