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가 2012년 한국교회 이슈들을 정리했습니다. 감리교 세습 방지법 통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의 총회 파행 사태, 이단 문제, 분쟁 중인 교회 등 한국 교계에서 일어난 일들을 돌아봤습니다. - 편집자 주

한국교회의 미래인 신학교가 총장·이사장 등 지도자들의 전횡으로 신음하고 있다. 대부분 교비 횡령이나 뇌물 수수 등 돈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또 보직 교수에 대한 부당한 인사 처리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신학교도 있다.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해도 학교는 모른 척하거나 더 강하게 학생들을 진압하려는 태도를 취했다.

총신대학교는 지도자들의 뇌물 수수 혐의가 문제가 되었다. 총신대 정일웅 총장과 김영우 이사장은 지난해 교직원 인사 청탁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올해 4월 3일 배임 수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지난해 교내 식당 업체로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27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성결대학교 정상운 전 총장은 올해 3월 사퇴했다. 금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인사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 총신대 신대원 전 원우회는 직원 인사 뇌물 수수 건에 연루된 자들의 퇴진과 학내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전 원우회장을 소환 조사해 교수 선동의 증거를 찾으려 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안양대학교는 최근 '비리 백화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었다. 김승태 총장은 12월 10일 교비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폐광 부지를 구체적인 활용 계획도 없이 감정가보다 3.5배 비싸게 구입한 후, 매도자에게 7억 8000만 원을 받은 혐의다. 이뿐만 아니라, 김 총장은 2008년부터 수차례 학교와 거래하는 업체를 변경하거나 부정 입찰한 혐의도 받고 있다.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여전히 빈축을 사고 있는 곳도 있다. 백석대학교 장종현 전 총장은 6월 12일 교비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가, 12월 27일 무죄 판결을 받았다. 특정 업체에 학교 관련 공사를 몰아주고 공사비를 부풀려 나중에 돌려받는 방법으로 60억 원을 착복한 혐의였다. 법원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피고인이 횡령을 했다는 의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번 사건은 무죄로 넘어갔지만 장 전 총장은 2007년에도 교비 28억 원을 횡령해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받은 바 있다배임.

서울기독대학교 이강평 전 총장은 배임 및 배임 수재 미수 혐의로 기소됐다가, 8월 21일 무죄 판결을 받았다. 70억 원 상당의 부동산 매매 대금을 90억 원으로 부풀리고, 그중 20억 원을 본인이 담임하는 교회에 헌금하라고 요구했다는 혐의였다. 법원은 증거가 부족하고 이사회 결의를 거쳤기 때문에 이 전 총장이 학교에 손해를 끼치려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건 외에도 이 전 총장은 차명 계좌로 기부금을 빼돌린 혐의로 6월 2일 서울기독대 교수협의회로부터 고발당했다. 비록 재판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학교 안에서는 진실을 밝히라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한편,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웨신대)와 총신대는 부당한 교수 인사로 학생들과 여론의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웨신대는 지난해 말 학생 선동을 이유로 이필찬 교수를 해임하고, 올해 2월 김근주·신현우 교수를 파면했다. 해직 교수들은 부당한 처사라며 교과부에 소청을 제기해 승소했다. 하지만 웨신대는 8월, 다시 세 교수를 해임 조치했다.

▲ 웨신대는 김근주·신현우·이필찬 교수를 해임해 학생들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학생들은 여러 단체들과 연합해 부당 징계를 규탄했지만 학교 측은 이를 더 강하게 진압하려는 태도를 취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총신대도 올해 6월 총장·이사장의 뇌물 수수 문제를 제기해 오던 김지찬·이한수 교수를 학생 선동으로 감봉 1개월 처분했다. 또 총신대는 2월 말 신학대학원 교수였던 김·이 교수를 각각 학부와 목회신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임명했다. 이미 학생들이 수강 신청까지 해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보복성 인사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총신대 총장과 이사장은 학부와 신대원 교수의 통합 운영과 순환 근무를 추진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학생들은 학교의 비상식적인 처사를 규탄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학생들을 억누르거나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웨신대 총학생회가 김근주·신현우·이필찬 교수 해임에 강하게 반발하자, 학교 측은 "분쟁을 조장하는 대내외 행위 중단", "학내 불법 집회 금지" 등으로 맞섰다. 이 과정에서 총학생회장 등 4명이 자퇴서를 제출했다.

총신대 신대원 전 원우회는 지난해 금품 수수에 연루된 자들의 퇴진과 학내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수업 거부와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총신대는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올해 초 '학내사태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전 원우회장을 소환 조사하는 등 '교수 선동' 증거를 찾기 바빴다. 현 원우회는 김지찬·이한수 교수의 감봉 처분에 반대하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학교는 신학생들의 의견을 들은 체 만 체하고 있다.

구권효 / <마르투스> 기자
본보 제휴 <마르투스>(www.martus.or.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