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기독교인의 축제로 불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가 10월 30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됐다. 오전에 열린 개막 예배 위원들의 모습. (사진 제공 WCC )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됐다. 10월 30일 오후 2시 15분, 월터 알트만 WCC 중앙위원회 의장이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개회를 선언하자 참석자들은 기립 박수로 환영했다. 11월 8일까지 열리는 이번 총회에는 전 세계 5000여 명의 기독교인이 참석한다. 1961년 인도 제3차 뉴델리 총회 이후,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총회다.

개막식 축사를 전한 김삼환 WCC한국준비위원회 대표대회장은 '생명의 하나님 정의와 평화로 우리를 이끄소서'라는 총회 주제를 강조했다. 그는 인간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하나님께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특히 세계 교회 지도자에게 선교와 봉사의 사명을 회복해 달라고 당부했다. 울라프 픽쉐 트베이트 WCC 총무는 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협조를 아끼지 않은 한국교회와 정부 기관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김삼환 대표대회장이 개막식에서 축사를 전하며 참가자들에게 환영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앞서 오전 11시에 열린 개막 예배에는 4000여 명이 참석했다. 설교는 카레킨 2세 아르메니아정교회 총대주교가 전했다. 그는 식민지 지배와 분단의 아픔을 아르메니아인도 경험했기 때문에 한국인의 아픔과 고통을 헤아릴 수 있다고 했다. 카레킨 총대주교는 참석자들에게 분단된 남과 북이 화해하고, 통일을 이뤄 평화롭게 살도록 함께 기도하자고 했다.

▲ 축사에 이어 한국 기독교 선교 역사와 평화를 염원한 공연이 펼쳐졌다. 한반도에 복음의 씨앗이 뿌려진 것을 노래와 춤으로 표현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날 WCC 개막 행사를 지켜본 이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광주에서 온 고옥림 집사는 WCC 총회를 피부로 느끼고 싶어서 찾았다고 했다. 고 집사는 설교에 앞서 온몸에 재를 뒤집어쓰던 회개 의식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구약시대에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하라는 말씀을 그대로 재현해 낸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부산에서 온 박경자·정정임 집사는 예배가 은혜로웠다고 말했다. 몸에 재를 바른 의식을 제외하고는 평소 교회에서 하던 예배와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10월 29일에 열린 WCC 반대 집회를 두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박 집사는 "잘 치르도록 돕지 못할망정 국제적 망신을 당할까 걱정이다. 반대할 힘으로 신천지 반대 운동이나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 월터 알트만 WCC 중앙위원회 의장이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개회를 선언하자 참석자들은 기립 박수로 환영했다.(사진 위) 개막식 이후 중앙위원회에서 보고자로 나선 월터 알트만 의장의 모습.(사진 아래) ⓒ뉴스앤조이 이용필

열흘 동안 치러지는 총회는 성경 공부를 비롯해 주제 회의, 에큐메니컬 좌담, 마당 전시회 등으로 진행된다. 성경 공부는 총회 주제를 성서 본문에 비춰 탐구하고 총회 참가자들 각자의 삶에서 겪은 체험을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주제 회의 시간에는 교회와 사회에서 활동하는 강연자들의 발표를 통해 현재 세계의 상황과 교회 역할, WCC의 활동을 함께 고민한다. 에큐메니컬 좌담에서는 △기독교 이민자들의 비율과 수의 증가 △세계 여러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교 간 관계들의 시급한 도전들 △변화하는 사회적 패턴들과 교회의 다양한 반응들 등 총 21개의 주제를 놓고 토론한다. 주말에는 서울·부산·광주·제주 등 전국 교회로 흩어져 개교회 예배와 한국 문화 체험 등을 할 예정이다. 

▲ 총회 개막식에는 불교와 원불교, 유교 등 이웃 종교 지도자들도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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