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기본 역할은 감시와 비판이다. <마르투스>는 지난해 4월 창간하면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의 감시견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공언했다. 도둑놈을 잡는 경찰이 될 수는 없지만, 우리 주인의 재산을 노리고 담장을 넘는 도둑놈을 보면 두려움 없이 열심히 짖어 대는 감시견이 되겠다고 말이다. 특히 지난해는 '돈' 문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선교 후원금, 은급재단 연기금, 아이티 후원금 등이 어떻게 줄줄 새고 누구에게 흘러가는지 밝혀 교단을 좀먹는 정치꾼들을 추적하고 고발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 10개월간 교단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열심히 짖고 으르렁거렸다.

<마르투스>가 감시견 역할을 자처한 것은 예장합동에 그런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는 언론이 없었기 때문이다. 예장합동을 다루는 언론사 서너 곳 가운데는 감시견은커녕 애완견처럼 권력자의 품에 안겨 교단이야 어떻게 되든 자기 안위를 1순위로 생각하는 곳도 있다. 이들은 권력의 언저리에 기생하면서 옳고 그름, 상식과 비상식을 분간하지 못한 채 권력자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상대로만 열심히 짖어 댄다.

그중 한 언론사는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마르투스>를 언급하면서 선정적·선동적이라고 훼방을 일삼는다. 다른 언론사 이름을 제목에 올리면서 허위 사실을 들이대며 "편 가르기 하지 말라", "인기몰이하지 말라"고 핏대를 세우는 모양새가 오히려 선정적이다. 그 언론은 허위 사실로 <마르투스> 기자를 폄훼하고, 같은 사건을 두고 아전인수 하듯 보도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일일이 언급하는 게 입이 아플 정도다.

이번엔 은급재단 기사에 시비를 걸었다. <마르투스>가 1월 13일자 연금가입자협의회 임시 총회 기사로 이사회와 가입자들을 이간질한다는 것이다. 은급재단 가입자를 늘리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재단의 '신뢰 회복'이다.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무리하게 납골당 사업을 펼쳐 수십억 원을 날린 인사들에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마르투스>는 그동안 관련 기사를 통해 이를 숱하게 지적해 왔다.

납골당 문제 책임 규명은 자연히 이사회로 화살을 향하게 한다. 은급재단 연기금 관리의 모든 결정은 이사회의 몫이기 때문이다. 연금 가입도 안 한 사람이 이사회에 들어가 250억 원대 자산을 굴려 왔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가입자들이 낸 연금이니 가입자회가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한다. 그런데 연금가입자회 참여자는 몇 년간 극히 적었다. 이를 지적한 게 이간질이라 할 수 있나. 게다가 이러한 주장은 연금가입자회에서 터져 나왔고, <마르투스>는 이를 의미 있게 보도했다.

<마르투스>는 그동안 몇몇 언론사의 공격에도 아무 반응하지 않았다.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다. 지금의 총회 사태가 언론사들끼리의 싸움으로 비화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여기저기서 물타기 수법이 난무하는데 언론사끼리의 다툼이 이목을 끄는 건 안 될 일이다. <마르투스>는 늘 그래왔듯, 교단을 바르게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동력을 얻고 잘못한 사람은 사죄하게 하는 데에 집중할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애완견이 제 아무리 으르렁거려 봤자 그냥 애완견일 뿐이다. 일일이 상대할 가치도 없다. 감시견이 아닌 애완견을 자처했다면, 그 언론이 할 일은 권력자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써 바치고 떡고물이나 받아 챙기면 될 일이다. '교단 개혁'이니 '정론 직필'이니 운운하는 건 주제를 모르고 짖는 과욕이다.

나도 기자로서 '충언' 하나 하자. 목사든 기자든 한 가지라도 제대로만 하시라. 둘 중 하나만 하라는 말이 아니다. 목회를 할 때는 목사로서 자기 양 떼를 먹이되, 기자로서 취재를 하거나 기사를 쓸 때는 '기자 정신'을 가지고 예리하게, 그리고 집요하게 덤벼들라. 괜히 취재 현장에서 교단 목사라고 핏대 세우지 말고 말이다. 지금까지 하는 행동으로 봐서는 두 가지를 한꺼번에 제대로 하기는 힘들 것 같은데, 혹시 제대로 된 기자가 되고 싶다면 연락 주기 바란다. 우리 회사가 기자 교육 프로그램 운영 중인데, 원한다면 가르쳐드리겠다. 

구권효 / <마르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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