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신장로교회에서 '축복과 저주를 선택하라'는 주제로 설교한 김성길 목사. 그는 교인들에게 비판은 없어져야 하는 것이라며 순종을 강조했다. ⓒ마르투스 이명구

철 지난 축복과 저주의 설교가 첨단의 도시 뉴욕에서 울렸다. 9월 20일 효신장로교회(문석호 목사)에서 말이다. '복 있는 사람'이란 제목의 설교를 전한 이는 멀리 한국에서 온 김성길 목사(수원 시은소교회). 퀸즈장로교회 원로 장영춘 목사와의 인연으로 뉴욕을 찾은 김 목사는 9월 13일 퀸즈장로교회(임시당회장 장연춘 목사) 부흥회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설교를 전했다. (관련 기사 : 장영춘 목사 '원로 위치서 기도하겠다')

공교롭게도, 두 곳 모두 목회자의 독단적 목회를 지적하는 내·외부 비판에 직면해 있었다. 비판은 효신장로교회 문석호 목사와 퀸즈장로교회 원로 장영춘 목사를 향했다. 두 곳의 교회는 <미주뉴스앤조이> 기사로 교계에 오르내렸다. (관련 기사 : '시끌시끌' 효신장로교회, 왜?)

김 목사는 "축복과 저주를 선택하라"고 강조했다. 비판은 조심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 없어져야 되는 것이라며 그저 '아멘 아멘'하며 순종하고 복을 받으라고 했다. 거역하면 저주를 받는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또, '인터넷 매체', '기독교 언론'을 거론하며 <미주뉴스앤조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자기들이 속는 줄도 모르고 사탄의 꼬리 역할을 한다"고도 했다.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착각하는 사람들, 삶이 바로 서게 해 달라"

"무슨 인터넷 방송이니 뉴스니 목사·장로·집사 이런 사람들이 사장 내지는 이사로 있는 기독교 계통의 언론 매체들까지도 자기들이 속는 줄도 모르고, 사탄의 꼬리 역할을 하는 줄도 모르고 교회를 바로잡겠다고, 사명을 다하는 줄로 착각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은혜와 평강으로, 복음의 헌신으로'라는 제목으로 열린 효신장로교회 부흥회에서 김 목사는 목회자들과 장로들을 향한 비난이 '사명을 저버린 것'이 아니라 마지막 시대의 특징이라며 설교를 시작했다. "말씀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서 감사하다"며 김 목사는 "교회의 목사·권사·장로가,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착각한다. 삶이 바로 서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기도를 마친 김 목사는 목사의 부르심을 역설했다. "교회에 많은 문제가 있어도 불신자들이 돌아오는 모습을 볼 때 (목사는) 하나님이 부르셨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여기(교회) 존재한다는 것은 누군가가 나를 위해 희생했다는 증거"라고도 덧붙였다.

김 목사는 이어 "사탄이라는 말은 우리말로 직역하면 참소자"라며 "(참소자는) 모세와 예수님까지 참소한다"고 말했다. "햇빛이 밝을수록 그림자는 짙은 법"이라고 덧붙였다.

"여기 참석하신 분들은 다 절대로 복 받을 일이 아니면 하지 마세요"

김 목사는 "복을 택하느냐 저주를 택하느냐는 각자 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퀸즈장로교회 부흥회 당시 설교에서 반말, 목사 욕하면 저주 받는다는 말을 했고 그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며, "복과 저주를 주신 것은 하나님"이라고 말했다. 목사 개인의 설교가 아닌 '하나님의 말씀'이라고도 강조했다.

김 목사는 "제 말이 아니다. 하나님 말씀이다"는 말을 계속하며 교인들을 향해 "내가 한 비판으로 인해 나를 심판하는 것"이라며 "비판은 조심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장로교에 권징조례가 있는데, 간음을 해도, 도둑질을 해도 사기를 쳐도 면직·제명·출교는 안 한다"면서 "면직·출교하는 죄는 딱 두 가지인데 이단과 관계되거나 교회를 불법으로 나누는 자"라고 말했다.

이날 설교에 대해 문석호 목사의 목회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일부 교인들은 '표적 설교'를 한 셈이라며 반발했다고 전해졌다. 김 목사는 퀸즈장로교회에서 비슷한 내용의 설교를 전한 바 있다.

<미주뉴스앤조이>와 한 통화에서 문석호 목사는 부흥회 전 설교 내용에 대해 김성길 목사와 의논한 적은 없으며, 김 목사의 뉴욕 방문 소식을 듣고 부흥회에 강사로 초청했다고 했다. 문 목사는 "(김 목사가) 교회 사정과 언론 보도에 대해 알고 있더라"고도 덧붙였다.

김성길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소속 목회자로, 총회세계선교회(GMS) 이사장과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재단이사, NGO 해피나우 대표회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전현진 / <미주뉴스앤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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