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정의 문제에 교회가 어떻게 접근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WCC가 금융 문제와 새로운 인권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8일째인 11월 6일 오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 모인 참가자들은 사회정의 문제에 교회가 어떻게 접근할지 고민했다. '생명의 하나님, 오늘의 세상 속에서 정의를 행하도록 우리를 이끄소서'란 주제로 열린 회의에는 인권과 후천성면역결핍증(HIV) 문제 등의 이야기가 오갔다. 이날 초청 토론자로 나선 이들은 정의 실현을 위해서 기도뿐 아니라 실천도 병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독일 베를린에서 온 줄리아 듀크로우 목사(특수 목회 인권평화부장)는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았기 때문에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며 인권을 강조했다. 그는 다국적 기업이 원주민의 인권을 짓밟고 있다면서 교회가 그들과 함께 투쟁해야 한다고 했다. 일례로 한국의 포스코가 인도에 제철소를 짓는 과정에서 원주민에게 폭력과 협박, 강제 퇴거 등 반인권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HIV 감염자들과 함께 지내며 돕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퓸질레 마비젤라 목사는 아프리카와 제3세계의 HIV 감염자들이 치료 약품 공급이 잘 안 돼 고통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각국 정부가 이들을 책임질 수 있도록 교회는 기도에서 실천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발제 후 토론 시간에는 WCC의 분발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말레이시아 마틴 코어(개발도상국 정책연구원) 씨는 WCC가 HIV 의약품 유통 문제나 금융 타락에 대한 문제 해결을 위한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고 했다. 듀크로우 목사는 과거 WCC가 인종주의 폐지 등 인권을 위해 싸운 것처럼 앞으로도 인권 신장을 위한 새로운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했다.

▲ 초청 발제자들의 발언이 이어질 때마다 객석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반면 정교회 이오시프 아르헨티나 대주교는 사랑 없는 정의는 없다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강조했다. 이오시프 대주교는 예수 없이 정의를 성취할 수 없다면서 복음을 통해 세계 만인이 예수에게 돌아가는 것이야말로 정의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초청 토론자들의 발제에 이어 청중 발언이 이어졌다. 세계 각국에서 온 발언자들은 환경과 경제 문제로 신음하는 이들을 대변했다. 남태평양 투바루 공화국에서 온 타퓨 루사마 씨는 해수면 상승으로 주민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왜 자신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도움과 관심을 요청했다.

그리스 마다가스카에서 온 루카스 안드리아노스 박사는 교수로 재직하던 중 경제 위기로 교단을 떠나야 했다. 그에 따르면 아름다웠던 그리스인의 삶은 경제 위기 이후 180도 달라졌다. 언론의 보도대로 많이 이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기아로 고통받고 있다. 돈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이도 늘고 있다. 안드리아노스 박사는 WCC가 생태정의뿐만 아니라 사회구조 악 개선을 위해 힘써 달라고 말했다.

사회를 본 안젤리크 워커-스미스 목사는 "여러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여러분에게 '무엇을 하겠느냐'고 질문하고 싶다. 어떤 전략으로 에큐메니컬 행동을 하는지는 여러분의 몫"이라고 말하며 토론회를 끝마쳤다. 

▲ 전체 회의에 앞서 축하 찬양을 하고 있는 어린이 찬양단의 모습. ⓒ뉴스앤조이 이용필
▲ 정의 전체 회의에 참관한 총회 임원진 모습. 왼쪽부터 월터 알트만 의장(왼쪽), 울라프 픽쉐 트베이트 총무.(사진 맨 오른쪽)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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