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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합동 감시견의 1주년을 맞아
  • 구권효 기자 (make1@martus.or.kr)
  • 승인 2013.04.12 00:37

<마르투스>가 창간한 지 오늘로 꼭 1년입니다. 아이티 구호금 전용, GMS 사태, 총회장의 노래주점 유흥 의혹, 그리고 총무의 총회 가스총 사건…. 하도 많은 사건이 터지고 사람을 만나서 그런지 몇 년은 지난 것 같습니다. 취재 현장에서 만나는 목사님, 장로님 등 교단 인사들도 저희를 오래된 동반자(?)로 여깁니다.

   
▲ "왜 하필 예장합동이냐"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1만 2000교회 교인들이 하나님께 드린 헌금으로 운영되는 곳인데 날선 감시는 당연한 것 아닐까요. ⓒ마르투스 구권효

"왜 하필 예장합동이냐?" 창간 초기 취재처에서 자주 듣는 말입니다. 김종희 대표를 아는 사람들은 김 대표가 예장합동을 뒤집으려 한다며 기사도 보기 전에 고개부터 저었습니다. 한 목사는 "왜 우리 총회를 감시하느냐. 내가 너희를 그렇게 감시하면 기분 좋겠느냐"고 말했습니다. <마르투스>가 그리 부담스러웠나 봅니다.

그들을 감시해야 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예장합동은 한국교회 최대 교단으로 매년 소속 교회 1만 2000곳이 낸 헌금 수십 억 원으로 유지됩니다. <마르투스> 창간 전에도 예장합동을 취재하는 언론사가 서너 개 있었지만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신문은 별로 없더군요. 결과는 참담합니다. 교계에 사건이 터졌다 하면 십중팔구 '합동'입니다.

그 절정은 지난해 9월 열린 97회 총회였습니다. 날선 감시를 싫어하는 예장합동은 '기자 출입 금지'로 입구를 장식하고 용역을 고용하는 엽기적인 행각을 저질렀습니다. 철옹성 안에서는 노래방 도우미와 유흥을 즐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목사가 총회장이 되고, 총무 목사가 발언대에서 가스총을 치켜드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총회 정치꾼들의 입맛대로 기사를 쓰는 몇몇 언론사는 자유롭게 취재할 수 있었지만, 이런 장면을 보도할 리 만무합니다.

이 모든 일은 <마르투스>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마르투스>는 페이스북과 홈페이지에 총회 주요 결의와 과정들을 신속하고 생생하게 전달했습니다. 총회 당시 총대들이나 다른 언론사가 주목하지 않았던 '여성 목사 안수 기각'이나 '전병욱 목사 조사 촉구 1인 시위' 같은 사건도 <마르투스>는 적극적으로 취재했습니다.

   
▲ 언론의 날선 비판을 피하려는 예장합동의 꼼수는 작년 9월 열린 97회 총회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총회를 취재하러 온 기자들은 '용역에 가로막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마르투스 이명구

총회 기습 파회 후에는 '총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구성되고 활동하는 모습을 충실하게 보도했습니다. 불 꺼진 회의장에 응집했던 840여 총대들의 의분과 원망, 애타는 마음을 현장감 있게 전달하려 노력했습니다. 그 후 전국 노회장들의 침묵시위, 전국 목사·장로 비상 기도회, 총회 회관 입구 노회장 1인 시위, 속회 총회, 그리고 지금까지 교단 개혁을 열망하는 사람들이 기치를 들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97회 총회 사태 외에도 <마르투스>는 창간 당시 약속한 대로 교단 안에서 일어나는 '돈 문제'를 집중 보도했습니다. 감시견이 없다 보니 곳곳에서 하나님의 돈이 줄줄 샙니다. 총회세계선교회(GMS)의 선교사기금 전용, 은급재단의 납골당 사업 손실, 아이티 구호 헌금 30억 원의 행방 등 굵직한 건만 해도 여럿입니다.

<마르투스> 기자만 취재를 허락하지 않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면서 교회와 기독교를 해하는 언론이라고 토를 답니다. 그렇지만 저희가 관련자들을 쫓아다니고 10년도 더 지난 총회보고서를 들추고 확인해서 보도하고 싶었던 것은 '진실'입니다. 그들은 <마르투스>가 아니라 진실이 두려웠던 것입니다.

예장합동을 취재하기에 취재기자 두 명으로는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입니다. 복잡한 사건을 알기 쉽게 풀어내고 교단 구성원들에게 도움을 줄 만한 기사를 내놓기 바빠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 한 살배기 <마르투스>의 한계입니다. 올해는 숨 가쁘게 진행되는 여러 사건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교단 정책을 제안하는 기사까지 쓸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더욱 땀을 흘릴 것입니다.

본이 되는 교회와 목회자를 많이 소개하지 못한 점도 아쉬웠습니다. 예장합동 내에도 목양일념으로 자기 양 떼를 먹이는 목회자들이 많습니다. 진흙탕 속에서 진주처럼 은은하게 빛나는 이런 목회자들을 올해에는 자주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교회 크기와 관계없이 주님께서 주신 사명에 충성을 다하는 목회자들의 모습은 분명 썩은 교단 정치꾼들에게 가장 큰 경종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취재 현장에서 구박받고 내쫓기는 일이 다반사지만 <마르투스>에 대한 신뢰가 조금씩 쌓이는 걸 보면서 마음을 다잡습니다. 저희가 하도 짖어 대서인지 총회는 요즘에도 민감한 사항이 논의될 때마다 "<마르투스>·<뉴스앤조이> 기자 출입 금지"를 문에 써 붙여 놓습니다. 기사에 자주 오르내리는 사람들은 저희를 싫어하겠지만, "그래도 <마르투스> 기사가 가장 정확하다"는 말을 하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는 그동안 취재처에서 만났던 분들에게 처음으로 후원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몇몇 분들은 <마르투스>를 알아보고 "수고가 많다"며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십니다. 보내 주시는 정성 감사드립니다. <마르투스>는 흔들림 없이 교단 개혁을 위해 더 좋은 기사로 보답하겠습니다. 오는 6월 3일 예장합동 전국 목사·장로 기도회에 맞춰 발간하는 종이 신문 특별호도 기대해 주세요. 

구권효 / <마르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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