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 주제 중 하나인 '평화'에 관한 전체 회의가 11월 7일 오전, 부산 벡스코 오리토리움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아프리카 평화 활동가 레이마 그보위(Leymah Gbowee)와 장윤재 교수(이화여대)가 패널로 참석했다.

▲ 총회 폐막을 하루 앞둔 11월 7일 오전에는 '평화'를 주제로 전체 회의가 열렸다. 행사에는 2000여 명이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2011년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레이마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와 용서를 구할 때 평화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평화는 스스로 오지 않는다>(2012)의 저자인 그는 지난 2003년 기독교와 이슬람교 여성을 비폭력 평화운동에 동참하게 만들면서 고향 라이베리아 2차 내전을 종식하도록 했다.

레이마는 어릴 적 마을 공동체에서 자란 덕분에 모든 사람이 일치되고 공유하는 삶을 사는 줄로 알았다. 하지만 17세가 되던 해 내전이 발발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삶의 자리가 파괴되고, 친한 친구가 소년 병사가 된 것을 보고 분노에 휩싸인 채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눈앞에 펼쳐지는 세상의 일들에 하나님의 메시지가 담겨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찬찬히 문제의 근원을 살폈고 마음속 분노는 사라졌다.

▲ 레이마 그보위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와 용서가 행해져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레이마는 평화 건설 여성 네트워크(WIPNET) 단체를 이끌었다. 여성 네트워크는 다양한 인종적·종교적 배경을 가진 여성들로 하여금 라이베리아 내전에 항의하도록 했다. 내전 기간 중 시위 여성들에게 남편과의 잠자리를 거부하게 하면서 총을 내려놓게 만든 이야기는 유명하다. 레이마는 대통령을 직접 만나 평화를 위한 선언문을 전달하는 데도 성공했다. 내전은 끝났지만 평화와 여성들의 권한을 찾기 위한 그의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여섯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는 아이들에게 갈등의 역사를 물려줄 수는 없다고 했다. 갈등은 화해와 사과를 통해 극복했고, 실제로 부정을 저지른 정치인을 용서했다. 이러한 교육은 아프리카교회협의회와 NGO 단체에서도 시행하고 했다. 레이마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는 용서가 또 다른 용서를 낳는다"고 말했다. 객석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장윤재 교수, "한반도 평화 위해 출애굽 세 번 필요"

▲ 장윤재 교수(오른쪽)는 한반도 평화 문제를 신학적 관점에서 접근했다. 한반도는 전쟁과 핵 발전, 산업화로부터 세 번의 출애굽을 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장윤재 교수는 한반도 평화 문제를 이야기했다. 장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평화를 위해 한반도는 세 번의 출애굽을 거쳐야 한다. 첫째 전쟁으로부터 출애굽해야 한다. 이를 위해 60년 동안 이어진 남북의 정전협정을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전협정은 가짜 평화이므로 진짜 평화를 가져올 평화협정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얘기다.

둘째는 핵 발전에서 출애굽하는 것이다. 장 교수는 경제 발전의 미신으로 둔갑한 핵 발전소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0년 전만 해도 찾아보기 힘들었던 핵 발전소가 현재는 동남아시아에만 117개가 존재하고, 344개가 추가로 건설 중이다.

셋째 산업화에서도 출애굽해야 한다고 했다. 산업화로 인한 기후와 환경의 변화는 지구온난화를 불러왔다. 생태계의 파괴로 많은 생물 종이 사라졌다. 개인들이 문명의 혜택과 탐욕의 제도 속에서 출애굽해야 한다고 했다.

장 교수는 빌립보서 4장의 말씀처럼 인간의 이해를 초월하는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가진 개념은 제한적이고 인간 중심적이다. 인간의 이해와 역사를 넘는 하나님의 평화를 믿고, 에큐메니컬 평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 이날 평화 회의는 타보 막고바 케이프타운 대주교(왼쪽)가 진행했다. 타보 대주교는 회의가 끝나갈 즈음 WCC 부산 총회 이후 개인과 교회가 에큐메니컬 관점에서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 청년을 중심으로 한 총회 참가자들이 평화의 피켓을 들고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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