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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내는 목사는 '삯꾼' 목사다?
목회자 역할 결정하는 것은 소득 명칭 아닌 소명 따라 사는 삶
  • 최호윤 (newsnjoy@newsnjoy.or.kr)
  • 승인 2013.01.14 15:46

교회재정건강성운동은 2005년 한국교회의 재정 건강성 증진을 통한 교회의 대사회적 신뢰 회복을 목표로 결성된 단체입니다. 투명한 교회 재정 운영에 대한 여론을 형성하고자 1월부터 <뉴스앤조이>에 교회 재정 칼럼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사람들이 선호하고 취업하기 좋다는 학과에 진학한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였지만, 쳇바퀴 같이 돌아가는 직장 생활이 지겨워집니다. 마음 같아서는 금방 사직서를 제출하고 보람 있는 일을 찾고 싶지만, 가족들의 생활비를 생각하다 보니 사직서를 생각하기는커녕 생활비 목줄을 쥐고 있는 사장님의 눈치만 보게 되고, 학창 시절에 가졌던 꿈은 어디 갔는지 찾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어찌해야 하나요?"

위와 같은 상담을 받으면 "우리가 하는 일은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이 각자에게 주신 달란트를 이 땅에서 실현하는 과정이고, 우리의 일용할 양식(생활비)은 회사의 사장(고용주)이 주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손을 통하여 하나님이 우리의 필요를 공급하시는 것입니다. 외형적으로 나타나는 형식이 아니라 본질적인 부분으로 돌아가야 합니다"라고 일반적으로 대답한다.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역할은 그것이 직장인 또는 사업자와 같이 돈을 벌든 아니면 가정주부와 같이 돈을 벌지 않든 모든 역할은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사용하여 하나님이 다스리라고 맡겨 주신 이 땅을 관리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직업과 역할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과정으로서 성스러운 것이다. 일의 결과로 얻게 되는 소출은 수고하며 경작한 땅이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각자의 필요에 따라 허락하시는 공급이다.

새해 들어 정부가 종교인 과세 개정안(입법 예고)을 예고하면서 목회자 납세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목회자들은 돈 때문에 사역하는 것이 아니고 삯꾼 목자도 아닌데, '근로'소득세를 납부함으로 스스로의 정체성에 상처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삯꾼 목자가 비난받은 것은 삯을 받기 때문이 아니라 어려움이 닥칠 때 목자의 본분인 양을 돌보지 않고 달아났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할 기준은 삯 여부 보다 주신 달란트의 소명을 지키느냐, 아니면 소명을 버리고 달아나느냐의 차이이다. 주신 달란트의 소명에 대한 고민에는 목회자, 평신도를 구별하는 의미가 없다.

만약 목회자만 삯을 목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사례비 등이 소득이 아니라고 하면, 근로소득이든 사업소득이든 소득을 수령하는 일반 직업인은 삯꾼이 되어 버린다. 목회자들이 교회 강대상에서 교인들에게 맘몬을 섬기지 말고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라고 선포하였지만, 일반 성도들이 세상에서 돈을 목적으로 살아가는 삯꾼으로 치부되는 상황에 대해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관점이 더 심각한 문제이다.

목회자의 사례비·생활비 등은 교회가 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므로 이 땅에 세금을 낼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세상의 주관자로서 사람의 손길을 통하여 우리의 필요를 채워 주시는 하나님의 속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생산하는 소출, 우리가 벌어들이는 소득은 표면적으로는 자연과 사람으로부터 얻는 것이지만 그들을 통하여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 나가는 하나님의 섭리를 인식하지 못하는 오류이다. 레위 지파에게 십일조를 나누도록 한 것은 열두 지파 중 분깃이 없었기 때문이고, 다른 지파들의 소득으로 레위 지파에게 배분 되었지만 다른 지파들은 공급의 주체가 아니라 '배분의 통로'였다.

목회자만 하나님으로부터 생활의 필요를 충족하고 다른 평신도들은 세상 사람들로부터 생활의 필요를 충족하는 것이 아니다. 이 땅에선 모두가 자연 또는 다른 사람을 통하여 소출과 소득을 수령하지만 공급자는 하나님이시다.

많이 가지고, 많이 버는 사람들로부터 일정 금액을 징수하여 소득이 적은 사람들의 복지를 위하여 사용하자는 관점에서 세금은 '여유로움으로 저희의 부족함을 보충'하는 연보의 취지(고후 8:14)와도 상통한다. 따라서 부과되는 의무이기에 부담하는 세금으로서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공동체내 연약한 지체들을 돕는 능동적 실천 과정으로서 세금에 대한 인식을 전환할 때 그리스도의 사랑이 세상에서 향기를 발하게 된다.

최호윤 /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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