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재형 목사 기자회견은 날 선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합동복음 조태영 총무(사진 가운데 안경 쓴 이)가 방송용 카메라를 치우라고 소리치면서 기자들과 언쟁을 벌였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통일교 전력과 재림주 의혹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장재형 목사가 기자회견을 연 지난 10월 20일, 기자회견장은 기자 20여 명으로 가득 찼다. <뉴스앤조이>가 2004년과 2008년 장 목사 문제를 집중하여 보도했지만, 공개 석상에서 해명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장 목사는 몰려든 기자들을 보며 "내가 논쟁의 한복판에 있는 줄 몰랐다"고 했다.

기자회견은 날 선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전, 장 목사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복음(합동복음) 조태영 총무가 방송용 카메라를 치우라고 요구하면서 기자들과 언쟁이 벌어졌다. 기자들은 "방송 촬영을 막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지만, 조 총무는 영상 촬영을 하지 말라고 버텼다. 기자들과 조 총무의 언성이 높아졌고, 동석했던 김명혁 목사가 조 총무를 제지하고 나서야 상황이 끝났다.

말다툼은 그쳤지만 팽팽한 긴장감은 지속됐다. 장재형 목사는 질의응답을 시작하자마자 '통일교 핵심 구성원'이라는 표현에 발끈했다. 그는 "통일교 핵심 구성원이 대체 뭐냐"며 "(통일교 전력을 보도한) <뉴스앤조이>, <교회와 신앙>, 정윤석 기자와 따로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꺾고 싶었다. (내 안에) 분노가 있다. 왜 거짓말을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초반부터 장 목사가 큰소리를 치며 다그치는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질문하는 기자들의 목소리도 커졌다. 특히 장 목사가 자신을 이단으로 규정한 한국교회연합 바른신앙수호위원회 위원인 최삼경 목사를 고소하겠다고 밝히자, 기자 한 명은 "오늘 기자회견을 하는 이유가 뭔가. 신앙고백문 주고 기자들한테 더 떠들면 고소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기자회견은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두 시간가량 이어졌다. 7년간 풀리지 않은 의문을 모두 해소하기엔 부족한 시간이었다. 기자회견 도중에 조태영 총무가 기자의 발언을 끊는 등 흐름도 매끄럽지 못했다. 김명혁 목사는 11시가 되자 (해명이) 충분히 되었다며 기자회견을 마치려고 했다. 일부 기자들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으나, 장 목사는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기자들은 장 목사가 호텔을 떠날 때까지 "재림주라고 가르친 적이 없는데, 재림주로 믿는다는 증언이 나온 건 교육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재림주라 가르치지 않았다는 점과 재림주가 아니라는 말은 다르다" 등의 질문 공세를 펼쳤다. 장 목사는 호텔 출입문까지 뒤쫓아 온 기자들에게 "난 진지한 대화를 할 생각이 있다"며 나중에 인터뷰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지금 인터뷰 날짜를 확정하자"는 제안에는 답하지 않고 호텔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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