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모 총회장이 노래연습장 출입과 도우미 동석을 인정한 지난해 12월 27일 '전국 노회장 서기 및 총회 상비부 임원 연석회의'에서 그는 <마르투스>를 특별 대우했다. 이날 회의 초반에는 모든 언론이 출입을 제지당했다. 참석자들은 강력하게 반발했고 정 총회장은 통제를 풀고 모든 언론의 출입을 허락했다. 하지만 총회 현안에 대한 간담회 시간이 되자 "<마르투스>가 나뿐만 아니라, 교단을 비하하는 기사를 쓰고 있다"며 <마르투스> 기자만 내보냈다.

한두 번이면 그냥 넘어가겠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줄곧 반복됐다. 지난해 6월 총회 임원회 취재 도중 <기독신보> 발행인 김만규 씨의 모함으로 임원들이 <마르투스> 기자의 출입을 금지한다고 결의했다. (관련 기사 : 예장합동, 비판 기사 쓰니 나가라?) 그 이래로 정 총회장과 황규철 총무는 총회 각종 현장에서 <마르투스>가 취재를 할 때마다 매번 회의장 바깥으로 밀어냈다. 교단을 해한다는 이유를 들면서.

▲ 정준모 총회장은 "<마르투스>가 나뿐만 아니라, 교단을 비하하는 기사를 쓰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마르투스 이명구

그들의 말대로 과연 <마르투스>는 교단을 해하는 언론인가. <마르투스>가 쓰는 기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를 폄훼하고 혼란으로 몰아넣는 것인가.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마르투스> 기사를 읽으면서 교단이 돌아가는 정보를 얻는 이들은 교단 파괴 행위에 동참하는 것인가.

일말이라도 그런 생각이 드는 이들은 <마르투스> 창간의 변을 찬찬히 읽을 필요가 있다. (관련 기사 : 예장합동 전문 언론 <마르투스> 창간) 지난해 4월 예장합동 전문 언론을 시작하면서 김종희 대표는 "교단 개혁을 위해 금권과 교권에 휘둘리지 않고 '순교자와 같은 증인'이 되어서, 눈으로 본 것, 귀로 들은 것, 직접 겪은 것을 정직하게 증언하겠다"고 말했다. 창간 첫해에는 주로 '돈' 문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목회자 연금, 선교사 연금, 아이티 구호금 등 하나님나라를 위해 바쳐진 헌금이 어디로 어떻게 새고 있는지 보도하겠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마르투스>는 창간 이후 아이티 구호 헌금, 은급 재단, 총회세계선교회(GMS) 등 재정이 허투루 사용된 곳들을 집중 보도해 왔다.(관련 기사 : 사라진 아이티 구호 헌금 30억 원,은급재단, 납골당 수렁에서 10년째 허우적,GMS 재정은 임원회 맘대로) 아이티 재해민을 돕기 위해 모금한 30억 원이 사장된 사실을 고발했다. 10년간 180억 원을 투자했으나 50억 원 손실과 39억 원의 미수금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낳은 은급재단의 납골당 사업을 정리·보도하고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전달했다. 선교사들의 복지를 위한 안식년·의료기금 등 24억여 원을 선교사들의 동의 없이 엉뚱한 곳에 사용한 내용을 적극 알렸다. <마르투스>는 돈독이 올라 부나방처럼 서로 엉켜 있는 인사들을 고발했고, 이들의 행태는 전국 교회의 공분을 샀다.

<마르투스>가 그동안 보도했던 내용, 어디서 많이 들었던 이야기이지 않은가. 정준모 총회장 스스로 확실히 해결하겠다고 한 소위 '교단 4대 의혹 사건'과 정확히 일치한다. △제명된 선교사의 복직 등 GMS 사태 △아이티공화국 재난 구제 헌금(30억) 불법 사용에 대한 조사 처리의 건 △은급재단(납골당) 비리에 관한 사건 △법인 찬송가공회 불법 관계자들에 대한 처리의 건 등이 그것이다. 정 총회장은 <기독신문>이 4대 의혹 사건 보도에 소홀했다고 비난했다. 자신이 부패 세력을 척결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교단 개혁을 위해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했다.

찬송가공회 문제를 빼고, 3가지 사안을 <마르투스>는 심혈을 기울여 보도했다. 단순히 의혹을 제기하는 차원이 아니라 사건 이해 당사자의 실명을 쓰고 숨겨진 사실을 드러냈다. 그러니까 정 총회장이 언급했던 4대 의혹 사건은 이미 <마르투스>가 힘써 보도해 왔던 것들이다. 이미 밝혀진 것들을 의혹이라고 칭하며 재조사를 운운할 것이 아니다. 97회 총회에서 관련 인사들을 치리하기 위해 사법 처리까지 특별위원회에 맡긴 것처럼 속히 진행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그전에 날치기 파회로 뿔난 총대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게 급선무이다.

다시 말한다. <마르투스>는 교단을 해하지 않았다. <마르투스>는 교단의 곪은 부분을 드러내 수술이 필요하다고 외치는 역할을 충실하게 해 왔다. 아이티 구호 헌금, 은급재단(납골당), GMS 문제뿐만이 아니다. 총회 각종 결의 사항을 현장에서 최대한 신속하고 정확하게 보도했다. 가스총을 겨눠 총대들의 공분을 산 황규철 총무의 행동을 있는 그대로 썼다. 정준모 총회장의 노래 주점 유흥 논란과 날치기 파회 이후의 행동을 취재했고 여과 없이 기사로 알렸던 것뿐이다. 개혁을 요구하며 들불처럼 일어난 전국 총대들의 발걸음을 조명하고 성실하게 그 목소리를 전달했을 뿐이다.

혹자는 제목이나 논조가 강렬하다며 교단을 비난하지 말고 건전한 비판을 하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이 현 상황에서 가당키나 한 것인가. 성도들의 피땀이 흥건히 배여 있는 헌금을 탐닉하는 정치꾼들을 보면 점잖게 "그러지 말라"고만 말할 수 있겠는가.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날이 선 비판을 퍼부었던 예수께서 총회 돈을 날로 먹는 이들을 보면 어떻게 말하실 것 같은가.

총회를 자신의 것인 양 마음대로 주무르는 이들에게는 <마르투스>가 무척이나 거슬릴 것이다. 그들에게 <마르투스>의 기사는 교단을 해하는 것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 구린내가 진동하는 그대들의 폐부를 드러내고 있으니. 숨겨왔던 더러운 꼬락서니들을 전국 교회가 알게 되고, 결국 자신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이내 없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자. <마르투스>는 교단을 해하는 언론이 아니라, 교단을 해하는 정치꾼들을 비판하는 언론이다. 그들의 일그러진 낯짝을 전국 교회에 알리는 감시견 역할을 하고자 만들었다. 지금까지 그랬듯 <마르투스>는 앞으로도 충실히 그 길을 걸어갈 것이다. 주인의 재산을 등쳐 먹는 이들이 총회에 얼씬도 못할 때까지.

이명구 / <마르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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