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천왕성교회가 왕성교회와 합병을 결의했다. 지난 7월 15일 합병을 부결한 지 두 달도 되지 않아 다시 합병을 투표에 부쳤고, 그 결과 통과됐다. 사진은 과천 중앙동 한 건물 5층에 있는 과천왕성교회 본당. ⓒ뉴스앤조이 김은실
과천왕성교회(길요나 목사)가 서울 신림동 왕성교회(길자연 목사)와 합병을 결의했다. 과천왕성교회는 지난 7월 15일 공동의회에서 합병을 부결한 바 있으나, 당회의 요청으로 9월 9일 공동의회를 다시 열고 합병을 투표에 부쳤다. 투표 결과, 공동의회 참석자 127명 중 68명 찬성, 58명 반대, 기권 1명으로 합병이 가결됐다.

왕성교회는 몇 년 전부터 합병을 준비해 왔다. 2003년 지교회 형태로 과천왕성교회를 세우고 길자연 목사 아들 길요나 목사를 담임목사로 세웠다. 길자연 목사는 지난해부터 교회 예배나 정기노회 등 공개적인 자리에서 "왕성교회가 과천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공공연히 왕성교회의 과천 이전을 주장하고는 했다. 왕성교회를 과천으로 이전하여 아들 길요나 목사에게 물려줄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그러나 왕성교회가 1997년 사들인 과천 땅 1만 2000여 평이 개발 제한에 묶여 왕성교회의 과천 이전은 당장 어렵게 됐다.

과천 이전을 포기한 길자연 목사는 교회 합병을 통한 세습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올해 12월 은퇴를 앞두고 교회 합병에 박차를 가했다. 왕성교회가 지난 3월 25일 교회 합병과 길자연 목사의 동사 목회를 결의했다. 교회 측이 밝힌 출석 교인은 1만여 명이지만, 공동의회에는 단 414명이 참석했다. 지난 4월에 구성된 청빙위원회는 길자연 목사 은퇴를 3개월 정도 앞둔 지금까지 공개 청빙을 하지 않고 있다.

한때 길요나 목사가 세습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과천왕성교회가 합병을 거절한 지난 7월, 길요나 목사는 교회 칼럼에서 결과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합병에 찬성하는 당회와 일부 교인들의 요구로 합병은 다시 투표에 부쳐졌고, 결국 통과됐다.

왕성교회는 이대로 후임 목사를 찾지 않고 길요나 목사를 담임목사로 추대하여 세습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교회 한 관계자에 따르면, 왕성교회 내부에서도 길요나 목사 취임을 반대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알려져 공동의회에서 세습이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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