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교회 교인들은 오정현 목사의 논문 표절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대다수 교인이 침묵하며 대책위원회 결과를 기다리는 가운데 일부 교인은 당회원들에게 청원서를 보내는 등 의견을 개진하기 시작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의 논문 표절 사건은 <한겨레>·<조선일보> 등 주요 언론이 보도할 정도로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다. 대표적인 대형 교회에서 담임목사의 윤리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가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사랑의교회 교인 대다수가 침묵하며 당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교인은 서명 운동을 하거나 청원서를 제출하는 등 당회에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당회는 지난 2월 13일 오정현 목사의 논문 표절 사건과 관련한 진상을 규명하고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7인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7인 대책위원회는 사건과 관련된 사람과 단체를 서면으로 인터뷰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3월 13일로 대책위원회 활동이 끝나고, 당회는 대책위원회의 보고를 바탕으로 이번 사건의 처리 방침을 결정한다.

일부 교인은 당회와 대책위원회가 공정한 결론을 내리도록 촉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회가 열린 지난 2월 13일에는 교인 10명가량이 예배당 앞에서 "하나님은 살아계십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침묵 기도회를 열었다. 2월 27일에는 안수집사 23명이 의견을 모아 "이번 일이 한국 기독교 역사의 페이지에 낱낱이 기록될 거란 두려움을 가지고, 상식과 원칙, 깨어있는 영성으로 대책위원회의 역할을 다 해주시길 바란다"는 편지를 7인 대책위원회에 전달했다.

사랑의교회의 새 예배당 건축을 반대하는 모임이자, 오정현 목사 논문 표절이 최초로 공개된 온라인 카페 '사랑의교회 건축, 어떻게 된 것인가'(하우사랑)에서도 교인들의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일부 교인들은 하우사랑에서 당회원들에게 보낼 청원서에 서명할 사람을 모으고 있다. 서명에 동참한 사람은 3월 6일 저녁 5시 기준으로 총 176명이며, 이 중 147명이 사랑의교회 교인이다.

청원서는 7인 대책위원회의 결론이 나올 때까지 오정현 목사의 담임목사 직무를 정지하고, 대책위원회가 공정하게 활동하기 위해서 외부 인사를 영입하라는 요구를 담고 있다. 이외에도 △교회 건축 현황 보고 △재정 현황 보고 및 외부 회계 감사 △오정현 목사 사역 평가서 제출 등 교회 사역 전반에 관한 요청이 함께 실려 있다. 청원 제안자는 3월 6일 자정까지 서명자를 모아서 당회원 모두에게 청원서를 보낼 예정이다.

오정현 목사를 적극 지지하는 교인들도 있다. 오 목사가 '정직한 나 감사하는 우리 정감 넘치는 사회'를 주제로 2006년 시작한 정감 운동의 온라인 게시판에는 지난 2월 7일 이후 오 목사를 두둔하는 글들이 주로 올라오고 있다. 오 목사가 사임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눈물을 보인 지난 2월 10일 설교에도 오 목사를 응원하는 댓글 수십 개가 올라왔다.

사랑의교회의 소모임인 '다락방'을 이끄는 순장들 중에도 오정현 목사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순장들만 글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에 오 목사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자 많은 순장이 댓글로 오 목사를 감쌌다. 한 순장은 "교회를 어렵게 하고 분열을 일으키는 악한 무리들은 반드시 설 곳이 없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오 목사에게 힘내라는 격려를 보냈다. 오 목사를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 온 이후 순장 게시판은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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