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 개편안과 장관 인선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3월 7일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한국교회 지도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나라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안타깝게도 제대로 일을 시작조차 못 하고 있다.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위기 극복의 중심이 되었던 한국교회가 다시 한 번 헌신적 역할을 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서울 코엑스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45회 국가조찬기도회(황우여 회장)에는 박 대통령을 비롯해 이영훈 목사, 김삼환 목사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정계 인사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김진표 의원 등이 참석했고 박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 후보자들도 동석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미 6:6~8)이라는 주제로 설교를 한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는 정치 지도자들이 하나님의 정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남 유다의 타락상을 설명하며 "하나님이 정치 지도자에게 권세를 준 것은 정의를 실천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권세로 정의를 무너뜨렸다. 하나님의 법을 세우는 데 모범이 되어야 할 지도자들이 도리어 악을 행하고, 탐욕을 채우기 위해 권력을 남용하여 가난한 자들을 착취하고 학대했다"고 했다.

미국 리디머교회 팀 켈러 목사가 <정의란 무엇인가>에 쓴 "많은 그리스도인이 은혜를 더 중시하고, 정의를 부수적인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은혜와 정의는 분리되지 않는다. 우리는 은혜로 구원을 받는다. 그리고 구원받은 우리는 이제 정의를 실천해야 한다"는 내용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 목사는 "공동체가 다 같이 평화롭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약자의 권리를 존중하며 겸손히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했다.

▲ 박근혜 대통령은 3월 7일 국가조찬기도회 참석해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국민 통합과 화합을 이끌어 주고, 새 시대를 열 수 있도록 기도해 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사진 제공 청와대

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이영훈 목사님이 설교에서 '하나님께서 정치 지도자에게 권세를 준 것은 정의를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정말 소중한 말씀이다"라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고자 했던 것은 "국민을 위한 희망과 봉사를 제 마지막 정치 여정으로 삼고 싶은 소망 때문"이라고 했다.

정치권을 향해서는 "국민들께서 신뢰와 믿음을 보내 주셨는데, 한번 대통령을 믿고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라"고 요청했다. 박근혜 정부는 장관 후보자들의 자질 논란과 국회의 정부조직법 개편안 처리 문제 등으로 출범 이후 국정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했을 때 한국교회가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며 한마음으로 기도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나라의 미래에 큰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한국교회 지도자 여러분이 국민 통합과 화합을 이끌어 주시고 국민 행복의 새 시대를 이룰 수 있도록 기도해 주고 힘을 모아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개회 기도는 김진표 의원이, 축도는 김삼환 목사(명성교회)가 맡았다. 성경 봉독은 장미란 전 역도 국가대표 선수와 인요한 소장(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이 했다. 특별 기도에서는 김신 대법관, 박래창 전 한국CBMC 회장, 김요환 육군대장(제2작전사령관)이 각각 '대통령과 국가 발전을 위해', '경제 부흥과 민족화합을 위해',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해'를 위해 기도했다.

▲ 사단법인 국가조찬기도회(황우여 회장)가 주최한 제45회 국가조찬기도회에는 정계·교계 지도자를 포함해 3000여 명이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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