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마선교회의 이명범 씨가 개척하고 그의 아들 조준환 목사가 물려받아 담임으로 있는 예일교회가 모자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이 씨는 2006년 교회를 조준환 목사에게 물려줬는데, 현재 아들과 어머니의 사이는 먹구름으로 가득하다. (예일교회 페이스북 갈무리)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예일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고신·합신 등이 이단으로 규정한 레마선교회의 이명범 씨가 1999년에 세운 교회다. 그녀는 교회를 아들인 조준환 목사에게 물려줬는데, 최근 교회는 이들 사이의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이 씨는 성락교회 김기동 목사의 베뢰아 아카데미 1기 출신으로 1981년 7월 레마선교회를 창설해 성경을 가르쳤다. 그녀는 가톨릭에서 유래한 영성 훈련 프로그램인 '트레스디아스(TresDias)'를 이용해 '렘(REM)'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이는 많은 개신교인의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렘 집회가 극단적인 신비주의를 강조하고, 양태론적 삼위일체를 주장하는 등 베뢰아의 사상을 답습했다는 이유로 기존 교단들은 이단으로 규정했다.

조준환 목사는 미국 시카고 트리니티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M. Div.)를 이수하고 미시간에 있는 Resurrection Life Church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그는 예일교회가 세워질 때부터 교회 부목사로 사역하다 2006년 담임목사가 됐다.

어머니와의 관계는 나쁘지 않았다. 그는 이단 전문 매체인 <현대종교>에 이명범 씨와 레마성서연구원의 렘 집회를 변호하는 글을 2007년 5월 투고했다. 이들의 신앙고백이 정통 기독교 교회들의 보편적인 교리를 따르고 있고, 베뢰아 사상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예일교회 3월 17일 자 주보의 일부분. 교회는 레마성서연구원과 별도의 단체이며 공식적인 협력 관계가 없음을 광고했다. (예일교회 홈페이지 커뮤니티 게시판 갈무리)

그러나 올해 초부터 조 목사의 태도는 변했다. 그는 1월 첫째 주부터 교역자들의 렘 집회 참석을 금지하고, 그것을 대신할 전교인 수련회를 만들었다. 3월에는 교회 주보를 통해 교회와 레마성서연구원은 공식적인 협력 관계가 없다고 광고했다. 창립목사로 명기돼 있던 어머니의 이름을 주보에서 빼 버렸고, 7월에는 레마성서연구원 직원들의 교회 출입을 금지했다.

조 목사의 태도가 바뀐 이유가 무엇일까. 교회로 찾아가 그를 만났다. 그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그는 어머니의 잘못된 신학을 교정하고 그녀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교회를 사유화하고 레마성서연구원을 위한 교회로 만들어 가려고 하는 모습을 용납할 수 없었다고 한다. 어머니이지만, 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 선을 긋는 중이다.

이명범 씨는 터무니없는 음해라며 반박했다. 그녀는 조 목사에게 편지를 보내 교회의 질서를 깨고 권위를 무시하는 것은 개인의 욕심을 가지고 자신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그에게 교회를 세습한 것을 후회한다며 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예일교회 2층은 레마성서연구원 공간으로 교회 측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뉴스앤조이 한경민

교회 재산을 둘러싸고 소유권 문제가 얽혀 있어 내부 분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교회는 이명범 측의 레마성서연구원과 조준환 측의 예일선교회가 나누어 소유하고 있다. 양측은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는 시설에 상대방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조 목사는 레마성서연구원 직원들의 교회 3층 대예배실과 1층, 지하 1, 2층 출입을 막았고, 레마성서연구원은 교회 2층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한편, 노회는 조 목사의 편을 들어 주고 있다. 예일교회는 현재 한국기독교장로회(나홍균 총회장) 경기남노회에 소속이고, 조 목사는 총회 편목과정을 밟고 있다. 아직 준목고시를 치르지 않아 전도사로 되어 있다. 노회에서 파송되어 교회 임시 당회장을 맡고 있는 양주식 목사(기흥교회 담임)는 조 목사가 교회를 개혁하기 위해 싸우는 건강한 목회자라고 평가했다. 외부의 시각으로 봤을 때 어머니의 교회를 세습한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레마성서연구원에 종속된 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목사가 노회 편목과정을 완료하고 교회 담임목사로 무사히 청빙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당회를 구성하는 시무장로들이 이명범 씨의 측근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 목사는 조 목사의 진정성을 믿는다며 그가 예일교회의 담임목사로 잘 청빙될 수 있도록 임시 당회장으로서 물심양면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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