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14일 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은 더함공동체 이진오 목사와 함께 조용기 목사와 조 목사 일가의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앤조이 이규혁

조용기 원로목사와 그 일가가 여의도순복음교회 돈을 개인 재산처럼 사용한다는 주장이 또다시 제기됐다. 11월 14일 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교회바로세우기)과 더함공동체 이진오 목사는 조 목사 일가의 재정 비리 의혹과 불륜 증거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조 목사와 그 일가에게 여의도순복음교회뿐 아니라, 교회와 관련한 모든 기관에서 퇴진할 것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이 열린 한국기독교회관 2층은 순식간에 난장판이 됐다. 조용기 목사를 옹호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이 난입해 행사 진행을 방해했다. 이들은 교회바로세우기 교인 30여 명과 뒤엉켜 회견장 이곳저곳에서 몸싸움을 벌였다. 욕설과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한 여성 교인은 "조용기 목사님이 도둑질하는 것 봤느냐. 리어카 끌어 가며 세우신 순복음교회다. 목사님께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소리치며 따졌다.

이진오 목사는 회견장 한 구석에서 미리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읽었다. 회견문을 낭독하는 와중에 조 목사를 옹호하는 교인들은 "그만 하라"고 소리쳤고, 마이크 선을 뽑는 등 방해는 계속됐다.

▲ 기자회견 시작하기도 전에 난장판이 됐다. 조용기 목사를 옹호하는 교인들이 회견장에 난입해, 행사 진행을 방해했다. ⓒ뉴스앤조이 이규혁

이날 새롭게 제기된 조용기 목사의 비리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교회바로세우기는 교회가 2004~2008년 매년 120억 원의 특별 선교비를 조 목사에게 지원했으나, 총 600억 원에 달하는 선교비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 목사의 퇴직금 200억 원도 문제 삼았다. 하상옥 원로장로는 조 목사의 퇴직금 지급을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에서 결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 장로는 조 목사가 현재 교회와 <국민일보>, 국민문화재단 등에서 매달 7500만 원가량의 재정 지원을 받으면서, "공관에서 쫓겨나면 길에 나앉는다"고 설교했다고 비난했다.

이밖에도 교회바로세우기가 제기한 조 목사의 비리 의혹은 △교회 재정 570억 원으로 설립한 '사랑과행복나눔재단'을 '영산조용기자선재단'으로 탈취한 일 △경기도 파주시에 차명으로 1만 1646평 규모 농지를 불분명한 과정으로 형성한 일 △조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순복음선교회가 1634억을 교회로부터 빌렸다가 643억 원만 반환하고 990억 원은 반환하지 않은 일 등이 있다.

조 목사 일가에 제기된 비리 의혹은 훨씬 더 많다. 조 목사의 아내인 김성혜 총장(한세대)은 현재 '조용기 목사 기념관' 건립 비용 100억 원을 유용한 혐의와 여의도 순복음교회가 미국 베데스다대학 지원금으로 지급한 105억 원을 불분명하게 사용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장남 조희준 씨는 △그가 운영했던 회사가 순복음선교회로부터 CCMM 빌딩 3개 층을 295억 원에 매입했다가, 3년 후 372억 원에 되팔아 77억 원의 부당 차익을 편취한 일 △교회 소유의 논현동 집에 살고 있는 일 △약 5만 명에게서 모은 <국민일보> 평생 독자 회비 342억 원을 주식 투자 등으로 탕진한 일 △약 2400억 원의 교회 관련 재산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일 등이 비리 의혹으로 제기됐다. 차남 조민제 씨와 삼남 조승제 씨도 교회와 관련한 사업을 통해 많은 재산을 형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하상옥 원로장로는 교회바로세우기 30여 명을 대표해 조용기 목사 일가의 퇴진을 요구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관련한 모든 기관에서 업무와 직책을 내려놓고, 부당하게 축재한 재산 전액을 교회에 환원하라고 촉구했다. 하 장로는 조 목사 일가가 죄를 자복하고 회개하지 않을 시, 모든 비리 의혹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했다.

하 장로는 그동안 많은 장로들이 수차례에 걸쳐 조용기 목사에게 모든 걸 내려놓을 것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로들 요청을 수긍하던 조 목사가 집에만 다녀오면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 하 장로는 그렇기 때문에 조 목사뿐 아니라, 조 목사 일가가 교회 관련 기관에서 퇴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진오 목사(왼쪽)는 조용기 목사와 그 일가를 사무엘 시대 엘리 제사장과 그의 두 아들에 비유하며, 하나님과 한국교회 앞에 끔찍한 죄악을 저질러 왔다고 비판했다. 하상옥 원로장로는 조 목사 일가에게 여의도 순복음교회와 관련한 모든 기관에서 업무와 직책을 내려놓고, 부당하게 축재한 재산 전액을 교회에 환원하라고 촉구했다. ⓒ뉴스앤조이 이규혁

교회바로세우기는 2004년 조 목사가 자신의 불륜 상대로 의혹받아 온 <빠리의 나비부인> 저자 정 모 씨에게 15억 원을 전달해 입막음했다고 폭로했다. 교회바로세우기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여의도순복음교회 윤리위원회는 조용기 목사의 불륜 의혹을 조사한 것으로 나온다. 이종근 원로장로는 교회 윤리위원회에서 당시 직접 정 씨에게 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교회바로세우기는 정 씨가 쓴 합의서와 15억을 받았다는 영수증, 조 목사가 정 씨에게 건넨 선물, 정 씨가 소지하고 있던 조 목사의 속옷 등을 공개했다.

기자회견을 도운 이진오 목사는 기자회견문을 읽으며 조 목사와 그 일가를 사무엘 시대 엘리 제사장과 그의 두 아들에 비유했다. 조 목사와 그의 가족이 하나님과 한국교회 앞에 끔찍한 죄악을 저질러 왔다고 비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김형효 홍보부장은 조용기 목사의 여성 문제는 개인의 일이기 때문에 교회가 답할 게 없다고 말했다. 재정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당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진위 여부를 따져 보겠다고 했다. 교회바로세우기의 주장에 허위가 있다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 조용기 목사 일가의 고발 상황 및 부패 의혹. (사진 제공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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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모 씨가 자필로 썼다는 영수증과 각서. 교회바로세우기는 정 씨가 조 목사와의 불륜 관계를 함구하고, <빠리의 나비부인>을 더는 출판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조 목사에게 15억 원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사진 제공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

▲ 정 모 씨가 15억 원을 받고, 조용기 목사 측에 되돌려 줬다는 조 목사의 개인 물품들. (사진 제공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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