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길 목사는 지난 9월 6일 4명의 평화활동가(활동가)와 함께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체포됐다. 활동가 세 명은 풀려났지만, 정 목사와 박석원 활동가는 체포 적부심이 기각돼 교도소로 이감됐다. 정 목사가 수감된 지 29일째인 지난 10월 18일 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 100주년기념관 3층 소예배실에서 기도회가 열렸다.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고난함께), 감신대 총동문회 등이 주최한 '정연길 목사와 제주 평화활동가 석방을 위한 기도회'에는 50여 명이 참석했다.

6년 가까이 진행된 제주 해군기지 반대 운동으로 2억 70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됐고, 450여 명이 연행됐다. 현재 정 목사를 비롯한 활동가 6명이 제주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진광수 목사(고난함께·사무총장)는 기도회에서 "주민의 의견 수렴은 형식적으로 진행됐고, 결과 또한 왜곡·축소됐다"면서 "이는 명백한 국가 폭력이다"고 했다.

이날 기도회에는 정 목사와 함께 신학을 공부한 감신대 86학번 동기회가 참석해 평화의 노래를 불렀다. 감리회의 영원한 '누나' 조화순 목사(감리교 여성지도력 개발원 이사장)는 "하나님의 정의가 실현되고, 평화가 깃들기"를 눈물로 기도했다.

▲ 181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난 송강호 박사도 이날 기도회에 참석해 현장의 소리를 전했다. 송 박사는 "이 싸움은 대화와 합의에 의해 이뤄져야 하고, 일방적인 소통과 폭력은 끝나야 한다"면서 "그리스도인들이 적극 나서 동참해달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181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난 송강호 박사도 이날 기도회에 참석해 현장의 소리를 전했다. 2부 사회를 맡은 최재봉 목사(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집행위원장)는 송 박사를 '구럼비 바위에서 새벽마다 무릎을 꿇었던 이', '한때는 목회자가 되고 싶었던 이'로 소개했다.

송 박사는 기도회에 참석한 이들에게 정 목사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정 목사는 강정 마을의 싸움은 대한민국의 공동체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 싸움은 대화와 합의에 의해 이뤄져야 하고, 일방적인 소통과 폭력은 끝나야 한다"면서 "그리스도인들이 적극 나서 동참해달라"고 했다.

강정마을에는 19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고, 이 중 250여 명이 교회를 다닌다. 송 박사는 교회 역시 해군기지 찬반 문제로 분쟁과 다툼이 일어났다고 했다. 송 박사는 교회가 사회문제로 편이 갈리고 다툼이 일어났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어 강정 마을과 교회의 평화를 위해서 기도하겠다고 했다.

이날 감리교청년회전국연합회(감청연)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평화활동가 구속에 대한 우리 입장'이란 성명을 발표했다. 감청연은 △자연생태계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해군기지 건설 중단 △구속된 정 목사와 활동가들 즉시 석방 △강정 마을 주민과 활동가에 대한 폭력적 연행과 구속 중지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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