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MS가 9월 5일 월문리 훈련원에서 제16회기 이사회 정기총회를 열었다. 선교사 해벌 조항, 여성 선교사 성례 등은 논의했지만, 조사처리위 보고서, 미주 법인 및 사무소 등 민감한 현안들은 논의하지 못했다. ⓒ마르투스 구권효

총회세계선교회(GMS·박무용 이사장)가 9월 5일 경기도 화성시 월문리 훈련원에서 이사회 정기총회를 열었으나, 별 다른 논의 없이 1시간 30분 만에 폐회했다. 이사들은 선교사 해벌 조항을 신설하고 여성 선교사의 성례 등은 논의했으나, GMS조사처리위원회(김근수 위원장) 보고서와 미주연락사무소 매각, 미주 법인 이사로 면직 목사인 박헌성 씨가 선정된 문제 등 민감한 현안들은 논의하지 않았다.

선교사 해벌 가능하도록 운영 규칙 수정

GMS는 운영 규칙에 선교사 해벌 조항을 만들었다. 운영 규칙 제6장 5절에는 권고사직이나 그 이상의 징계를 받은 자는 복직할 수 없다고 나와 있다. 이사들은 이 조항이 독소 조항이라는 것에 공감하고, "권고사직이나 징계를 받은 자가 만족할 만한 회개의 증거를 보일 때는 해벌할 수 있다"고 수정하기로 만장일치 가결했다. 문구를 놓고 여러 의견이 오갔지만, 총회 헌법 예배 모범 제17장 해벌 부분을 참고했다.

하지만 선교사 재심위원회를 구성하거나 해벌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마련하는 데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GMS조사처리위는 총회장에게 올린 최종 보고서에서, 선교사 재심 규정을 만들고 재심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GMS 임원회에 주문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GMS, 면직 선교사 해벌 조항 만든다)

▲ 이사들은 만장일치로 GMS 운영 규칙에 선교사 해벌 조항을 신설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까지 논의하지는 못했다. ⓒ마르투스 구권효

여성 선교사 성례권 교단 총회에 청원하기로

▲ GMS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조기산 목사는 여성 선교사들의 성례를 진지하게 논의하자고 발언했다. 이사들은 98회 교단 총회에 여 선교사들의 성례를 허락해 달라고 청원하기로 했다. ⓒ마르투스 구권효

이사들은 교단이 여성 선교사들의 성례를 허락하지 않아 선교지에서 어려움이 많다는 데 동의하고, 98회 총회에 여성 선교사들의 성례를 허락해 달라고 청원하기로 했다. GMS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조기산 목사는 "GMS에 생명 걸고 사역하는 여 선교사들이 많은데, 선교지에서 성찬과 세례를 인도할 수 없어 힘들어 하고 있다. 여 선교사들이 마음껏 선교할 수 있게 길을 열어 주자"고 제안했다.

박무용 이사장과 민찬기 부이사장이 구체적인 안을 내놨다. 민 부이사장은 GMS 이사·회원 이름으로 결의서 형식의 문서를 만들어서 98회 교단 총회에 청원해 보자고 했다. 이사들은 만장일치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지난 97회 예장합동 총회에는 여성 선교사 및 여성 군목에 대한 안수위원회를 설치하자는 헌의가 올라왔으나, 논의 한번 되지 않고 기각된 바 있다. (관련 기사 : [총회18] 여성 안수, 또 기각) 조기산 목사는 GMS에서 파송받고 싶어도 성례를 하지 못하는 점이 걸려 다른 선교 단체로 가는 여 선교사들이 많다고 전했다.

미주 법인, GMS조사위 보고서는 논의 안 돼

이번 GMS 이사회 정기총회는 임원 선거가 없는 행정 총회였다. 임원 선거가 있는 총회보다 행정 총회에 대한 관심이 덜하다 하더라도, 이번 총회에서는 논의될 것이라 예상됐던 쟁점들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이사들이 1년 한 번 모이는 자리지만, 총회는 11시 20분경 시작해 12시 50분경 끝났다. 65명의 이사들이 참석했다.

GMS 사태의 기폭제이자 임원-선교사-이사 간 불신의 상징이 된 미주사무소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미주사무소는 2011·2012년 이사회 총회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매각하기로' 두 번이나 결의했지만, 여태까지 팔리지 않았다.

미주 법인 이사인 박무용 이사장, 하귀호 명예이사장, 한성수 선교사가 손해 보는 가격이라도 팔았으면 끝났을 일이다. 하지만 임원회는 미주사무소를 매각하기 위해 미주 법인 이사를 16명으로 확장해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관련 기사 : GMS, 미주 법인 이사회 확장) 일각에서는 기존 미주 법인 이사 세 명이 애초에 팔려는 의지가 없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미주 법인 이사로 선정된 박헌성 씨는 지난 7월 총회 이탈죄로 KAPC에서 면직당한 바 있다. 하지만 이사회 총회에서는 아무런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 (사진 제공 <미주뉴스앤조이>)

미주 법인 이사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이사로 선정된 사람 중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KAPC·엄영민 총회장)에서 면직된 박헌성 씨(나성열린문교회)가 포함됐다. 박 씨는 지난 5월 KAPC 총회에서 몇몇 목사들과 이탈해 다른 총회를 만들었다. KAPC는 7월 박 씨를 비롯한 이탈자들을 면직했다. (관련 기사 : 목사 면직된 박헌성 씨, 예장합동 GMS 이사 선임)

GMS조사처리위의 보고서도 아예 논의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총회장에게 올린 것이지만, 그 중에는 GMS 법인화에 대한 내용이 있어 이사회 총회에서 논의할 만한 문제였다. 선교사기금인 상호의료기금 9억 원을 증여·대여해 설립한 사회복지 법인은 GMS 산하기관으로 기록돼 있기는 하지만, 엄격히 말하면 다른 정관을 가지고 있는 다른 단체다. 이에 대한 법적 구속력을 지니기 위해 GMS도 법인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이 조사처리위 보고서에 실렸다. 하지만 이사들은 조사처리위 보고서가 98회 총회에 상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교단 총회가 끝난 후 논의하자며 토의를 미뤘다.

예상보다 일찍 끝난 이사회 총회에 이사들은 여러 가지 입장을 보였다. 한 이사는 "수뇌부에서 이미 입을 맞춘 것 같다. 기타 안건으로 나올 만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며 중진들을 의심했다. 다른 이사는 "중요한 이슈가 별로 없지 않았나. 미주사무소는 매각한다는 원칙이 바뀐 것은 아니니 문제 삼을 게 없다. 박헌성 씨는 이사회 총회에서 얘기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사는 "행정 총회는 이사들이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권효 / <마르투스> 기자
본보 제휴 <마르투스>(www.martus.or.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