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임을 앞둔 한동대 김영길 총장이 기자 간담회를 열고 소회를 밝혔다. 퇴임 후 김 총장은 유엔과 유네스코 등 국제 업무 사업을 통해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석

퇴임을 3개월여 앞둔 한동대학교 김영길 총장이 10월 14일 서울 서빙고동 온누리교회 순형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퇴임을 앞둔 소회를 밝히고 향후 행보를 예고했다.

1995년부터 19년간 네 차례 연임하며 한동대를 이끌어 온 김 총장은 "일반대학 총장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개교를 얼마 앞두고 설립자의 회사 부도로 우여곡절 끝에 개교한 한동대는 오랜 기간 재정난을 겪었다. 김 총장은 초창기 재정난 해소를 위해 후원 모금 활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았고, 재정 문제로 인해 53일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재임 시 일각에서 독단적 리더십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 김 총장은 교수들과 소통에 소홀했던 것을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후원 모금 활동과 대외 업무로 인해 학교 밖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던 제약도 있었지만, 과학자로서 대화 능력이 부족했던 자신의 성격도 인정했다. "여러 오해들이 대화를 통해 해소될 수 있었는데 교수님들과 대화하는 자리를 많이 만들지 못해 아쉽다."

김 총장이 퇴임을 고민한 시점은 2년 전이다. "한국에서는 가장 오래 한 총장이다. 19년간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다 해 봤다. 안착기에 들어선 한동대가 다시 도약할 시점인데 지휘봉을 넘겨서 새로운 분이 도약을 이끌도록 하는 게 어떨까 고민하게 됐다." 김범일 이사장이 수차례 만류했지만 19년을 끝으로 총장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이사회에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 총장은 향후 국제 업무를 통해 활동하고 싶다는 비전을 내비쳤다. 2007년 유네스코는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지식 격차를 줄이려는 세계 대학 간 협력 교육 프로그램인 유니트윈(UNITWIN, University Twinning & Networking) 네트워크 주관 대학으로 한동대를 지정했다. 2011년 한동대는 유엔 아카데믹 임팩트(UNAI) '글로벌 고등교육 역량 강화'를 실현하기 위한 중심 대학으로 지정됐고, 김영길 총장은 UNAI 한국 협의회 공동회장을 맡았다. 자신이 주도한 이 두 가지 사업을 계속해서 이끌겠다는 것이다.

또한 저서 <신트로피 드라마>(두란노)를 펴내 정직과 성실, 회복을 강조하는 새로운 신앙 운동을 주창하고 싶다는 뜻도 피력했다. 10월 말 출간될 그의 저서에는 과학자로서 회심을 하기까지 자신의 간증과 한동대를 이끌어 온 여정과 교육 철학, 그리고 크리스천 리더십에 대한 그의 생각이 담길 예정이다.

김 총장은 올해 여름 교수 수련회에서 명예총장을 맡아 차기 총장과 협력하며 국제화 작업을 돕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학내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 13일 교내 인트라넷에 입장문을 발표해 "명예총장으로 섬기고자 했던 소망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한동대 이사회는 지난 2월부터 신임 총장 인선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8월 말까지 완료하려 했던 후보 청빙 작업은 추천 적격자가 나타나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이사 5명과 외부 인사 2명으로 구성된 총장 인선위원회(이성만 위원장)는 후보 모집 기한을 연장해 △교육 비전 △학문 업적 △재정 모금 능력 △원만한 신앙 인격 등 5가지 요건을 갖춘 후보를 10월 31일까지 모집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