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안명환 총회장)이 여성 선교사에게 임시로 성례권을 허락했다. 지난 9월 예장합동 98회 총회는 총회세계선교회(GMS·박무용 이사장)의 보고와 함께 여 선교사 성례에 대한 청원을 수락했다. 성례권을 원하는 여 선교사는 GMS 본부의 심의를 거쳐 성례를 베풀 수 있게 된다. 3년 한시적으로 오지 선교사에 한해 허용하는 조건이 붙어 매우 제한적이지만, 성례권이 없어 사역에 어려움을 겪었던 독신 여 선교사들의 애로 사항을 어느 정도 해결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다.

GMS 내 독신 여 선교사는 90명 정도다. 이들에게 성례권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수년간 지속됐지만, 교단 정서상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오지에서 사역하는 여 선교사들은 성찬과 세례를 주기 위해 다른 목사를 섭외해야 하는 고충이 있었다. 오지에 사람을 데려오는 것도 힘들뿐더러, 자신이 섬기고 가르쳐 회심한 사람이 다른 목사에게 세례를 받아야 하는 것도 아쉬웠다. 이런 이유로 예장합동 GMS를 떠나 다른 선교 단체로 가는 여 선교사들도 나왔다.

GMS 이사들은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 여 선교사에게 성례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교단 총회에 청원하기로 했다. GMS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조기산 목사는 "GMS에 생명 바쳐서 선교하는 신실한 여 선교사들이 많다. 이들을 직접 만나 대화해 보니 성례권이 없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여 선교사들이 마음껏 선교할 수 있게 길을 열어 주자"고 말했다. (관련 기사 : 현안 논의 못한 GMS 이사회 총회)

여성에 대한 논의가 전무한 예장합동에서 여 선교사의 성례권을 인정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한 GMS 직원은 "교단의 신학적인 입장이 있지만, 오지 선교의 편의를 봐 주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선교지 활성화를 위해 잘된 일이다"고 평했다. 매년 교단 총회 때마다 여성 목사 안수를 요청하는 총신대 신대원 여동문회도 이 결의를 환영했다. 한 회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여성 사역자의 위상을 재고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발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권효 / <마르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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