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코디 애시(Cody Asche)의 날이었다. 코디 애시는 메이저 리그 첫 번째 홈런을 포함하여 5타수 3안타로 오늘의 필라델피아 팀 승리에 적지 않은 공헌을 했다. 코디 애시는 금년에 처음으로 메이저 리그에 발을 들여 놓은 신인 선수(rookie)이다.

하지만 그의 메이저 리그 경력은 순조롭지 못했다. 류현진처럼 당당하게 10승씩을 따내며 다저스 팀을 서부 내셔널 리그의 선두의 자리에 가게 만든 루키들도 있고, 도미닉 브라운(Dominic Brown)처럼 메이저 리그 첫 타석부터 홈런으로 전입신고를 한 선수들도 있지만, 코디 애시는 출전한 6번의 경기에서 겨우 안타 하나만을 기록하여 0할 5푼 9리를 기록하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필리스 감독인 찰리 매뉴얼은 안타 하나 치지 못하는 코디 애시를 꾸준히 선수로 내보냈다. 그만큼 내보낼 만한 선수가 별로 없다는 것이 필리스의 문제일 것이다. 몇 년 전에는 월드 시리즈까지 따냈던 필라델피아에 지금은 주목받을 만한 선수들이 없다. 필리스 경기를 대하는 사람들마다 필라델피아는 이제 메이저 리그 팀이 아니라 트리플 에이 수준의 팀이라는 자조적인 말도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내보낼 만한 선수가 없다 하더라도 6게임 출전에 단 하나의 안타만을 때린 선수를 계속해서 기용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단이다. 그 사이에 필리스 팀은 대부분의 모든 경기에서 졌다. 그러면 다른 선수들이라도 내보내는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했는데, 놀랍게도 찰리 매뉴얼 감독은 계속해서 코디 애시를 내보냈다. 언젠가 찰리 매뉴얼 감독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타격 감각을 찾고 타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많은 출전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필리스의 4번 타자 라이언 하워드(Ryan Howard)가 슬럼프에 있을 때에도 계속해서 4번의 자리에서 빼지 않고 계속 출전시키는 이유를 기자들이 물었을 때, 대답한 말이었다.

물론 찰리 매뉴얼은 그 선수의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런 가능성이 없는 선수를 무조건 내보내는 감독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능성이 있다면, 아무리 성적이 좋지 못하다 하더라도 좀 더 참고 인내하며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오늘은 찰리 매뉴얼 감독의 인내심이 열매를 맺는 순간이었다. 코디 애시는 점점 그 타격감을 찾았고, 오늘 경기에서 홈런과 2루타를 포함하여 2타점을 올리며 단숨에 타율을 2할 3푼 1리로 끌어올렸다.

우리는 너무 조급하다. 우물에 가서 숭늉을 찾는 게 우리의 모습이고, 당장 효과가 나지 않으면 무슨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안달난다. 하지만 인내 없이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믿고 기다려 주며, 또한 그 가능성이 발휘되도록 함께 협력하는 마음이 없이 성공을 바랄 수는 없는 것이다. 아무리 인생의 타율이 0할 5푼 9리를 기록한다 하더라도, 믿어 주는 일이 필요하다.

하나님은 그런 점에서 위대한 감독이시다. 0할 5푼 9리가 아니라, 완전 0할 0푼 0리의 엉터리 인간들을 위하여 끝까지 기다리셨을 뿐만 아니라, 그런 우리들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그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주시기까지 하신 것이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