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6월 26일 미국의 연방대법원은 연방 결혼보호법(DOMA)이 위헌이라고 판결하여, 동성애자들 간의 결혼을 연방 차원에서 합법화시키고 말았다. 미국의 경우 각 주마다 법이 다르므로, 아직까지는 동성 간의 결혼을 금지한 주에게로까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머지않은 시기에 미국은 완전히 동성 간의 결혼이 합법화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 되었다.

한국은 여전히 보수적인 색채가 전반적으로 강하게 지배하고 있어서, 합법화의 단계로 가는 데에는 시일이 더 걸리겠지만, 동성애를 인권적인 차원에서 보려는 세계적인 추세의 영향 때문에 미국과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 분명할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동성애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성경적으로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가 중요할 것이다.

우선 기억할 것은 성경에서 동성애를 죄로 규정하고 있으며, 하나님께서 금하시는 잘못된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레 18:22, 20:13, 롬 1:26~27)는 점이다. 따라서 크리스천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며 살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동성애가 죄악 된 행위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흔히 동성애를 죄로 보지 않고 이것은 성 호르몬이나 유전자 때문에 동성애적 성향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임을 강조하는 경우가 있다. 선천적 장애를 죄라고 볼 수 없듯이, 동성애적 경향도 죄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죄의 본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우리는 음욕을 품는 마음을 가지고 태어나며, 남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기질을 가지고 태어난다. 남의 것을 탐하는 기질도 가지고 태어난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성경은 죄라고 규정하고 있다. 동성애적 기질이 후천적인 것이 아니라 선척적인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100%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니지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여전히 동성애는 죄이다.

또한 예수님께서 세리와 창기를 받으셨던 것처럼, 동성애자들을 분명히 받으셨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나도 그러한 주장에 동의한다. 하나님 앞에서 용서받지 못할 죄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힌 여인에게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고 하셨던 것처럼(요 8:11), 동성애자에게도 이제는 다시는 동성애의 삶에서 떠나라고 요구하실 것이다.

우리는 크리스천들로서 세상의 법이 성경적인 원리를 구현하도록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노동법이나 세법이 성경적 나눔의 원리나 안식의 원리를 잘 반영하도록 노력을 해야 하고 지금과 같은 불평등을 개선하는 것에 노력해야 하듯이, 동성애가 사회 속에서 조장되지 않도록 결혼보호법과 같은 입법 등을 통해서 신성한 결혼을 보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의 노력은 성공을 거둘 수 없을지도 모른다. 마음으로 미워하는 것이 하나님 앞에서 죄이지만, 그것을 입법화시켜서 처벌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미 미국을 비롯하여 세계에서 동성애가 합법적인 일이 되어 가고 있으며 그러한 추세를 막을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더 나아가 동성애가 죄라고 하는 사실은 그러니까 동성애자들을 향해 비난과 차별을 가해도 좋다는 말은 아니다. 기독교인이라고 이름 하는 사람들 중에는 극단적인 신도들이 있어서, 타 종교나 동성애자들을 향해서 독설을 퍼붓고 모욕을 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구약성경에 보면 우상들을 불태우고 찍어버리는 것이 신실한 성도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고, 음행을 저지르는 자들을 처형하는 것이 하나님 앞에 신실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도 그렇게 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구약에서 이스라엘은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하나님의 백성이었다. 그들은 하나님과의 언약을 통해 오로지 하나님만을 섬기며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기로 맹세한 민족이었고,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의 형벌을 받기로 약조한 백성이었다. 그래서 그들의 범죄는 처벌의 대상이었고, 이스라엘 민족에게서 죄를 제거하는 것은 바른 일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구약의 이스라엘과는 다른 시대에 살고 있다. 신정국가 시대가 아닌 것이다. 이러한 우리 시대를 향해서 주시는 말씀은 이렇다. "밖에 있는 사람들을 판단하는 것이야 내게 무슨 상관이 있으리요마는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이야 너희가 판단하지 아니하랴? 밖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님이 심판하시려니와 이 악한 사람은 너희 중에서 내쫓으라(고전 5:12~13)." 즉 불신자들이 우상을 섬기든 말든, 불신자들이 동성애를 하든 말든, 도둑질을 하든 말든 성도들이 상관할 바가 아니라는 말이다. 절간에서 우상을 섬기고 있다고 하여 분노함으로 다가가 불상을 찍어 버릴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동성애자가 혐오스러운 행동을 한다고 하여, 그들에게 다가가 똥물을 던져 버릴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아쉽게도 하나님의 말씀대로 신실하게 살려고 하는 성도들 가운데 의로운 분노가 가득한 나머지 동성애자들에게 달려가 멱살을 붙잡고 욕을 해 대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아쉽게도 타 종교의 담장 안으로 넘어 들어가 우상을 박살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소위 경건하다는 성도들 가운데 많이 있다. 그런데 성경을 좀 읽어 보라. 세상 사람들이 전봇대로 이를 쑤시든 말든, 상관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고전 5:12). 밖에 있는 사람들, 즉 불신자들의 악한 행동들은 하나님께서 판단하실 것이기 때문이다(고전 5:13).

아쉽게도 우리 가운데 나 자신에게서 발견되는 우상과 죄악들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불신자들의 우상숭배나 동성애에 대해서 마음이 불편한 것 이상으로 나 자신의 죄악에 대해서 더욱 불편해하고 분노해야 하지 않는가? 내 마음 속의 탐욕과 물질을 우상으로 섬기며 하나님의 말씀에서 떠나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가슴을 치고 회개해야 할 것이 아닌가? 놀랍게도 우리는 나 자신의 죄에 대해선 너무나도 관대하면서, 하나님께서 상관할 필요 없다고 말씀하신 외부 사람들, 즉 불신자들의 죄악에 대해서 너무 민감해하고 있다.

더 나아가 아쉽게도 우리 교회 안에 들어와 있는 죄악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가 없다. 교회 안에 들어와 있는 악한 사람들, 즉 음행을 저지르거나 우상숭배를 하거나 여러 가지 악한 일을 하는 교인들이 있다면, 그들은 교회 내에서 축출해 버리라고 성경은 권고하고 있다(고후 5:13). 그런데 교회 내에 있는 여러 성직자의 잘못에 대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감싸고돌고 있는 이상한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소위 한국 사람 특유의 '내 식구 감싸기' 관행인가?

우리는 정치인들이 동성애 문제를 가지고 자신들의 득표 활동에 활용하는 것에 말려 들어가면 안 된다. 아마도 보수적인 정당에서는 동성애 문제를 제기하여 기독교인들의 표를 자신들에게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미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단순히 동성애 문제만 가지고 어느 정당과 밀착하게 된다면, 기독교가 어떤 정당과 밀착된 종교라는 잘못된 시그널을 사람들에게 줄 수 있고, 결과적으로 그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당할 가능성이 많다. 복음은 한편의 정치적 당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복음인데, 섣부른 우리들의 판단하에 정치인들의 전략에 빨려든다면 복음이 어느 정당을 위해서 봉사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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