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신 이대위는 6월 3일 합신대에서 인터콥에 관한 공청회를 열었다. 세이연 박형택 대표회장이 첫 발제자로 나섰다. 이날 공청회에는 교단 관계자와 인터콥 관련자들을 포함해 70여 명이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한경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예장합신·이철호 총회장)이 인터콥선교회(인터콥·최바울 대표) 이단성 의혹 조사에 나섰다. 올해 초,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예장개혁·임장섭 총회장)이 인터콥을 영입해 논란이 불거졌고, 최바울 선교사의 신학과 인터콥 사역의 문제점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관련 기사 : 다시 떠오른 인터콥 이단성 논란) 예장합신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안상진 위원장)는 6월 3일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인터콥에 관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는 작년 97회 총회에서 인터콥에 대해 연구 조사하여 올해 총회 때 보고하도록 결의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4월 4일, 예장개혁이 개최한 '인터콥에 대한 공개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세계한인기독교이단대책연합회(세이연) 박형택 대표회장(합신 이단상담소장)과 이인규 사무국장(평신도이단대책협의회 대표)이 발제했고, 최바울 선교사도 자신의 입장을 발표했다.

내용 역시 지난 예장개혁 토론회 때와 비슷했다. 박형택 목사는 최바울 선교사의 책을 토대로 △마귀를 멸하기 위해 인간을 창조했다는 '하나님의 사정' △세계사를 하나님과 마귀의 전쟁으로 보는 '이원론' △복음이 예루살렘에서 시작되어 땅끝인 예루살렘으로 돌아간다는 '복음의 서진·백 투 예루살렘' △예루살렘이 세계 수도가 되고, 적그리스도가 통치한다는 주장 등을 비판하면서, "인터콥이 이슬람 선교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두 주자이지만, 이런 사상을 가지고서는 더는 선교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최바울 선교사는 KWMA의 지도를 받은 후 큰 틀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면, 앞으로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뉴스앤조이 한경민

최바울 선교사는 인터콥의 특수성을 이해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터콥은 평신도가 세운 선교 단체이고, 이슬람을 대상으로 사역하기 때문에 신학적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최바울 선교사는 '하나님의 사정'은 문제가 제기됐을 때 바로 고쳤고, KWMA의 지도를 받은 후 큰 틀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앞으로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인규 사무국장은 최바울 선교사의 태도에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인규 권사가 제시한 증거를 종합해 보면, KWMA에서 발행 금지한 최바울 선교사의 책은 제목만 바뀌어 시중에 유통됐고, 수정되기 전 구판도 회수된 적이 없었다. 이 밖에도 최바울 선교사는 2011년 8월 백 투 예루살렘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자, 이를 받아들였다고 했지만, 그 다음 날 뉴욕 집회에서는 버젓이 이 용어를 사용했다.

이인규 권사는 최바울 선교사와 인터콥이 거듭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최바울 선교사가 자신의 모든 저서를 회수·폐기하고, 자격 있는 강사와 교육과정이 검증될 때까지 비전스쿨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콥이 문제를 제기한 사람과 언론에 협박 전화나 내용증명을 보낸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 예장개혁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이번 공청회도 양측의 주장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채 끝이 났다. 공청회 진행을 맡았던 유영권 목사(예장합신 이대위 서기)는 세이연 측이 제시한 의혹과 증거들에 대한 답변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아쉬움이 많다고 했다. 추후 이대위는 공청회에서 오간 내용을 바탕으로 인터콥에 정확한 사실 확인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청회에는 교단 관계자와 인터콥 관련자들을 포함해 70여 명이 참석했는데, 예장개혁 인터콥 조사위원회 황호관 위원장도 참석했다. 공청회 자료집에는 예장개혁의 조사 결과 보고서도 첨부돼 있었다. 예장개혁은 인터콥에 대해 이단성이 없다는 조사 결론을 내렸다.

예장개혁, "인터콥 이단성 없다" 조사 결과 발표

예장개혁 조사위원회는 인터콥이 중동 지역의 무슬림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선교 활동을 하는 평신도 선교 단체라는 특수성을 고려했으며, 지적된 문제에 대해 최바울 선교사 본인이 수정 보완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노력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향후 예장개혁 조사위원회는 인터콥 자문위원회로 전환하여 인터콥을 지도하게 되고, 예장개혁의 신학위원과 이대위의 협력을 받게 된다. 단, 예장개혁의 지도와 자문을 거절할 경우, 최바울 선교사와 즉시 관계를 단절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구체적인 지도 방향으로는 최바울 선교사의 저서 7권에 대해 <왕의 대로>는 출판을 중지하고, <영적도해>를 비롯해 다른 책들에 문제가 되는 부분을 수정해 출판하도록 했다. 비전스쿨 중단 요구에 대해서는 교과과정을 손보고 강사를 교체해 보완하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예장개혁 조사위원회는 이와 관련하여 오는 6월 7일 최바울 선교사와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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