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성결교회가 1월 20일 사무총회를 열고 세습을 확정했다. 성남성결교회는 이용규 목사 아들 이호현 목사를 후임 목사로 청빙하는 안건을 사무총회에 상정했고, 사무총회에 참석한 교인 211명은 만장일치로 청빙에 찬성했다. 이용규 목사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제13대 대표회장을 지냈다. 지난해 길자연 목사(왕성교회)가 세습을 강행한 뒤 한기총 출신 목회자가 4개월여 만에 또다시 교회를 세습한 것이다.

 

▲ 성남성결교회 교인들은 만장일치로 세습을 결의했다. 교인들은 이용규 목사 아들 이호현 목사가 후임으로 오는 데 모두 찬성했다. 사진은 청빙 투표가 끝난 뒤 양팔을 들고 기뻐하는 교인들 모습. ⓒ뉴스앤조이 이용필

세습은 순식간에 끝났다. 사무총회는 등록 교인 405명 중 211명이 출석했고 131명이 위임을 받아 진행됐다. 사무총회를 주재한 임창희 목사가 후임 목사 청빙의 건을 받겠느냐고 교인들에게 물었고, 교인들은 동의했다. 별도로 투표하지는 않았다.  

 

▲ 이용규 목사는 사무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절차를 제대로 밟았기 때문에 세습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사진 왼쪽이 이호현 목사, 오른쪽이 이용규 목사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용규 목사는 사무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처럼 일방적으로 하는 것이 세습이지 이렇게 절차를 밟아서 하는 것은 세습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오히려 아들 이호현 목사가 오래전부터 목회를 꿈꾸고 준비해 온 덕분에 차별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투표를 하지 않은 것에 관해서는 "반대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으면 투표했겠지만, 없었기 때문에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성남성결교회에는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가 찾아와 세습 반대 시위를 벌였다. 세반연 회원 5명은 교회 앞 골목에서 피켓을 들고 세습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돌렸다. 한 교인은 시위하는 김애희 사무국장(교회개혁실천연대)에게 "여기 와서 이러지 말라"며 언성을 높였지만, 대다수 교인들은 신경 쓰지 않고 지나쳤다. 일부 장로들이 시위하지 말라고 말한 뒤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상황을 살핀 뒤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고 돌아갔다. 김 사무국장은 세습이 통과됐다는 소식에 "세습 반대 시위를 대하는 교인들 태도가 부정적이었다. 답답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 이날 성남성결교회 앞에는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가 찾아와 시위를 했다. 대다수 교인은 시위하는 사람들을 그냥 지나쳤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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