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홍재철 대표회장)가 이단으로 규정된 단체와 인사에게 소명 기회를 주겠다고 선언했다. 한기총은 12월 21일 성명을 내고 "이단을 정죄하기보다 교정하는 일에 앞장서겠다"며 "억울하게 이단 또는 옹호자 등으로 정죄된 단체나 교단, 개인에게 재심 기회를 주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한기총은 기존 교단이 이단을 규정하는 방법에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손달익 총회장)과 예장통합 소속 최삼경 목사가 소명 기회를 주지 않고 이단으로 정죄하는 행태를 보였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성명서 1/3 이상은 최삼경 목사를 비난하는 내용이다. 한기총은 최 목사를 향해 △이단, 신성 모독자 △한국교회 대표 지도자 비방 및 고소 남발자 △이단 조작자 △이단 관련 금품 로비 책임자 △소명 기회를 차단하는 불의를 행한 자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최 목사와 함께 이단을 연구한 박형택(예장합신)·진용식(예장합동)·최병규(예장고신) 목사와 박용규 교수(총신대)도 이단 옹호자라고 주장하며 "이들이 주도한 이단 연구는 전혀 인정할 수 없다"고 천명했다.

이단 연구가들을 이단 조작자로 규정한 한기총은 이제 직접 이단 문제를 다루겠다고 밝혔다. 기존 이단 연구에 문제가 있으니 다시 이단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 "정상적인 절차로 검증하여 억울한 이들은 누명을 벗겨 주고, 다소 문제가 있으나 정통 기독교 기도를 받아 수정할 의사가 있는 이들은 바른길로 권면하고, 문제가 있음에도 수정할 의사가 없는 이들을 엄히 다스리겠다." 한기총은 정죄보다 용서와 화해 교정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한기총이 "성경에 따라 재조사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이단 소명이 무분별한 해제로 이어질지 두고 볼 일이다.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가 이단과 가까운 인사로 구성됐고, 기성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교단이나 인물이 한기총과 관계를 맺는 일이 지난해부터 늘어난 탓이다. 대표회장인 홍재철 목사는 소속 교단에서 이단 연루 의혹이 거론된 바 있으며, 예장통합 임원회는 홍재철 목사와 길자연 목사를 이단 옹호자로 규정한 보고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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