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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교회 재정 관리는 기록에서 시작
교회 재정의 투명성, 책무성, 그리고 건강성
  • 황병구 (newsnjoy@newsnjoy.or.kr)
  • 승인 2013.02.06 18:44

교회재정건강성운동은 2005년 한국교회의 재정 건강성 증진을 통한 교회의 대사회적 신뢰 회복을 목표로 결성된 단체입니다. 투명한 교회 재정 운영에 대한 여론을 형성하고자 1월부터 <뉴스앤조이>에 교회 재정 칼럼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한 사람의 삶이 투명하다는 것은 그 사람의 삶이 유리알처럼 깨끗해서 흠잡을 데 없다는 뜻이 아니다. 도리어 이 표현은 그의 삶의 크고 작은 실수와 허물도 볼 수 있도록 소탈한 일상과 관계를 유지하고 지낸다는 칭찬으로 쓰인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완벽주의자가 아니라, 허술한 구석은 있으나 성실한 그 삶에 진정성이 보여서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의 모습이다. 마음이 청결한 자가 복이 있어 하나님을 뵐 것이라는 팔복의 한 구절도 그의 심령이 이미 100% 성화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의 영혼의 창이 투명해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된 것이라는 해석이 더 감동적이다.

그럼 교회의 재정이 투명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영혼과 삶의 문제를 다루다가 돈과 숫자를 언급하니 온도 차가 크게 느껴지지만 거반 다르지 않다. 이 역시 오탈자 하나 없이 과정상의 실수 하나 없이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가장 근접한 표현은 '관찰 가능하다'라는 표현인 듯하다. 모든 거래에 깨알 같이 빈틈없는 회계 처리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은 성실하고 정직한 기록과 그 기록에 원하는 이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공적 관리를 요청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기장 오류가 있었다면 그 오류를 바로잡은 기록까지, 이런저런 공과금에 과·오납이 있었다면 이를 돌려받은 기록까지 있는 그대로 보존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 미래의 어느 시점에 누구나 질문 가능하도록, 대내외적인 감사가 가능하도록 해놓는 회계 처리와 기록 구조상의 공개성이다. 그 반대의 개념이 폐쇄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투명성과 공히 밀접하게 대두되는 것은 책무성이다. 이렇게 관찰 가능한 기록들이 잘 보존되면 이를 토대로 어떻게 집행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또 어떤 개인과 조직이 이를 수행하고 바로잡을 책임을 가지는지를 소통할 수 있게 된다. 필연적으로 투명성보다 포괄적 가치이다. 투명성이 기초적으로 사실 관계에 대한 믿음을 소통하는 단계라면, 책무성은 더 나아가 인격에 대한 신뢰를 주고받는 단계이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누가 어떤 이유로 어떤 방식으로 그 재정을 다루고 있고, 과연 이를 신뢰할 수 있는지를 보게 되는 지점이다.

그리고 이 책무성을 넘어서면 결국 건강성의 문제를 다룰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어떤 방향으로 재정이 집행되었는지 분석이 가능하고, 교회가 추구하는 가치와 목회 철학과 선교 전략에 부합하는지 여부도 평가가 가능하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신뢰하는 대상과는 미래를 상의할 수 있다. 건강하다는 개념 역시 상당 기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재생산하며 사역이 종료되더라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다는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는 의미이다. 교회의 재정이 건강한가의 여부 역시 사역의 미래상을 재정과 결부시켜 논의할 수 있는지의 여부일 것이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이 용돈기입장을 잘 관리하면 용돈에 인센티브를 얹어 주고, 그렇지 않으면 용돈 인상 시기를 조금씩 늦추는 식으로 용돈과 결부된 정직성의 부담을 주고 있다. 과세 당국도 성실한 기장 내역을 제출하는 사업자에게 세제상의 혜택을 주고 있다. 결국 투명성의 문제는 기본적인 성실과 정직의 문제로 치환된다. 교회 조직이 의도된 악의가 없다면 투명한 재정 관리, 즉 관찰 가능한 재정 기록을 남기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다. 다만 이를 넘어선 목표를 가지고 시작해야 할 것이다. 신뢰를 얻게 되는 재정의 책무성, 비전을 갖게 되는 재정의 건강성이 그것이다.

황병구 / 한빛누리 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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