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경재(사진 왼쪽 두 번째)

원로목사들이 한국교회의 방향을 제시하는 팟캐스트 방송을 개시한다. 유경재 원로목사(안동교회)와 김태복 원로목사(홍익교회)가 함께 하는 팟캐스트 '한국교회, 길을 묻다'가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지난 12월 4일 벙커1에서 첫 방송을 마쳤고, 현재 애플 등록 절차를 밟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들을 수 있다.

올해 초부터 팟캐스트에서 10분 설교를 진행해 온 유 목사는 팟캐스트에서 한국교회를 돌아보거나 성찰하는 방송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주로 대형 교회 목사들의 설교만 있는 앱이 전부였다. 이를 가만히 지켜본 유 목사는 설교보다는 차라리 '목회자가 걸어온 삶의 이야기를 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아가 '은퇴 목사'를 초대해 삶의 이야기를 듣고, 은퇴 후 무슨 일을 하며 지내는지 듣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은퇴 목사들의 이야기가 한국교회를 이끌어 갈 후배 목회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도 들었다.

유 목사의 의중을 들은 김태복 목사가 팟캐스트 제작에 동의하면서 일이 성사됐다. 두 목사가 팟캐스트를 준비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평소 집필 활동을 꾸준히 해 온 김 목사가 초대 손님에 관한 자료 조사와 질문을 맡기로 했다. 김 목사는 <월간 목회>에서 1년 동안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음성 편집 프로그램과 아이패드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유 목사가 편집 등 방송과 관련한 일을 맡는다.

'한국교회, 길을 묻다' 첫 손님으로 강동수 원로목사(동신교회)를 초대했다. 유 목사는 강 목사가 젊은 시절 3년 동안 '이란'에서 선교하며, 인생과 목회의 철학에 큰 변화를 겪었다고 했다. 유 목사는 "강 목사가 미국 교회에서 체득한 제도와 프로그램을 동신교회에 도입했다"면서 "방송을 통해 강 목사만의 목회 철학과 지나온 삶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팟캐스트 방송은 한 달에 두 번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초대 손님의 폭을 확대해 많은 목사를 초대할 계획이다. '한국교회, 길을 묻다' 첫 방송은 벙커1에서 진행했지만, 2회 방송부터는 자체 구입한 녹음 기계를 통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해 나갈 계획이다. 다음 방송 초대 손님으로는 장신대 이형기 명예교수가 참여한다.

'한국교회, 길을 묻다'는 아이폰이나 컴퓨터로 다운받을 수 있고, 김태복 목사의 웹진 소리(www.cry.or.kr)에서도 들을 수 있다.

"젊은 목사들에게 도움 되는 방송이었으면"

유 목사는 팟캐스트가 한국교회 역사의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수많은 목사 가운데, 자서전과 평전이 있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팟캐스트를 통해 "지금이라도 그들의 발자취를 남기고 싶다"고 했다.

또한, 유 목사는 팟캐스트를 통해 한국교회만이 갈 수 있는 길을 가도록 돕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그동안 성장 목회를 지향해 왔지만, 성장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 목표 의식이 없었다"면서 "이런 상태에서, 변화하는 세상을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사회로부터 한국교회가 지탄을 받게 됐다"고 했다.

그렇다고 누구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만도 없다는 게 유 목사의 생각이다. 그는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나가되, 앞서 걸어간 은퇴목사들의 경험과 삶의 이야기가 후배 목회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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