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CC 총회 폐막을 하루 앞둔 11월 6일, '한국교회와 함께하는 수요 예배'가 열렸다. 예배가 열린 벡스코 컨벤션홀은 3000여 명의 참가자로 가득 찼다. ⓒ뉴스앤조이 이규혁
WCC 부산 총회 폐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6일 저녁에는 '한국교회와 함께하는 수요 예배'가 열렸다. WCC 한국준비위원회가 한국교회의 전통을 제대로 보여 주겠다 벼른 예배였다. 이날 예배가 열린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은 3000여 명의 WCC 참가자와 한국교회 교인으로 가득했다.

예배는 규모부터 남달랐다. 강단은 3개의 대형 스크린을 배경으로 넓고 높게 만들어졌다. 강단 왼편에는 100여 명의 합창단이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서 있었다. 합창단은 고전 악기와 현대 악기에 맞춰 성가를 불렀다. 합창은 웅장하게 퍼져 나갔다.

라틴아메리카, 북미,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중동, 카리브해, 태평양 8개 지역을 대표한 남녀 청소년이 강단 양편으로 나눠 앉았다. 그들의 역할은 각자가 속한 지역의 기도 제목을 읊는 것이었다. 아시아를 시작으로 아프리카, 유럽 등 8개 지역의 기도문이 차례대로 울려 퍼졌다.

하나의 기도문이 끝날 때마다 조명이 어두워졌다. 사회자는 "주여" 삼창을 하고 지역을 위해 통성으로 기도하자고 외쳤다. 여기저기서 주를 찾는 소리가 쏟아졌다. 한국 교인은 익숙한 듯 "주여" 삼창을 외치고, 통성으로 기도했다. 일부 교인의 방언 소리가 한 구역을 뒤덮기도 했다.

외국 참가자들은 각자 방식대로 기도에 참여했다. 방언 하는 한국 교인을 보며 사진을 찍고,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다. 고개를 숙인 채 기도문이 수록된 예배 순서 책자를 말없이 읽는 사람도 있었다. 일부는 통성기도에 참여했고, 일부는 예배를 관찰했다.

아프리카를 지나 유럽을 위한 기도에 다다랐다. 홀을 가득 메웠던 참가자들이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아직 4곳이 더 남았지만, 빼곡했던 자리는 눈에 띄게 듬성듬성했다.

떠나는 참가자들을 붙잡고 소감을 물었다. 네덜란드에서 온 참가자는 예배가 웅장하고 화려하다고 말했다. 그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Great show"라는 말을 반복했다. 삼삼오오 모인 젊은이들은 소감을 말하기 난처하다고 했다. 영국에서 온 루스(Ruth‧19) 씨는 어렵게 준비한 행사인데 솔직하게 말하기가 미안하다며, 다만 "젊은 사람들이 견디기엔 너무 길고 지루했다"고 말했다.

한국준비위원회는 새벽 기도와 통성기도가 오늘날 한국교회 부흥을 이끈 원동력이라고 소개했다. 한국교회 고유의 전통인 새벽 기도와 통성기도를 전 세계에 전파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외국 참가자는 통성기도로 이뤄진 예배에 참가자가 아닌 관찰자로 남았다.

예배는 밤 10시가 다 되어 끝났다. 수요 예배를 드린 사람들은 불 꺼진 벡스코 광장을 지나 각자 숙소로 향했다. 광장 구석구석에서 'WCC는 사탄'이라는 피켓을 든 사람들도 어둠 속에서 "주여" 삼창을 외치고 있었다.

▲ 100여 명의 합창단이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서 있다. 합창단은 고전 악기와 현대 악기에 맞춰 성가를 불렀다. ⓒ뉴스앤조이 이규혁
▲ 기도 시간에는 아시아를 시작으로 아프리카, 유럽 등 8개 지역의 청소년 대표들이 나와 기도문을 읊었다. 하나의 기도문이 끝날 때마다 "주여" 삼창을 외치고 통성기도를 했다. ⓒ뉴스앤조이 이규혁
한국준비위원회는 새벽 기도와 통성기도가 오늘날 한국교회 부흥을 이끈 원동력이라고 소개했다. 한국교회 고유의 전통인 새벽 기도와 통성기도를 전 세계에 전파하겠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규혁
▲ 수요 예배 참석자들. 지역을 위한 기도가 절반쯤 진행됐을 때, 컨벤션홀을 가득 메웠던 참가자들이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뉴스앤조이 이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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