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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터전 잃은 넝마공동체에 희년을
희년함께 등 7개 단체 희년 실천 주일 예배, 강남구청 강제 철거 사과와 주민 거처 마련 촉구
  • 이규혁 (leegyuhyuk@newsnjoy.or.kr)
  • 승인 2013.09.15 23:46

   
▲ '넝마공동체 주민과 함께 드리는 희년 실천 주일 연합 예배'가 9월 15일 강남구청 앞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개신교 활동가, 시민, 넝마공동체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여했다. ⓒ뉴스앤조이 이규혁

9월 15일 오후 4시 강남구청 앞, 100여 명의 개신교인과 일반인, 넝마공동체 주민들이 모였다. 희년함께·성서한국 등 7개 개신교 단체가 '희년함께희년실천주일위원회'를 구성해 '넝마공동체 주민과 함께 드리는 희년 실천 주일 연합 예배'를 개최했다.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경찰 10여 명이 곳곳에 배치됐지만, 예배는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특별 공연에 나선 길가는밴드의 장현호 씨는 "우리를 보호해 주신 경찰들에게 감사하다"며 인사하기도 했다.

강남구 대치동 508번지. 영동5교 다리 밑은 넝마공동체의 성전이자, 생활 터전이었다. 2012년 말 강남구청의 행정 대집행으로 주거지에서 내쫓긴 넝마공동체는 갈 곳 없이 그해 겨울과 올해 여름을 강남구청 앞에서 지내고 있다.

   
▲ 설교를 맡은 방인성 목사는 "생존권과 주거권, 인권을 위해 싸우는 것은 어떤 법보다 위에 있다"며 넝마공동체를 거리로 내쫓는 것은 희년 정신에 위배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규혁

연합 예배 설교에 나선 방인성 목사(희년함께 공동대표)는 "27년 동안 생활한 터전을 잃고, 10개월간 거리에서 투쟁하는 넝마공동체 주민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전한다"면서 "개신교 목회자로서 넝마공동체 주민들과 짐을 제대로 나누지 못하는 것 같아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진 설교에서 방인성 목사는 희년을 "노예, 빚진 자, 가난한 자들에게 자유와 해방을 주는 좋은 전통이자 하나님의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땅에 모든 것은 하나님의 것이고 하나님의 땅을 백성에게 나눠 주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이라며 넝마공동체가 살 곳을 잃고 길거리에 내쫓긴 것은 희년 정신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예배에 참석한 넝마공동체 창립자 윤팔병(빈민 활동가) 씨는 방 목사의 설교 내내 고개를 끄덕였다.

또 생존권과 주거권, 인권을 위해 싸우는 것은 어떤 법보다 위에 있으며, 이를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는 것이라고 소리 높였다. 마지막으로 넝마공동체 주민들을 향해 "여러분들이야말로 진정한 그리스도인들"이라며 하나님이 넝마공동체 주민들의 목소리를 꼭 들어줄 것이라고 했다.

넝마공동체 주민들을 대표해 발언에 나선 이옥단(넝마공동체) 부대표는 기독교인이 넝마공동체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해 주고 있는 것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부대표는 "하나님의 땅을 공평하게 나눠 쓰는 게 성경적이라고 알고 있다"며 넝마공동체의 컨테이너를 불법으로 철거한 강남구청의 행동을 비판했다. 또 강남구청과 구청장을 향해 조속히 잘못을 인정하고, 넝마공동체를 위한 거처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 이옥단 넝마공동체 부대표가 주민들을 대표해 발언하고 있다. 이 부대표는 넝마공동체의 터전을 강제 철거한 강남구청을 비판하며 거처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뉴스앤조이 이규혁

넝마공동체는 일명 왕초라 불리는 우두머리에게 착취당하는 넝마주이들의 삶과 취업이 어려운 재소자들을 돕고자 1986년 윤팔병 씨가 창립했다. 창립 후 27년간 영동5교 다리 밑 300여 평의 부지에 컨테이너를 두고 300여 명의 빈민가들이 넝마주이를 하며 공동생활을 이어 왔다. 넝마주이로 얻은 소득의 90%를 생활비로 사용하고 10%만 공동체에 내 놓는 방식으로 운영돼 빈민 공동체와 재활 활동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아 왔다. 현재까지 3000여 명의 빈민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2년 10월과 11월 강남구청이 불법 시설물 정비와 화재 우려 등을 이유로 넝마공동체가 생활하던 주거지를 강제 철거하면서, 넝마공동체 주민들은 27년 동안 생활하던 터전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렸다. 현재 넝마공동체 주민들은 강남구청 앞에서 10개월째 농성 중이며, 강남구청은 인권침해라는 서울시의 권고에도 요지부동인 상태다.

예배가 끝난 후, 참석자들은 넝마공동체 주민들이 준비한 떡과 음료를 나눠 먹으며 위로와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돌아가는 예배 참석자들을 향해 이옥단 부대표는 "우리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하나님의 말씀처럼 많은 기독교인이 도와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 기도하는 윤팔병 넝마공동체 창립자(가운데)와 이옥단 부대표(오른쪽). ⓒ뉴스앤조이 이규혁

   
▲ 성서한국에 참여한 청년들이 쓴 넝마공동체를 지지하는 현수막. ⓒ뉴스앤조이 이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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