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란 무엇인가?

▲ <머리 둘 곳 없던 예수> / 자끄 엘륄 지음 / 황종대 옮김 / 대장간 펴냄 / 400쪽 / 1만 7000원
우리는 이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할 수 없다. 도시는 너무나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들로 가득하며, 언제나 우리의 예측을 뛰어넘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도시로부터 모든 문명과 문화가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인간은 도시에 지어진 주거에 살고 있으며, 도시에서 만들어지고 판매되는 의복을 입고 있고, 도시에서 가공되고 판매되는 음식을 먹고 있다. 도시가 제공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며, 도시가 펼쳐 놓는 문화와 향락에 우리의 몸과 마음을 내맡긴다. 그리고 도시에 교회를 세우고 예배를 드린다. 그리고 인간은 도시의 수많은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다. 주거 문제, 교통 문제, 도시 빈민 문제, 교육 문제 등등. 도시의 화려한 고층건물과 대규모 아파트의 불빛 뒤에는 잘 정비되지 않은 빈민 주거가 있으며, 땅값은 상승하고 건물 임대료와 집세는 계속해서 올라간다. 인간은 군중 속에서 타인과의 관계를 상실한 채 극도의 고독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첨단화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더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엘륄에 의하면 도시는 그저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반역의 중심이며, 끊임없이 확장되는 국가권력의 핵심이기도 하다. 흥미롭게도 성서는 창세기에서 요한계시록까지, 인간의 역사를 도시를 통해 이야기한다. 하나님은 도시를 심판하고, 도시(새예루살렘)를 통해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엘륄은 도시를 선택했다. 엘륄은 인간이 도시의 문제에 직면하여 두 가지 극단적인 행동을 취한다고 지적한다. 하나는 도시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그 문제를 우리의 힘으로 해결하려 하려는 태도이다. 다른 하나는 죄 된 도시를 정죄하고 도시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태도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 두 태도의 극단적 오류를 지적하면서, 성서가 인간에게 요구하는 위치를 일깨워 준다.

[저자]

자끄 엘륄(Jacques Ellul 1912~1994) / 1912년 보르도 태생. 1937년 스트라스부르 대학교의 연구부장으로 지명되었으나 비시(Vichy) 정부에 의해 해임되었다. 1936~1939년 사이에 프랑스 정계에 투신하여 활동하였고, 1940~1944년에는 레지스탕스 운동에 열렬히 가담했으며, 1953년부터는 프랑스 개혁교회의 총회 임원으로 일해 왔다. 법학 박사인 그는 수많은 책을 저술하여 사회학자, 신학자, 철학자로서 널리 알려졌다. 보르도대학에서 오랫동안 교수로 근무하였으며 <신앙과 삶>(Foi et Vie)의 편집주간으로 활동하였다. 사후인 2002년에 얏 바셈(Yad Vashem)재단에 의해 나치 치하의 유대인 가족들을 위험을 무릅쓰고 도와준 것이 밝혀져 '열방 가운데 의인'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역자]

황종대 / 중앙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재학 중 국비유학생 시험에 합격하여 프랑스로 건너갔다. 프랑스에서는 La Villette 건축학교에서 건축과 도시를 공부하여 건축학, 도시계획학 석사를 취득하였다. 현재는 프랑스 건축사로 한국에서 건축가와 도시계획가로 활동하고 있다. 도시와 건축은 무엇보다도 함께 사는 삶의 질이 담보되어야 하고, 공동체적 삶을 담아 낼 수 있는 그릇이 되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으며,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더욱 함께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아이들이 더욱 풍성한 자연에서 뛰어놀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자끄 엘륄의 책 <혁명의 해부>, <머리 둘 곳 없던 예수-대도시의 성서적 의미>를 번역하였다.

[차례]

역자 서문 -7
머리말 -10
콤블린의 저서에 대한 주(註) - 22
하비 콕스의 비평에 대한 주(註) - 24

제1장, 건축자
1. 가인 - 29
2. 니므롯 - 45
3. 이스라엘 - 66
4. 건축하자… - 91

제2장, 도시에 떨어진 심판
1. 저주 - 102
2. 소돔과 니느웨 - 132
3. 그러나 이 도시들 안에서… - 148

제3장, 어둠 속의 여명
1. 일시적인 선택 - 171
2. 예루살렘 - 185

제4장, 예수 그리스도
1. 성취 - 217
2. 머리 둘 곳 없이 - 228
3. 무리(군중) - 236
4. 예수와 예루살렘 - 254

제5장, 우리 앞에 펼쳐진 진정한 지평
1. 도시의 역사 - 279
2. 가인에서 예루살렘까지 - 305
3. 에덴에서 예루살렘까지 - 320

제6장, 여호와 샤마
1. 마지막 도시 - 345
2. 상징 - 360

요약 - 381
엘륄 저서 - 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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