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을 촉구하는 운동이 시작됐다. 한국기독교시민단체협의회(기시협)는 5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기총과 한교연을 조건 없이 합치자고 주장했다. 사진 왼쪽부터 박봉규 기시협 상임위원장, 김영한·서경석 공동대표. ⓒ뉴스앤조이 김은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홍재철 대표회장)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박위근 대표회장)이 무조건 연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기독교시민단체협의회(기시협·김영한·서경석 공동대표)는 5월 16일 서울시 종로구 연지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기총과 한교연이 하나로 합치도록 촉구하는 운동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기시협은 한기총과 한교연이 분열된 상황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두 단체는 조건 없이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한 공동대표는 내년에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총회를 제대로 치르려면 한기총이 정상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을 실현하는 방안으로는 3년 전 한기총 정관을 근거로 단일화 총회를 열고, 두 단체의 대표회장이 후보로 참여해 대표회장 선거를 다시 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한기총이 분열된 지 2년이 지났고 한기총과 한교연이 갈라서는 과정에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지만 이를 해결할 대책을 마련하지는 못했다. 두 단체가 서로 이단으로 규정했고, 또 각자 이단으로 여기는 단체를 회원으로 받아들인 사례도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통합 총회를 연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고 기자들이 물었다. 그러자 서경석 공동대표는 단일화 총회를 열고 한기총과 한교연이 합치기만 하면 다른 일들은 그 뒤에 결정할 수 있다고 답했다.

기시협은 두 단체에 속한 인사들과 대화를 나누었다고 말했지만 그게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서경석 대표는 "한기총·한교연 대표회장을 만나지는 않았지만 단체에 몸담은 사람들과는 이야기했다. 또 한국교회 원로들과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과 의견을 주고받았는지는 음모설에 휘말릴 수 있다며 끝까지 말하지 않았다.

한기총과 한교연은 한국교회 연합을 위해 두 단체를 합쳐야 한다는 주장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실현 방법에 관해서는 견해를 크게 달리했다. 홍재철 한기총 대표회장은 한교연이 세계교회협의회(WCC)를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먼저 밝혀야 통합 논의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WCC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신학 문제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위근 한교연 대표회장은 WCC 총회는 단체 통합과 상관없는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신 양측 단체장이 모두 사임하고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해 제3의 연합 단체를 출범하자고 말했다.

홍재철 대표회장은 기자회견을 하기 전 한기총에 먼저 연락하지 않았다며, 이는 한기총을 무시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기시협이 먼저 한기총·한교연과 각각 논의한 뒤에 언론과 함께 다 같이 모여서 문제점을 살피고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당사자들을 배제하고 먼저 기자회견을 열었다는 것이다. 홍 대표회장은 현재 한기총 안에서는 한교연과는 절대 합칠 수 없다는 정서가 있다면서 통합에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치기도 했다.

두 단체 대표의 견해와 상관없이 기시협은 한기총·한교연의 통합을 촉구하는 운동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