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이 '세계교회협의회(WCC) 공동선언문'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WCC 부산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와 손잡은 1월 13일 이후 보름 동안 예장합동은 입장 표명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예장합동 WCC대책위원회(대책위·서기행 위원장)는 1월 30일자로 성명서를 발표해 WCC와 공동선언문에 날선 비판을 가했다. 선언문을 채택한 교단 소속 목사들에 대해서도 총회 결의를 따르라고 경고했다.

▲ 예장합동이 최근 불거진 한기총의 WCC 공동선언문 채택에 공식 입장을 밝혔다. WCC대책위원회는 1월 30일자로 성명서를 발표해 WCC 부산 총회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교단 결의를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사진은 WCC대책위 서기행 위원장. ⓒ마르투스 구권효

대책위는 공동선언문이 정치적인 말장난이라고 맹비난했다. 공동선언문 채택은 △WCC와 세계복음연맹(WEA) 총회를 서로 협력해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한 정치적 야합 △교인들의 영적인 눈을 멀게 해 WCC에 동조·협력하게 하려는 미혹 △성경을 파괴하는 불신앙 행위 △소수 지도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기 위한 영적 교만의 소치 △하나님 말씀보다 세속적인 연합 운동과 대외적 행사를 더욱 우선시 하는 인본주의 행위라고 대책위는 몰아세웠다.

WCC에 가입하는 문제 때문에 교단이 분열하는 것도 불사한 예장합동은 WCC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대책위는 WCC가 여전히 "성경의 권위를 파괴하고 종교다원주의·종교혼합주의로 나아간다"며 "WCC 문제는 제2의 신사참배와도 같다"고 말했다. 2013년 WCC 총회 장소가 우리나라로 결정된 2009년부터 예장합동은 총회에서 대책위를 구성해 지금까지 여러 방법을 통해 적극적으로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교회에 미칠 악영향을 생각하면 WCC 부산 총회는 지금이라도 철회되어야 한다고 대책위는 주장했다.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김삼환 상임위원장·김영주 집행위원장) 인사들이 종교다원주의·종교혼합주의·공산주의·인본주의·동성연애 등을 반대하는 공동선언문에 서명을 했다고 해서 WCC의 신학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책위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사람 중 예장합동 소속 목사들에게 일침을 놨다. WCC 협력은 총회 결의를 어기는 범법 행위이고 교단 소속 교회들이 보수 신앙을 수호하는 데 큰 혼란을 가져온다는 이유다. 대책위는 이들에게 "교단에 소속해 있으려면 교단의 법과 총회의 결의를 지켜야 한다. 교회 연합 운동보다 중요한 것은 성경과 총회의 결의, 개혁주의 신앙을 지키는 것"이라며 어느 자리에 설 것인지 양자택일하라고 경고했다. 성명서에는 구체적인 이름이 나와 있지 않지만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예장합동 인사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와 WEA 총회 준비위원장 길자연 목사다.

홍재철·길자연 목사와 WCC 준비위원회 김삼환 상임위원장, 교회협 김영주 총무는 지난 1월 13일 WCC와 WEA 한국 총회를 서로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이에 예장합동 총회 임원회는 1월 16일 회의에서 WCC를 반대한다는 총회 결의를 통해 부산 총회 개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총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서창수 위원장)는 1월 23일 성명서를 발표해 총회 결의와 반대되는 결정을 한 두 목사를 교단에서 제명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구권효 / <마르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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