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 출범 기자회견이 11월 2일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 열렸다. 세반연은 앞으로 세습 금지법 제정을 위한 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공동대표 김동호·백종국·오세택) 출범 기자회견이 11월 2일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 열렸다. 세반연은 △김창인 원로목사(충현교회)의 세습 회개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의 세습 방지법 통과 △왕성교회 세습을 계기로, 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단체들이 모여 탄생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기독교윤리실천운동·바른교회아카데미가 소속한 세반연은 앞으로 세습 반대 이유를 알리고, 세습 금지법 제정 운동 등을 펼치겠다며 출범 선언문을 선포했다.

▲ 김동호 목사는 "(한국교회가) 세상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것은 몰상식한 교회 세습이 큰 원인이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인사말을 전한 김동호 목사(바른교회아카데미 원장·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는 "(한국교회가) 세상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것은 몰상식한 교회 세습이 큰 원인이다"고 말했다. 선언문을 낭독한 오세택 목사(두레교회·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는 세상의 조롱거리가 된 담임목사직 대물림이 목사 자신과 그의 자녀, 자기 조직의 안정과 유지를 위한 이기적인 행태라고 지적했다. 또한 "목회자 직분은 혈연주의가 아닌 하나님께서 허락한 은사에 의해 결정된다. 일부 특권층이 독단적으로 진행하는 세습은 성령의 역사라 할 수 없다"며 세습 반대 이유를 밝혔다.

감리회 입법위원으로 세습 방지법 채택을 위해 활동한 황광민 목사(석교감리교회)는 세반연을 지지하며 발언자로 나섰다. 황 목사는 "큰 교회뿐 아니라 작은 교회에서도 세습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이번에 세습 방지법이 통과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 세습이 하나님나라를 이루는 데 장애물이 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교단도 세습 금지 흐름에 동참하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으로 이형기 교수(장신대)가 교회 대물림은 복음·교회·직분의 공공성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교회를 인간의 사사로운 집단이 아니라 공적인 공동체로 인정하는 한 어떤 사역자도 그 자녀나 사위 등 친인척에게 교회를 세습하는 일을 결코 해서는 안 된다"고 발언했다. 이어 교단 헌법의 '목사 청빙' 부분에 세습 금지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습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참석자의 의견에 대해 백종국 교수(경상대 정치외교학과)는 △긴급 처방 △제도 개선 △의식 개혁 순서로 단계를 밟아 가야 한다고 답변했다. 백 교수는 우선 세습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알리고, 다음에 교단별로 세습 방지를 위한 제도를 만들고, 궁극적으로 교회에 대한 바른 교육을 세워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반연은 앞으로 세습 금지법 제정을 목표로 △세습 인식 여론 조사 △세습 관련 단행본 출간 △교회 정관에 세습 금지 내용 추가 운동 △세습 반대 서명·서약 활동 등을 펼칠 예정이다. 세반연은 주요 교단에 속한 노회들이 다음 해 봄에 여는 정기 노회에서 세습 방지법 헌의안을 의결하고, 가을 총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도록 요구하는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운동에 동참할 단체와 교회를 계속 모집할 계획이다.

▲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앞으로 세습 반대 이유를 알리고, 세습 금지법 제정 운동 등을 펼치겠다며 출범 선언문을 선포했다. 사진 왼쪽부터 공동대표 오세택 목사, 백종국 교수, 김동호 목사. ⓒ뉴스앤조이 임안섭

아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세반연 공동대표 김동호 목사와 인터뷰한 내용이다.

- 공동대표로서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운동을 어떻게 펼쳐 갈 계획인가.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운동을 지속할 것이다. 감리회처럼 교단들이 헌법을 바꾸는 것, 교회마다 정관에 세습 방지 조항을 만드는 것을 실현하고자 한다. 목회자가 은퇴 후에도 교회와 관계된 일을 계속해 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이 세습과도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원로목사 제도에 대한 문제도 다룰 계획이다.

- 고질적인 세습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나.

헌법·정관을 바꾸는 작업도 있지만 캠페인이나 교육을 통해 교인들이 세습에 대해 바로 알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습 반대에 대해 이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세습을 부끄러운 일이라고 여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세습 반대 운동이 더 힘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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